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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퇴근 좀 하겠습니다
정경미 지음 / 다연 / 2019년 6월
평점 :
첫째아이 임신 때부터 전업주부된 제가 아이아빠의 퇴근말고 퇴근이란을 단어를 써 본 적이 있었나 싶어요.
책 제목을 보며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데요.
첫번째는 내가 퇴근을 하면 아이들은? 이란 생각이 제일 먼저 들더라구요.
아직은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다 더구나 아이를 재우고 난 후 갖는 나의 시간들은 9개월된 둘째와 6살 첫째만 두고 나오는 침실안의 상황이 걱정이라 몇번의 시도끝에 지금은 일보전진을 위한 후퇴상태예요.
저자의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저 또한 공감한 부분들이 많이 있어요. 저는 여기 멈춰있는데 저자는 거기에 멈춰있지 않고 방법을 찾으셨더라구요.
이 기본적인 일상을 보고 감탄이 먼저 나왔어요.
저기서 우리 아이가 스스로 먼저 하는 일은 하나도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서요. 엄마가 자기일이라고 생각하고 아이가 따라주지 않으면 욱하게 되는 일들도 사실 따지고 보면 아이의 일들이잖아요. 그걸 원래 해야하는 주체인 아이에게 하나씩 넘기고 습관화시킨 저자가 대단하다 싶었어요.
하지만 곧 자신감도 생기더라구요. 책에서 말하는대로 하나의 일이 능숙해지면 다음을 진행하고 하는 일들마다도 습득하는 기간이 다를텐데 느긋하게 아이에 맞춰 진행하면 안될 것도 없을 것 같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으로 옮기면서 하원하고나서 집에 오면 유치원가방을 식탁의자에 걸고 안에 식판이랑 물통을 꺼내서 싱크대에 넣어두고 손씻는 습관화를 시키려고 하던 와중에 이 책을 만나게 되면서 내가 맞게 가고 있었던 거구나 하는 느낌에 기분이 좋기도 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엄마인 저자가 따뜻한 문체로 건네는 조언들에 위로를 받는 기분이었어요.
아이에게 올인하는 인생은 No, 엄마도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자는 것이 주된 내용인데 ‘하고자 하는 말은 알겠지만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거죠?‘싶은 책이 아니라 그 메세지에 맞는 본인의 노하우를 잘 나눠주셨어요.
아이를 처음 품에 안은 순간 느낀 감정들, 오직 건강하게 행복하게만 자라줘~했던 마음들이 커가면서 주위와의 비교들로 인해 많이 흔들려요. 안그래야지 하지만 막상 어떤 아이는 한글을 읽고 쓴다, 파닉스를 벌써 뗐다 등등 그런 얘기들을 들으면 아이가 혹시나 뒤쳐져질까 싶어서 걱정이 되면서 중심을 못 잡고 있어요. 그래서 사교육의 시장에도 기웃거리게 되고요.
저자는 본인의 경험도 풀어놓으면서 초심을 잃지 않고 그냥 보여주라고 말합니다. 결국 아이는 부모인 나를 통해서 배운다고요.
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고 배운다는 말이 있잖아요.
아이가 책을 많이 읽기를 바라지말고 부모가 책읽는 모습을 보여주라고 하는데 저 역시 그런부분에서는 반성을 하게 됐어요.
또한 뜨거운 감자인 식사시간에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행동도 반성하게 되었어요. 짐이 좀 많더라도 워크북이나 미니연습장, 크레파스 정도는 챙겨다니고 있지만 매번 그러기가 힘들다보니 그냥 쉽게 보여주게 되더라구요. 책을 읽고나니 소신있게 원칙은 원칙으로 지키자 하는 마음을 먹게 해줬어요. 이 부분도 아이의 물건은 무겁지 않은 선에서 아이의 외출가방에 담아 아이가 직접 들고 다니게 해봐야겠어요.
직접 겪으시고 체득하신 많은 내용들이 있어요. 어떻게보면 많은 육아서에서 이야기하는 내용들도 많았어요. 하지만 알고있는 것과 하고있는 것과는 다르니까 육아서 복습은 그만 실천을 하자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그리고 12년간 중학교 국어교사로 재직했던 저자의 꿀팁 ‘우리 아이 선생님과 소통하는 방법‘은 학부모라면 궁금했던 부분으로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좋은 내용이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