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뼈 - 마키아벨리와 다 빈치가 펼치는 고도의 두뇌추리
레오나르도 고리 지음, 이현경 옮김 / 레드박스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팩션이란 장르는 참 매력이 있다. 옛 시대의 인물이 주인공이 되어 여러 사건들을 겪어나가는 설정은 호기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흔한 프로필 몇 글자를 읽는 것보다 사건을 재구성해 나간 이야기 한편이 그 인물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한다. 얼마전에 읽은, 또 현재 드라마로 방영되고 있는 '바람의 화원' 만 봐도 그렇다. 화가 김홍도와 신윤복에 관해 잘 몰랐던 사실들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게 되었으니 말이다. 역사는 싫어하는 나이지만 소설이 가미된 팩션소설을 읽는 것은 마다하지 않는 것도 그러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신의 뼈' 에선 이탈리아의 두 거장에게 초점을 맞춰진다. 화가이자 과학자, 건축가, 의사, 해부학자로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군주론의 저자인 마키아벨리가 그 주인공이다.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적인 두 인물이 그리는 추리소설이라니 도대체 어떤 내용일까. 마키아벨리는 다빈치를 한 사건의 범인으로 생각해 그의 비밀무기를 찾으려고 한다. 처음 인물설정을 보았을 때 조금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키아벨리는 왠지 그가 쓴 군주론의 논리로 봐서는 굉장히 권위적이고 위험한 인물로 보였다. 목적을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특히 그러했다. 그에 반해 다빈치에 대해선 굉장히 친밀감을 느꼈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일뿐더러 많은 매체에서 그에 관한 탐구를 다뤘기 때문에 그럴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두 인물에 관해 갖고 있는 이미지는 그러한데 책에서는 전혀 상반되게 나와 있다. 냉철하게 사건을 파헤치는 자와 비밀을 쥐고 있는 의문의 인물로 말이다. 하긴 오히려 그것이 이 책에 관한 호기심을 한층 더 높여주기도 했다.

 

 

 

  시체와 함께 발견된 하나의 암호, 그것은 다빈치를 범인으로 몰게 했다. 그러면서 다빈치의 비밀무기를 찾아 떠나는 마키아벨리와 그를 따르는 무리들의 추적은 계속된다. 도대체 다빈치의 진짜 정체는 무엇일까. 또한 마키아벨리를 끊임없이 유혹해대는 지네브라라는 여자의 정체는...

 

 

 

  이야기의 기본적인 틀은 매우 흥미로웠지만 책을 읽어나가는데는 다소 어려움이 뒤따랐다. 익숙하지 않은 이탈리아 사람들의 이름들을 읽어 나가고 또 수많은 사건들이 벌어지니 정신이 없었다고 할까. 내가 무척이나 좋아하는 나라가 이탈리아인데 생각해보니 그곳의 문학을 한권도 접해보지 않아 생소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이탈리아를 제 2의 모국이라 칭하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도 어렵다고 제쳐두었을 정도이니...

 결말은 약간 부족하다는 생각과 함께 허무함을 느꼈다. 몰랐던 이탈리아의 역사를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은 좋았다. 책을 읽는 내내 두 거장의 발자취를 따르는 듯해 흥미롭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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