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日記 - 황정은 에세이 에세이&
황정은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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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린 채 움직이지 못했다. 얼마간 정적이 흐른 뒤 서로가 서로를 놀란 얼굴로 돌아보았고 지갑을 쥐고 있던 다른자리 손님이 여태 놀란 얼굴을 하고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살피듯 보면서 뭐야 대포야, 하고 말했다. 두번째 천둥이울릴 때까지 사람들은 거의 움직이지 않은 채 창밖을 주시했다. 파주에서 파주 시민으로 듣는 천둥소리는 서울에서서울 시민으로 듣는 천둥소리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그때알았다. 서울에서도 가끔 그런 걸 겪곤 했지만 종전 아닌휴전 국가의 구성원으로 살고 있다는 불안이 그 정도로 상승한 적은 없었다. 대포 소리 같네, 정도였지 뭐야 대포야, 정도의 불안으로 상승한 적은.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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