🖍27. 여름도 끝이구나, 세시는 이렇게 생각했다. 오늘 밤에는 세상의 살아 있는 모든 것들 안에 깃들여야지.
이제 그녀는 타르 웅덩이 옆 길가의 훌륭하게 토실토실 살찐귀뚜라미 속에 있었다. 다음에는 철문에 맺힌 이슬방울 속에 있었다.

🖍45. 그럼 저는요, 할머니?" 티모시가 말했다. "저도 꼭대기 다락방 창문으로 들어온 건가요?"
"넌 찾아온 게 아니란다. 우리가 너를 찾아냈지. 셰익스피어로 발을 싸고, 포의 어셔 가를 베개 삼아 바구니 안에 들어 있었단다. 네 윗도리에는 ‘역사가‘라는 쪽지가 핀으로 꽂혀 있었지.
너는 우리에 대해 적으라고, 목록을 만들라고, 태양에서 날아내려오는 모습과 달을 사랑하는 마음을 기록하라고 보낸 거란다. 하지만 어쩌면 너도 저택이 불렀다고 할 수도 있겠구나. 너는 글을 쓰고 싶어 조바심치며 작은 주먹을 꽉 쥐고 있었으니말이다."
"뭐를요, 할머니? 뭘 써야 해요?"

🖍61. 티모시는 어둠을 향해 기도를 올렸다.
"부디, 제발, 시고 제발, 저도 지금 도착할 가족들처럼 자라나게 해주세이 늙지도 않고, 죽을 수도 없는 존재가 되게 해주세요. 다른가족들은 자기들이 어떻게 해도 죽을 수가 없거나, 먼 옛날에 이미 죽은 이들이라고 말했어요. 세시도 그렇게 말하고, 어머니와 아버지도, 할머니도 그렇게 속삭이시는데, 그리고 이제 다른가족들도 모두 오는데 저는 아무것도 될 수가 없어요. 벽을 뚫고 들어오거나 나무 위에 살거나 땅속에 살다가 17년 만에 비가 내리면 물을 타고 흘러나오는 이들도, 무리를 지어 뛰어나오는 이들도 될 수가 없어요! 저도 그렇게 되게 해주세요! 모두 영원히 사는데, 왜 저는 그럴 수 없나요?"

🖍180. "죽음이란 신비로운 것이란다." 어머니가 티모시의 뺨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삶은 더욱 신비롭지. 네가 고르면 된단다. 그리고 삶의 끝자락에서 먼지가 되어 흩날리는 일도, 젊음에 도달해서 탄생으로, 탄생 속으로 되돌아가는 일도, 모두 단순히 이상하다고는 표현할 수 없는 일이 아니겠니?"
"그렇겠죠. 하지만."
"받아들여." 아버지가 포도주 잔을 높이 들면서 말했다. "그리고 이 기적을 축하해라."

🖍221. 여러분은 아주 오랜 시간을 사는데, 끝없는 시간이 있는데, 그 모든 시간을 다 써도 별로 행복한 것 같지가 않거든요."
"아, 그렇지. 시간은 무거운 짐이니까. 우린 너무 많은 것을 알고 너무 많은 것을 기억한단다. 너무 오래 산 것이 분명하지. 가장 좋은 방법은 말이다. 티모시, 네가 얻은 새로운 지혜를 이용해 충실한 삶을 사는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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