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교회 이야기 - 21세기 한국교회의 비전
최승호 지음 / 대장간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받았을 때, 우선 놀라웠던 것은 저렴한 책의 가격이었다. '요즘에도 6천원 짜리 책이 출간 되는구나!' 싶어 우선 책의 발간일을 먼저 찾아 보게 되었는데, 내가 가진 책은 1998년 초판 발행 된 이후, 약 10년의 세월이 흘러 2008년 9월에 발간된 개정판 2쇄본 이다. 비교적 신간에 속하는 책이, 겨우 6천원이라니 ! 게다가 내용 역시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심해 볼 필요성이 있는, 기독교 조직의 구조적 문제가 심도있게 다루어지고 있어서 너무나도 알찬 느낌이었다. 특히 이 책의 저자이자, 대구 서진 중학교 수학 교사이자, 대구 평신도 교회를 개척 중 이신, 최승호 형제님께서 오랫동안 고심하고 또 고심하신 땀과 노력의 흔적들이 곳곳에 역력한 책이어서 더욱 감동이었다. 

 

십 년전에 발간된 이 책의 내용들이, 지금까지도 여전히 새롭고 신선하게 여겨지는 점도 다소 충격적이었다. 그만큼 변화가 더디다는 반증이라는 생각에 씁쓸한 마음도 들었다. 또한 그에 못지 않게 놀라운 것은, 작가의 지적 대로, 종교 개혁가의 후예라 불리는 현대인임에도, 여전히 책 속에 간간히 소개 되고있는 1520년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사상들의 파격성이었다. 이미 16세기에, 개인의 신앙과 성서 해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면죄부 판매의 부당함을 깨우친 종교 개혁의 후손임에도, 500년이 흐른 지금 까지 여전히 우리는 16세기와 똑 같은 개혁 사상을, 21세기인 지금 까지도 이 책을 통해 다시 만나 보아야 한다는 사실 역시 다소 충격적이었다. 그만큼 '역사적 전통성과 보수주의 그리고 인간의 습관적 타성이라는 것은 쉽게 깨부수기 어려운 것 일까?'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우선 책의 겉모습에는, 거품이 전혀 없다. 책의 본질에 충실하여, 소박하면서도 깔끔하고 단아한 모습이다. 내용 역시, 겉 모습과 많이 닮아 있다.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그리스도인이라면 언제라도 하나님께 예배 드릴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나 역시 외국에 출장을 가게 되면, 출장지에 교회가 없기 때문에 무조건 주일 예배를 포기해야하는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했지, 스스로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임시 교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해보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교회란 특정 장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성격적 의미에서는 예배의 모임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특정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는 다는 점이 매우 새로웠다. '영적인 것이 사라질 때에 오히려 외형적인 형식에 치중하게 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인 것 같다는 저자의 지적대로, 지금 교회의 모습에는 문제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신도들 영혼의 궁핍함을 채우지 못함을 개탄하고 슬퍼하는 목사는 많지 않은 반면, 신도들의 숫자가 줄거나, 재적인원이 적다거나, 헌금의 금액이 줄어들거나, 다른 교회 처럼 근사한 예배당을 갖지 못하는 것에 오히려 더 큰 걱정과 근심을 드러내는 목사들이 많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의 목사 양성 시스템, 즉 신학교의 체계에 대해 아무런 의구심 없이, 당연스럽게 받아들였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인 한 분 께서는 오래도록 목회 활동의 꿈을 가지고 계셨지만, 끝내 사람들의 편견에 부딫혀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계시다. 우선은 나이가 많고, 정식 신학교를 졸업하지 못하셨다는게 가장 큰 장벽이 되었다. 2천년 교회 역사 동안 신학교의 역사는 불과 2백년 밖에 안 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참으로 아이러니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내 개인적으로 특히 이 책이 도움이 되었던 부분은 평신도로서 성경읽기과 연구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겠다는 반성의 계기를 갖게된 점 이다. 예전에는 기독 서적을 탐독하고 성경을 연구하고, 종교역사와 철학을 배우는 것은 오로지 목회자나 신학교 학생에게나 해당되는 직업적 직무 내지는 과업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저자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수평적인 관계에서, 서로를 바로 세우고 사랑하며 도와야 하고, 목사라는 직분이 신분의 우위를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희생과 섬김을 의미해야 하는 것 과 마찬가지로, 평신도 역시 사역자 만큼이나 성경을 깊이 공부 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부분에서 나는 평신도로서 많이 반성하고 깨우치게 되었다.   

 

"너희 중에 큰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한다." (마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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