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링 인 폴
백수린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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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narrative 기법

당신이 당신과 상관없다는 듯 리의 한심함을 비웃고 내가 무고한척 리를 연민할 때, 혹은 내가 리의 한심함을 비웃고 당신이 리를 연민할 때, 리는 여자를 데리고 궁의 정원으로 들어섰다. 가이드의 마지막 코스는 언제나 이 정원이었다. 측백나무가 즐비한 정원의 한가운데에는 수련이 가득 핀 사각 연못이 있었다. 궁터를 돌고 돌아 궁 가장 안쪽에 위치한 이 정원에 이르면 관광객들은 모두 탄성을 내질렀다. 사실 이 정원은 오래전 식민지시대를 거치며 크게 훼손되었다. 복원이 완료된 것은 고작 이십 년 전이었다. 그렇지만 리는 정원에 대해 설명할 때 그런 사실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 대신 왕이 왕비를 연모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정원을 지었다는 다소 허구적이지만 낭만적인 일화를 관광객들에게 전해주었다. 그러면 관광객들은 흡족해하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사실 리는 관광객들이 도대체 무엇에 그토록 열광하는지 잘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보다 더 아름다운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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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New Way of Working> xix

• We wanted open, clear, and constant communica-tion about the work to be done and the challengesbeing faced, not only for a manager‘s own teambut for the company as a whole.
• We wanted people to practice radical honesty:telling one another, and us, the truth in a timelyfashion and ideally face to face.
• We wanted people to have strong, fact-basedopinions and to debate them avidly and test themrigorous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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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에세이&
백수린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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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의미와 넓은 의미에서) 우리 동네의 작은 창들은 어느새 대부분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었다. 나는 이미 수없이 보았지만 볼 때마다숨을 멎게 만드는 그 풍경에 매혹되어 짙푸른 물감이 점점더 번져가는 동네가 별빛 가득한 우주의 가장자리처럼 보일 때까지 그곳에 서 있었다. 그 우주의 가장자리에서 M이모가 나의 개 봉봉이 살았고, 길고양이 시몬과 장폴이, 나의 이웃들이 살고 있다.
나는 거울 속처럼 고요한 우리 동네 풍경의 아름다움을 조금 더 오래 누리고 싶지만 밤이 다가오고 있는 기척을 느낀다. 밤은 성큼성큼 다가온다. 모든 걸 쓸고 가버릴듯한 커다란 갈퀴를 끌며, 시간이 조금 더 흐른 후엔 무엇이 변하고, 무엇이 변하지 않을까? 그것에 대해 생각할 때면 나는 이따금씩 두렵다.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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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7 젊은작가상 문학작품집 동네서점 베스트 컬렉션

그녀는 슬픈 기억을 모두 버린 후에도 여전히 세상으로 나갈 자신이 없었던 것이다.
‘로나는 더이상 나를 바라보지 않았다. 그녀의 텅 빈 눈동자는 … 문 닫는 가게들이 하나둘씩 늘어났다. 만월의 밤에만 열리는 국경시장은 달의 고도에 따라 번영하다가 쇠퇴하는 것이다. - P106

… 은은히 흩어지던 허스키한 목소리・・・・・・ 양희가 사랑하죠, 하고 말하면 별안간 맥도날드의 공기가 전혀 다른 온도를 띠면서 필용을 얼렸다. 달궜다. 얼렸다. 하곤 했다. 오직 눈만 내놓고 다른 신체 부위는 없는 것처럼, 무대의 희미한 불빛과 한몸인 것처럼, 의자인 것처럼, 바닥인 것처럼 있는 저 여자가 -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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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에세이&
백수린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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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을 보며,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게 하는 놀랍고도 신비로운 힘에 대해서 이따금씩 생각을 해본다. 나는 여전히이 세상의 많은 비밀들에 대해 알지 못하지만, 아무리 계획을 세우고 통제하려 한들 삶에는 수많은 구멍들이 뚫려 있다는 것을 안다. 그 틈을 채우는 일은 우리의 몫이 아닐 것이다. 그런 일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모서리와 모서리가 만나는 자리마다 놓인 뜻밖의 행운과 불행, 만남과 이별 사이를 그저 묵묵히 걸어나간다. 서로 안의 고독과 연약함을 가만히 응시하고 보듬으면서.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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