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 노래 저녁의 시
나희덕 엮음 / 삼인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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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고 담백한 구성>

책을 열어보면 이 시집을 펼쳐내게된 배경이나 역자의 소감 등에 대한 장황한 설명 하나 없다. 단지 이 책을 엮어내신 나희덕 시인의 <아침의 노래 저녁의 시>라는 한 편의 시가 머릿말을 대신하고 있다. 그리곤 바로 목차 서너쪽과 함께 80편의 시가 차곡 차곡 이어진다.

이 시집에는 김지하, 강은교, 신경림 등 시와는 거리가 먼 내게도 익숙한 유명 시인들을 비롯 조금은 낯선 이름들의 시인들의 시가 고루 실려 있다. 총 80여편의 시와 80여명의 시인들을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만나 볼수 있다. 떠오르는 아침 태양의 이글거리는 붉은 빛을 연상시키기도, 고운 저녁 노을 빛깔 같기도 한 겉표지를 열면 하나 하나 정성스런 시인 나희덕의 감상평이 곁들여져 하얀 종이를 채우고 있는 고운 시들은 마치 고급스럽게 포장된 초콜렛 상자를 열어 하나 하나 다양한 맛을 즐기고 음미해 보는 듯한 행복감을 전해 준다. 또한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이 단백한 책의 구성 또한 마음에 든다.

<시인이 사랑하는 시들>

특히 이 시집이 다른 시집과 차별화 되는 점은, "1989년 「뿌리에게」로 등단한 후 18년 동안 꾸준히 시를 발표해 독자와 평단의 사랑을 두루 받아온 나희덕 시인이 아끼고 보듬어 읽은 우리 시들을 처음 엮은 시선집"이라는 점이다. 책 속에는 이와 같은 설명이 없지만, 인터넷 서점의 책소개에는 아래와 같은 소개의 글을 올려 두고 있다. 시인이 사랑하는 시들을 만나보고, 그 시들에 대한 시인의 생각과 느낌을 엿보고 이를 통해 더 다양하게 시를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시집의 큰 매력인 듯 하다.


"2004년부터 중앙일보 ‘시가 있는 아침’에 연재한 글을 포함, 우리 시인들의 작품 80편을 골라 아침과 저녁의 이미지로 나누고 시 한 편마다 나희덕 시인의 글을 덧달았다. 이 책에서 소개한 시는 황지우, 이정록, 정희성, 김용택, 안도현, 도종환, 정끝별, 문인수 등 등단 이후 현재까지도 꾸준히 시를 지어 세상에 내보이는 시인들의 작품이다."

<가슴으로 시를 읽어내는 법>

시를 읽기는 했으나, 어딘가 가슴이 아닌 머리로만 읽혀지는 경험이 많았던 내게 이 시집 속 나희덕 시인의 한 편 한 편각 시들에 대한 감상과 느낌은 나에게 시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녹여내며 느끼는 아름다운 선물이라는 깨달음을 주었다. 한 편 한편 각 시마다 담겨 있는 "서정성과 사유를 곱씹"어 보고 음미해 봄으로써 시인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또 나 자신의 마음도 돌아 볼 수 있게 하는 책이다.

조금 지나친 표현이 될지 모르지만, 시인 나희덕의 각 시에 대한 느낌이나 생각들을 읽다보면, "꿈보다 해몽"이라는 속담이 절로 떠오를 정도로 시인 나희덕은 각 시들에 대한 다양한 감상과 풍부한 사유를 엮어 내고 있다. 

시가 가지고 있는 문자그대로의 의미를 훨씬 뛰어 넘어 다양한 상상력과 사유의 자유를 누려 볼 수 있다. 

"평범과 비범이 나뉘는 기준은 불멸에 대한 믿음에 있다고 이 시는 말하다. 보이지 않는 세계를 볼 수 있는 눈, 그것은 꿈이나 상상력의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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