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렇게 담을 잘 타다니. 나는 놀라웠다. 아픈 무릎이 다시 시큰거리는것만 같았다. 언니가 박수를 쳤다. 학교앞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먹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아무 곳도 문을 열지않았다. 하긴 누가 아침 일찍 나와 떡볶이를 먹고 등교를 할까. 어차피 몇 년 후면 지하철역 앞에서 샌드위치를 사먹고 출근을 하는 직장인이 될 텐데. 학교에서 1교시를 알리는 종이 울렸다. 학교 앞에 살면매일 수업 종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자 학교 앞으로 이사를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니와 나는 편의점에서 우유를 사먹었다. "지각하는 아이들을 보지 않으면 난 미쳤을 거야." 우유를 마시면서 언니가 말했다. 새벽마다 우두커니 홀로 앉아 미움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미워하지 않을 것도 미워해야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니 전속력으로 달리기를 해 아슬아슬하게 교문을 통과하는 아이들이라도 봐야해." - P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