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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ㅣ In the Blue 1
백승선.변혜정 지음 / 쉼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벌써 6월, 이렇게 햇살이 강하게 내리쬐는 여름이 되면 여행이 가고 싶어 안달이 난다. 그래서인지 요즘들어 자주 여행에 관련된 책을 읽곤 한다. 마치 내가 그곳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어서 이내 행복해진다. 이 책도 역시 여행책이다. 산뜻한 표지와 '행복이 번지는 곳, 크로아티아' 라는 제목을 보고 있자니 절로 마음이 따듯해진다. 책장을 넘기기도 전에 부풀어오르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책 이곳저곳을 가득하게 채운 사진들이 당장이라도 나를 그곳으로 이끌게 만든다.
지금까지 나에게 크로아티아라고 하면 동유럽에 속해있는 나라로써 삭막한 이미지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런 생각이 180도 달라지게 되었다. 나를 그렇게 만든 가장 큰 이유는 단연 두브로브니크였다. 온통 붉은 지붕들이 가득한 그곳의 사진을 보고 있자니 피렌체와도 닮은 것 같았다. 또 체코의 체스키크롬로프인 것 같기도 해서 친근감이 들었다. 내가 가본 어떤 곳과 비슷하다는 것은 더이상 크로아티아가 먼 존재가 아니란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더불어 꼭 가보고 싶다는 간절함마저 들게 했다.
책에 있는 수많은 사진들 중 나를 가장 들뜨게 만들었던 건 성벽아래의 카페사진이었다. 하얀 파라솔이 가득하고 어떤 사람들은 커피를 마시고, 또 어떤 사람들은 자유로이 바다에 뛰어들어 수영을 즐기고...보기만 해도 여유로움이 가득했다. '아, 부럽다' 라는 말이 연신 입밖으로 스며 나왔다.
이 책 속에는 글보단 사진이 더 많다. 하지만 그것은 전혀 사치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간혹가다 여행책들을 접하다보면 쓸데없이 사진을 남발한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절대 그렇지가 않다. 오히려 사진이 무언가를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빼곡히 채워진 사진 한장 한장에 그곳의 따뜻한 온기가 새겨져 있어 내게도 금새 행복이 번지는 것 같다. 또한 짤막짤막한 글임에도 그것을 읽는 것만으로도 나의 여행추억들을 떠올릴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한편으론, 이렇게 아름다움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아픈 상처들을 그곳은 떠안고 있었다. 오랜시간동안의 내전으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나만 해도 크로아티아 하면 내전밖에 떠오르질 않았으니... 사진들만 보면 이곳이 전쟁을 겪은 곳인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그러기엔 너무도 아름답고 예쁜 곳이니 말이다.
앞으로 언제가 될 진 모르겠으나, 나도 사진 속 이곳을 여행해보길 기대해본다. 이탈리아에서 배를 타고 그곳으로 갈 수도 있다고 하니 정말 금상첨화이다. 붉은 지붕의 성벽도시 두브로브니크, 골목마다 이야기를 품은 곳 스플리트, 다양한 여행자들의 집합소 자그레브... 그곳에 내가 꼭 서 있게 되길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