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누가미 일족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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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서 오래도록 인기를 끌고 있는 긴다이치 시리즈. 만화에서 시작해 드라마, 영화 등 수많은 매체로 다시 태어나 그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요즘은 일본소설이 워낙 대중화되다 보니 거의 쏟아져나오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추리소설도 그에 한 몫을 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긴다이치 시리즈는 수십년이 지나도 그 인기가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다. 고전적인 분위기에서 드러나는 일본의 전통적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것은 이 시리즈들의 독특한 매력이다. 추리의 대가라 불리우는 에도가와 란포가 인정한 요코미조 세이시, 그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특유의 매력으로 매번 우리를 사로잡는다.

 

 

 

 

   이누가미 일족은 수많은 긴다이치 시리즈들 중 하나이다. 이 이야기는 나오는 인물들도 워낙 방대하고 옛 시대의 일본의 모습을 나타내는 장면들이 많아 처음 접하게 되면 다소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사건이 하나둘씩 일어나면서 어느새 책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범인이 이 사람인가 싶으면 이내 알리바이를 만들어버려 사건은 다시 미궁을 헤매고 또 다른 사람을 의심하게 만든다. 

 피를 부르고야 말 유언을 하고 마는 이누가미 사헤와 남겨진 자식들과 사건의 주인공들이 되는 손자들인 스케키요, 스케타케, 스케토모, 그리고 다마요, 의문의 사나이. 유언장에 열거된 이들은 하나같이 의심스러운 인물들이다. 그들이 서로 유산을 갖겠다고 죽고 죽이는 싸움을 보니 물질을 향한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그런만큼 이 책은 추리소설이 지닌 스릴감과 그에 더해 인간들의 심리를 꿰뚫어 볼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이다. 다마요가 선택하는 사람이 유산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말에 서로가 물고 물리는 관계가 되어버리고 그로 인해 드러나는 인간들의 잔인한 마음을 볼 수 있다.

 

 

 

   범인은 내가 예상한 인물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처음부터 제일 의심스러웠던 인물, 역시 그였다. 이 책은 사실상 처음부터 범인을 꽁꽁 숨겨두고 마지막에 '짠' 하고 반전과 함께 나타나지 않는다. 혹시나 하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도 하지만 범인으로 점찍힌 듯한 인물은 어느정도 알아볼 수 있게 해 놓았다. 왜 그가 그런 사건들을 일으켜야 하는지 책을 읽는 내내 궁금했는데 마지막쯤에 다다라서야 이해를 하게 되었다. 무섭고 끔찍하리만큼 핏빛사건들의 연속이었기에 범인을 야멸차게 미워해도 충분하건만 연민이 느껴지는 건 왜일까.

 

 

 

  이렇게 영화로도 만들어진 책을 만나게 되면 읽고 나서 꼭 챙겨보는 편이다. 하지만 워낙 사실감 있는 표현들이 많아 보기가 좀 꺼려진다. 읽는 도중에도 가끔 흠칫흠칫 놀라곤 했으니.

 이 책을 읽고 나서야 긴다이치 시리즈가 왜 그토록 인기가 많은지 새삼 알 수 있었다. 시리즈 중 한편만 접해보아도 요코미조 세이시의 매력적인 필력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어서 빨리 긴다이치의 다른 이야기들도 만나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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