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일하는 법을 몰랐으니 - 동양철학에서 배우는 일의 의미와 기쁨
리천 지음, 정이립 옮김 / 이케이북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일하는 법을 상세히 알려줄 듯한 자기계발서같은 제목이지만 부제인 '동양철학에서 배우는 일의 의미와 기쁨'이 이 책을 더욱 잘 표현해주고 있어요.

두아이 육아로 경력단절상태지만 최근의 심경변화로 가사와 육아를 내 일로 생각하자!를 되뇌이고 있어서 저도 직업을 가진 자의 마음으로 읽어보자 싶었어요

우선 이 책은 유가, 법가, 불가, 도가등 동양 사상을 우리가 하는 일과 일상에 빗대어 다루고 있어요.
학창시절 도덕시간이 생각나서 잠시 향수에 젖었네요.

유가 사상은 사회 윤리적 측면에 중점을 두고 있어서 일상생활이라든가 직장생활에서 갖추어야 할 예의를 이야기해주고 있어요. 예의를 중시한다면 사람과 그 이해관계에서 오는 불필요한 고민을 줄이고 일에 더 열중할 수 있죠.

법가 사상은 법에 따라 나라를 다스리라는 철학인데요. 일에 있어서도 그 규칙을 지키라는 내용이었어요. 그 직장의 법칙을 모르고는 실력발휘를 할 수 없고 법칙을 이해한다면 그 안에서 더 자유롭게 일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네요.

불교에서의 핵심은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순간이 지극히 소중함을 깨달아야 한다는 거였어요.

도가는 마음을 비우고 순리에 따르라는 청정무위 사상으로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하는 삶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하고 자유로움을 지금 바로 누려야 한다고 해요.

직장생활을 해본 경험으로도 이 이야기들이 너무 원론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알고있다고 해서 이 기본을 갖추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확답을 할 수가 없네요.

6살 큰 아이와 요즘 너무 대립하고 있는데 제가 너무 휘둘리는 거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는 아이일 뿐, 서로 다른 개체인데 내가 생각하는 기준이 아이에게 맞춰질까? 여러 고민을 이 책에서 얻은 면도 있어요.
아이를 존중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식사메뉴는 물어보면서 나머지 모든 행동들의 제약을 거는 건 왜였는지..안전에 큰 문제만 없다면 그의 속도에 맞춰도 좋고 내가 먼저 서두르면 될 것을 아이에게는 선택권을 진정으로 준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남의 집 아이에게는 상냥하면서 정작 내 아이에게는 인간대 인간으로 예의가 없었다는 반성을 하게 되었어요.
또한 제가 가진 육아의 규칙이랄지 이것만은 지켜야한다는 기준도 없는데 이럴 땐 이렇게 저럴 땐 저렇게 하니 아이도 저도 갈피를 못 잡는 게 아닌가 했어요.
지금 이 순간 이 아이들의 찬란한 모습을 보기에도 아까운 시간인데 우리집만의 흔들리지 않는 규칙으로 아이와 함께 웃으며 지내야지 라는 다짐을 갖게 되었어요.
책에서 나 자신을 안다는 것에 대한 대목이 인상적이었어요. 제가 ♡♡이는 왜 그러지?라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질문을 바꿔서 나는 왜 그러지? 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봤어요. 아이에게 화가 나는 내 안의 문제였던 것이 대부분이더라구요.
진정한 나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보는 것 그러다 보면 빛나는 아이들의 각기 다른 모습들도 볼 수 있지 않을지 꿈꿔봅니다.

처음엔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신랑에게 권해주고 싶었어요. 어떤 특별한 팁이 있어서가 아니라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는 기본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점검하는 의미에서 읽어보면 좋지 않을까 해서요. 하지만 곱씹다보면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에게 와닿는 문구가 보이는 책인 것 같아요. 제가 이 책에서 제 육아를 본 것처럼 각자가 처한 상황마다 빛을 보여주는 게 동양철학의 묘미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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