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기도
이현주 옮기고 엮음 / 삼인 / 200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모든 시련, 고뇌와 번민의 답을 하나님께 구하는 내용의 기도문들이 실려 있다. 하나님을 알게 됨으로써 느끼게 되는 감사와 행복이 담겨 있는 글들도 있다. 하지만, 이 글들 속에서도 역시 인간으로 세상을 살아가면서 하나님의 말씀 대로 살아가기 어려운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간구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 한 마디로 인간 삶의 온갖 종류의 모든 문제점들이 망라된 기도의 백과사전이다.

 

노화로 인해 예전에는 겪지 못했던 무기력함, 짜증, 같은 말의 반복 그리고 곧 닥쳐 올 것만 같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

세상을 용기 있게 살아 가지 못해 느끼게 되는 비굴함과 증오, 강팍한 영혼, 인간의 타락이 안겨주는 두려움과 공포, 인간의 외로움, 사악한 죄 혹은 덜 사악한 죄, 영혼의 아픈 상처들과 같은 개인적인 문제들에서 부터 교회에 참된 지식과 영적인 성스러움을 갖춘 지도자들이 없는데 대한 탄식과 기도가 소용 없어 보이는 타락한 정치인들을 위한 구원의 기도 까지 참으로 다채로운 주제들의 다양한 기도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다.  

 

이 책의 무수한 기도문들을 읽다보니, 기도란 정말 만병을 통치할 수 있는 이 세상의 가장 좋은 명약임에 틀림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혹자는 기도를 물질세계에서 발을 빼는 비현실적인 주문에 불과한 것으로 보는데, 실상 기도를 통해 치유의 기적을 체험한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기도란 오히려 물질들을 하나님께 향한 창이 되게 하는 수단이 된다.

 

이 책속의 많은 기도문들을 통해 나 자신의 문제를 돌아 볼 수 있게 된 점이 가장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시대, 다른 국적, 다른 환경 속에서 저마다 다른 경험의 토대를 가진 많은 사람들 모두가 하나 같이 향했던 분이 바로 하나님이요, 그리고 이 과정의 통로가 된 것이 기도라는 점이 가장 큰 교훈으로 남는 책 이다. 다시 말해 이 책은 기도의 힘을 보여 준다.

 

이 책의 가장 큰 단점은 기도문을 실은 순서에 타당성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만약 내가 이 책의 편집자라면, 좀 더 정성을 들여 기도문들을 주제 별로 실었을 것이다. 만약 이게 무리라고 한다면, 시대순 혹은 가나다라순으로라도 실었더라면 좀 더 의미있는 완벽한 책이 되었을 것이란 아쉬움 많이 남는다. 

 

마지막으로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푸아티에의 힐라리우스(315~367)의 기도문 하나를 옮겨 적어 본다. 그는 이교도로 태어나 성경을 읽고 스스로 그리스도인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죄 때문이 아니라 무지 때문에 신앙이 필요하다 생각했는데, 이런 새로운 시각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주님, 제가 비록 티끌이요 먼지입니다만, 사랑의 사슬로 당신께 비끌어 매인 몸입니다. 그런즉, 저는 당신께 무슨 말씀이든 마음대로 드릴 수 있습니다. 당신을 알게 되기까기, 저는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인생의 의미도 몰랐고 제가 누군지는 더욱 몰랐습니다. 당신이 저를 세상에 태어나게 하신 데 어떤 목적이 있음을 의심하지는 않습니다만, 그런데도 당신께는 제가 필요하지 않으셨고 제게도 당신이 필요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당신께서 저로 하여금 당신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듣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셨네요. 그리하여, 그분 말씀을 들을 때 그분 사랑이 제 가슴을 차고들게 하셨습니다. 이제 저는 그분의 사랑과 믿음에 완전히 빠져들었습니다. 달리 무슨 방법이 없어요, 주님, 이제 저는 제 신앙에 대한 태도를 바꿀 수가 없습니다. 오직 그것을 위해 죽을 수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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