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거짓말 - 기원석 산문
기원석 지음 / 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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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을 끝내 포기하지 않는 마음,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거짓말』을 읽고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거짓말』의 저자 기원석은 시인으로 등단한 직후, 화려한 문단 대신 가장 어둡고 폐쇄적인 공간인 교도소를 택한다. 그곳에서 교도관이자 교정상담사로 일하며 죄와 벌, 그리고 인간의 본질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아름다운 언어를 길어 올리던 시인이 왜 삶의 고통과 분노가 켜켜이 쌓인 곳으로 스스로를 던졌을까. 다소 어울리지 않는 이력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어쩌면 세상이 외면하고 싶어 하는 가장 낮은 곳에서 인간이라는 존재의 깊은 서사를 탐구하고자 했는지도 모른다.

교도소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그는 수형자들과 마주 앉아 심리상담을 진행한다. 대부분 법원의 명령에 따라 상담을 받아야 하는 이들은 상담 자체를 거부하거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내담자들을 보며 저자는 법적 처벌과 격리만이 최선이라는 생각에 기울기도 했다. 나 역시 이런 상담이 정말 필요한 걸까, 변화할 마음도 없는 사람에게 시간과 정성을 쏟는 일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하지만 저자는 실망과 희망 사이를 묵묵히 오가며 변화는 거창한 참회나 극적인 사건이 아니라, 상담실 문턱을 수없이 두드린 끝에 찾아오는 아주 작은 움직임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평생 자신의 죄를 외면하던 이가 비로소 자신의 삶을 똑바로 바라보기 시작할 때, 저자는 인간이 다른 방향으로 걸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한다. 수형자들의 마음에 자리한 절망을 확인하면서도, 타인이 자신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가 한 사람을 어떻게 움직이는지 목격한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은 어쩌면 너무 편리한 결론일지도 모른다. 변하지 않는다고 믿어버리면 더 지켜볼 필요도, 기다릴 필요도, 이해하려 애쓸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저자가 제목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런 편리한 냉소와 체념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변화를 믿는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용서하고 무조건적인 관용을 베풀라는 뜻이 아니다. 인간은 호의와 긍정만으로 나아지는 존재가 아니며, 동시에 차가운 격리와 처벌만으로 달라질 수 있는 존재도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우리는 그들의 삶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며, 다른 길로 들어설 가능성 또한 남아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아야 한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거짓말』은 타인의 변화에 관한 기록인 동시에, 미완성인 채로 살아가는 우리 자신을 향한 응원이기도 하다. 누군가를 쉽게 판단하고 이미 정해진 사람이라 치부했던 나의 시선 속에는 변화할 수 있는 인간의 가능성을 지우려는 오만이 섞여 있었는지도 모른다. 사람은 언제든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비록 아주 느리고 작은 변화라고 하더라도, 누군가 곁에서 지켜봐 주는 시간 속에서 변화는 시작된다.

냉소로 사람을 가두기보다는 끝까지 이해의 끈을 놓지 않는 것. 그렇게 아주 작은 길 하나를 남겨두는 것만으로도, 삶은 다시 쓰일 수 있는 법이다.


#사람은변하지않는다는거짓말 #기원석 #달출판사 #도서추천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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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해 쓸 권리 - 아티스트 웨이 글쓰기 철학
줄리아 캐머런 지음, 박성혜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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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글쓰기의 바이블,『나를 위해 쓸 권리』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쓰고 싶다는 열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위대한 작가의 책을 읽으면서 나도 저렇게 근사한 단어와 멋진 표현으로 문장을 써내려가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하지만 내가 쓴 한심한 글에 여러 번 좌절하다 보니, 결국 나는 ‘읽기’에 만족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러다 줄리아 캐머런의 『아티스트 웨이』를 만나고 모닝 페이지를 시작하면서부터 나는 ‘읽는 사람’에서 ‘쓰는 사람’이 되었다. 잘 쓰려고 애쓰기보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그저 편안하게 적기 시작하면서 글쓰기는 오롯이 나의 즐거움을 위한 행위가 되었다. 그때부터 쓰는 일이 조금 덜 어렵게 느껴졌고, 나도 무엇인가를 쓸 수 있다는 작은 자신감도 생겼다.

그렇게 고마운 저자의 신작이라니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아티스트 웨이』가 글쓰기의 무기력에 빠진 사람을 다시 책상 앞으로 데려오는 처방전이라면, 『나를 위해 쓸 권리』는 그 자리에서 계속 써나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는 영양제 같은 책이다. 쓰기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속 쓰고 싶어 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것 역시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종이와 연필부터 꺼내고 싶어진다.

🔖글 쓰는 시간을 확보하는 비결은 이미 주어진 삶 속에서 시간을 내는 것이다. 우리 삶은 우리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영역이다. 진짜 작가의 삶은 따로 있다는 생각을 버려라.

돌이켜보면 나 역시 평일에는 바쁘니까 주말에 써야지, 주말에는 할 일이 많으니 시간이 생기면 써야지 하며 늘 적당한 때를 기다렸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계속 쓰지 못하고 있다는 찝찝함이 남아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동안 내가 기다려온 것은 시간이 아니라 나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핑계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글쓰기를 사랑한다면 조건이 갖춰지기를 기다리기보다, 지금 내게 주어진 삶 속에서 작은 틈이라도 만들어 써야 하는 것이다.

🔖"줄리아, 좋은 글쓰기의 비결은 메모를 잘하는 습관이야. 난 메모를 아주 잘해."

그리고 그 작은 틈은 메모일 수도 있다. 나는 그동안 메모를 아주 사소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장을 볼 때 필요한 것을 적거나 꼭 기억해야 할 일을 적어두는 정도였다. 대신 매일 일기를 쓰고 있으니 충분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하루를 마무리하며 기억을 되짚는 것만으로는 놓치는 순간이 너무 많다. 그날의 파란 하늘과 멋진 노을, 시원한 매미소리처럼 별것 아닌 것 같았던 장면을 그때그때 메모하며 붙잡아 두었다면 내 글도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오늘 글을 썼나요?"
"네."
"그럼 오늘 당신은 작가입니다."

『나를 위해 쓸 권리』가 특히 좋았던 이유는 글쓰기를 특별한 사람에게 주어진 능력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데 있다. 쓰고 싶다면 누구나 쓸 수 있고, 쓰기 시작했다면 이미 작가라는 것. 작가가 되기 위해 완벽한 글을 써야 하는 것이 아니라, 쓰는 행위 자체가 우리에게 그 자격을 부여한다. 그래서 이제는 나를 작가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 물론 유효기간을 오늘 뿐이지만, 매일매일 작가로 살아있기 위해 나는 꾸준히 연필을 움직일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나는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무언가를 더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정작 이미 가지고 있던 ‘쓸 권리’를 충분히 누리지 않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줄리아 캐머런의『나를 위해 쓸 권리』는 잊고 있던 그 권리를 내게 다시 돌려준 책이다. 이제는 잘 쓰려고 망설이기보다 일단 쓰려고 한다. 지금! 당장!

그리고 오늘 글을 썼다면, 오늘의 나는 작가이다.


 #나를위해쓸권리 #줄리아캐머런 #아티스트웨이 #모닝페이지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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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렬한 허기 - 암과 요리의 계절
캐런 바빈 지음, 이주혜 옮김 / 녹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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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12월, 어머니가 항암 치료를 시작한 지 3주째고, 나는 여전히 육식하는 사람을 위해 요리하는 채식주의자로 사는 게 어떤 의미인지 배우는 중이다.'

책 속 문장이지만 놀랍게도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 역시 20년 가까이 채식주의자로 살아왔고, 암 진단을 받은 어머니를 위해 매일 고기를 손질하고 국을 끓이며 식탁을 차린다. 한때 살아 숨 쉬던 존재를 식재료로 마주하는 일은 지금도 내게는 쉽지 않다. 하지만 누군가를 살리고 싶은 마음은 오래 지켜온 신념마저 기꺼이 넘어서게 만든다. 채식주의자인 내가 육식을 요리하며 느꼈던 딜레마와, 독한 항암약을 이겨내기 위해 어떻게든 단백질과 지방을 충분히 드시게 하려고 골몰했던 시간들이 저자의 기록과 너무도 닮아 있어 책장을 넘길 때마다 여러 번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 책은 암에 관한 이야기만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음식에 담긴 가족의 역사와 어린 시절의 기억, 함께 식탁을 둘러앉았던 시간, 부엌을 채우던 온기를 차곡차곡 꺼내 놓는다. 요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가 아니라 마음을 돌보고 기억을 이어가는 방식이었다. 삶과 죽음이라는 거대한 주제조차도 저자의 문장 안에서는 파르메산 치즈 국물처럼 뭉근하게 끓어오른다. 뜨겁게 몰아치지도, 억지로 감동을 만들어내지도 않지만 천천히 스며들어 마음 한편을 따뜻하게 데워 준다.

무엇보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희망이나 절망을 강요하지 않는 태도였다. 기적을 약속하지도 슬픔을 덮어버리려 하지 않고, 대신 오늘도 국을 끓이고 재료를 다듬고 함께 밥을 먹는 평범한 하루로 삶을 바라보며 이어가게 만든다. 결국 음식은 헌신이었고, 요리는 사랑이었다. 비록 내게는 저자처럼 이름을 붙일 만한 멋진 르쿠르제 냄비는 없지만 ^^,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불 앞에 서는 마음만큼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어머니는 수술 후 보조항암을 마치며 한 계절을 마무리하지만, 나의 어머니는 기약 없는 암과의 싸움을 이어가야 한다. 하지만 음식이 줄 수 있는 위로와, 요리하는 행위 자체가 삶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내가 앞으로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지 조금은 정리가 되었다. 먼 미래를 생각하기 어려운 날에도 오늘의 한 끼를 준비하고, 평범한 하루를 살아내는 일은 여전히 가능하다. 결국 삶은 이렇게 손에 잡히는 하루하루를 소중히 살아내는 데 있는 것 같다.

모든 이야기에는 끝이 있다. 채식주의자인 내가 육식 요리를 하는 이 모순된 일상도 언젠가는 끝날 것이다. 그 끝이 어떤 모습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예정된 이별의 슬픔을 마음 한편에 품고 있으면서도, 오늘 먹을 한 끼를 정성껏 준비하는 일이야말로 죽음에 가장 조용하고도 단단하게 맞서는 방식이라는 것을 캐런 바빈의 『맹렬한 허기』는 알려주었다.

오늘도 나는 부엌으로 향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허기를 채워주는 일, 그것은 어쩌면 삶을 끝까지 사랑하는 가장 평범하고도 용기 있는 방법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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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렬한허기
#캐런바빈
#맹렬한허기_캐런바빈
#녹스출판사
#암과요리의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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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미우라 시온 지음, 김은경 옮김 / 시공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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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에게 싫어하는 게 뭐냐고 묻는다면 단번에 수십 가지를 줄줄 읊을 수 있다. 하지만 무엇을 좋아하느냐고 묻는다면…. 나의 대답은 분명 궁색해질 것이다. 예전에는 하고 싶은 일, 가고 싶은 장소, 만나고 싶은 사람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렘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해봐야 별거 있나’, ‘가봐야 거기서 거기지’, ‘만나봐야 피곤하기만 하지’라며 매사 심드렁한 사람이 되어 버렸다.

​미우라 시온의 『좋아하게 되었습니다』는 그렇게 무뎌지고 있는 내 마음에 다시 활기와 에너지를 가득 채워 주었다. 다소 무례하게 느껴지는 사람에게도, 반갑지 않은 곤충에게도, 귀찮은 빨래를 하면서도 저자는 금세 좋아하는 이유를 발견하며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본다.

​책을 읽는 내내 여러 번 웃음이 터져 나왔다. 특별한 사건이 없는 일상인데도 저자의 하루에는 늘 유쾌함과 설렘이 차 넘친다. 그렇게 저자의 하루를 따라가다 보면 엉뚱한 생각에 미소 짓게 되고, 어느 순간에는 깊이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나는 늘 특별한 하루가 오기를 기다리며 살아왔지만, 작가는 평범한 오늘을 특별하게 바라보는 법을 알고 있었다. 그녀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어느새 나에게도 전해졌는지 사소한 일에도 웃음이 나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렇게 하루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면, 평범했던 일상도 어느새 소중한 순간으로 변해 간다.

​책을 덮고 나니 『좋아하게 되었습니다』라는 제목이 전보다 훨씬 의미 깊게 다가왔다. 막연히 무언가를 좋아하게 되었다는 수동적인 뜻이 아니라, 의지를 가지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때로는 불쾌한 상황 속에서도 기쁨을 발견하려는 능동적인 태도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어쩌면 삶을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힘도 그런 마음인지 모르겠다. 돌이켜 보면 나는 늘 좋아하는 순간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특별한 일이 생기면 삶도 자연스레 좋아질 것이라 믿었지만, 애정 어린 시선으로 오늘을 바라보고 평범한 하루를 특별한 순간으로 바꾸는 일은 결국 내 몫이었다.

처음 제목을 읽었을 때부터 마음이 설렜는데, 이제야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통해 다시 무언가를 좋아하게 될 나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


#좋아하게되었습니다 #미우라시온 #시공사 #일본문학 #에세이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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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의 방에서 ㅣ 온그림책 32
카슨 엘리스 지음, 김지은 옮김 / 봄볕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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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슨 엘리스의 『반쪽의 방에서』는 창문도, 의자도, 식탁도, 꽃도 모두 반쪽뿐인 세계를 보여준다. 어딘가 부족하고 허전한 공간처럼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작가가 그려낸 반쪽의 세계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그 안에서는 저마다의 모습으로, 저마다의 방식으로, 저마다의 쓰임으로 즐겁게 살아간다. 반쪽이라서 부족한 것이 아니라, 반쪽이기에 만들어지는 풍경도 있다는 것. 완벽하게 채워지지 않은 것에도 나름의 아름다움과 기쁨이 있고, 또 그 모습 그대로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따뜻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오래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배우 차인표 씨가 했던 말이 생각난다. 진행자 이경규 씨가 '배우는 연기로 칭찬받아야 하는데 당신은 기부로 칭찬받는다.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니 그가 이렇게 말했다. "제가 93년에 데뷔했으니까 이제 19년이 됐는데, 영화제에서 한 번도 상을 받은 적이 없고 초청받은 적도 거의 없습니다. 내가 연기자로서 이류구나 생각해요. 연기를 일류, 이류로 나누면 제 연기는 이류예요. 저는 최민식, 송강호 씨 같은 일류 연기자들처럼 명품연기를 보여주지 못해요. 하지만 세상은요, 일류만 원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류 연기자도 있는 거죠. 매일 최민식, 송강호 연기만 보면 질리지 않겠어요?"

그렇다. 일류도 좋지만, 세상에는 이류도 필요하다. 완벽한 사람 뿐만 아니라 조금 부족하고, 조금 서툴고, 어딘가 불완전한 모습도 『반쪽의 방에서』에서 처럼 저마다의 의미를 가지며 세상에 빛을 내려준다. 모두가 완벽한 일류의 모습만 보여준다면 세상은 조금 심심하고 단조롭지 않을까. 반쪽인 존재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미완성의 모습 속에도 충분한 아름다움이 있는 것이다.

나는 그동안 내게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야만 비로소 괜찮은 삶이 될 것이라 믿으며 살아왔던 것 같다.『반쪽의 방에서』는 완벽함에 익숙해 있던 나에게 미완성의 아름다움을 선물해 주었다. 완성되지 않았기에 더 자유롭고, 비어 있기에 새로운 것이 들어올 수 있는 공간. 어쩌면 우리 모두는 조금씩 반쪽인 채로 살아가지만, 그 모습 그대로 괜찮은 하나의 완성된 세계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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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의방에서 #카슨엘리스 #봄볕출판사 #그림책 #어른을위한그림책

📚 출판사 @springsunshine0423 로부터 선물 받은 도서를 정성껏 읽은 후, 자유롭게 작성한 저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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