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그림 - C. G. 융이 분석심리학적 치료를 위해 가시화한 내면의 이미지들
루트 암만.베레나 카스트.잉그리트 리델 지음, 박경희 옮김 / 뮤진트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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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됩니다. 곧 나오겠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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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 내 안의 구도자
박규현 지음 / 수신제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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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본업이 책 읽고 공부하는 것에 가까운지라, 가끔, 아주 가끔 책 추천을 다른 사람에게 하기도 한다. 최근에 강연기획을 하며 인연이 된 멋진 동생에게서 책 추천 부탁을 받았다. 단순히 책 추천이 아니라, 노자 『도덕경』은 누가 쓴 것을 읽는 것이 좋겠냐는 구체적인 질문을 받았다. 책 추천을 받고, 내가 추천할 깜냥은 되는지, 추천을 한다면 어떤 구성으로 추천을 해야 할까 생각이 들었다.


사실 도덕경은 1장부터 막막하다. 도덕경 1장, 첫 구절은 道可道 非常道(도가도 비상도) 名可名 非常名(명가명 비상명)이다. '도를 도라고 부르면 그것은 도가 아니며, 이름을 이름이라 부르면 그것은 이름이 아니다.' 라는 말로 시작한다. 경전의 첫 구절은 그 경전의 성격을 단적으로 들어내는 것이라, 물론 모든 책의 서론에 그 책의 내용이 집약되지만, 지금의 내 수준으로 간단히 말하자면, 도라는 것은 어떠한 비선형적 이치이며, 명이라는 것은 우리가 규정짓는(대부분 언어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어떠한 개념들을 말한다. 우리의 사고는 대부분 직선적인 인지체계를 가지며, 언어개념을 뛰어넘지 못한다. 그렇기에 도를 규정하고, 언어를 규정하고 나눈다. 하지만 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에서 말하듯, 어떠한 것도 규정짓는 순간 직선적인 '언어'의 범주에 들어오기에, 나누기 이전의 어떠함을 알 수 없다. 본래의 어떠함을 언어로 조각내버린다. 그렇기에 규정할 수 없다는 것으로 시작한다. 여기까지만 하겠다. 이게 무슨 말이야라는 표정이 보이는 것 같다.^^;;

도덕경이라는 것 자체가 책을 읽는 사람이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는가에 따라서 다양하게 읽힐 수 있고, 81장의 장구에서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불편한 자신의 생각을 바라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추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2. 추천 목록은 다음과 같다. 글을 적는 순간 동안 몇 가지 목록을 더 추가했다.

1. 『노자도덕경』, 황병국, 범우사.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이 책을 가장 좋아한다. 이유는 얇다. 별다른 설명도 없다. 도덕경은 불편하고, 묵직하기에 얇은 책을 선호하는데, 나의 수준이 어디까지인가 확인할 수 있어서 좋다. 공부 확인용.

2. 『왕필의 노자주』, 왕필 저/임채우 역, 한길사.
3. 『노자의소』, 성현영 지음/최진석 정지욱 옮김, 소나무
4. 『도덕경』, 오강남 풀이, 현암사.
5. 『사유하는 도덕경』, 김형효, 소나무.

철학은 형이하학에서 형이상학으로 개념으로 본질을 논하며, 반대로 형이상학에서 형이하학으로 본질을 탐구하여 현상으로 이해하는 이학이 있다. 경전의 반열에 오른 책들은 기존의 철학과는 접근법이 다르다. 이학적으로 접근해야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고, 더불어서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으로 구분 짓는 것이 아니라, 양자를 아우르며 포용해야 제대로 읽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젊은 나이에 요절했지만, 주역주와 노자주를 단 왕필을 눈여겨 봐야한다. 또, 노자의소는 불교적으로 읽을 수 있고, 오강남 교수는 기독교를 기본으로 하여 비교 종교학으로 종교적으로 도덕경 해석을 하고, 김형효 교수는 철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어서 좋다.

주석서와 해설서 외 도덕경이라는 책을 읽고 영향을 많이 받은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도덕경에 영향을 많이 받은 사람들의 책도 추천한다.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켄 윌버의 무경계를 추천하고 싶다. 헤세와 윌버는 도덕경에 영향을 많이 받은 사람들이라 사용하는 언어에, 글에 동양적 사고관이 잘 녹아다.


# 3. 도덕경을 처음 접한 것은 언제였을까? 아마도 대학생 시절이었던 것 같다. 한문학과 수업을 듣는데, 얼굴에 정말 즐겁다는 것이 쓰여 있는 교수님이 계셨다. 교수님은 웃으시면서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동양고전 중에 3가지만 읽어보라고 했다. 읽고 자신의 마음 가는 데로 그 책에 쓰인 데로 살아보라고 했다. 그대 권해주셨던 책으로는 논어, 도덕경 그리고 한비자가 있었다. 한비자의 경우는 40대 이전에 잘 벌어서 숨어 살아야한다는 첨언도 있었는데, 아무튼 그렇게 도덕경을 접하고, 더불어 친구 우열이의 권유로 박규현 선생님의 도덕경 세미나를 접하게 되었다. 그 당시 기억이 아니, 느낌이 생생하다. 이해되지 않는 내용을 붙들고, 매번 졸았었고, 불편했었다, 항상 불편했기에 곁에 두었었다. 그렇게 읽다보니 지금은 불편하지는 않다. 부분적으로 이해되면서 어쩌면 지금은 '도덕경'스럽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항상 불편하지만 가까이에 두고 있다.


# 4. 최근까지 나에게 어떻게 살아가야하는가? 삶이란 무엇인가? 앎이란 무엇인가? 와 같은 질문을(질문을 직접 던지지는 않으시지만) 던져주셨던 박규현 선생님이 책을 재출간하셨다. 한문학과 교수님은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모르겠다면, 논어, 도덕경, 한비자를 읽고 마음 가는 데로 살아보라고 하셨지만, 나는 앞의 책 중 어떤 것을 읽어야하는지, 그리고 우리의 어떻게 삶이 이어지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잘 모르겠다면, 박규현 선생님의『어린왕자 :내 안의 구도자』를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니 감히 권한다. 


덧글) 구판을 읽었었다. 신판이 나오는 지금 감상을 적어보았다. 선생님은 구판과 비교해서 책 내용 자체는 변화가 없다고 하시지만, 구판을 읽으면 받았던 '감동'과 '불편함'이 지금은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겠다. 공부工夫가 되었다면 다른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고, 공부가 되지 않았다면 그나름의 의미가 있을 듯하다. 구매해서 신판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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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엮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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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29 ~ 2015.04.01

# 1.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이 담긴『금요일엔 돌아오렴』을 읽었다. 다가오는 4월 인문동아리 독서모임에서 읽기 위해서 책 선정을 했었는데, 결국 4월 책으로 선정은 하지 못 했다. 책을 늦게 읽었다기보다, 책을 읽고 나니 도저히 선정 할 수 없었다.

구입은 3월 초에 했는데, 책이 펼쳐지지 않았다. 매일 시선 맞추기를 하다, 3월 말, 책 읽기를 시작했다. 5분을 읽고 잠시 책을 덮어두고, 1시간을 휴식하고, 10분~20분을 읽으면 2시간을 멈추었다. 읽고 쉬고를 반복하다보니, 뭐하는가 싶었다. 그리고 '끝까지 읽겠다.' 마음이 일어났다. 마음을 다잡고 읽어 내려갔다.
유가족의 생생한 말이, 말 아닌 어떠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말을 넘어선 절절함이 머릿속에, 마음속으로 묵직하게 다가왔다. 숨이 가쁘고, 명치가 묵직했다. 아렸다.
책을 다 덮고, 세월호가 대한민국이고, 대한민국이 세월호다. 라는 말이 떠올랐다. 왜? 왜? 왜? 라는 질문에 대한 어떠한 질문도 해결되지 않았고, 현재 진행 중이다. 무엇 하나 시원하지 않다. 가족이, 한 학교가, 한 지역이, 한 나라에서 끊어지는 관계가 너무나 절절하게, 너무나 묵직하게, 너무나 아릿하게 다가왔다. 너무 묵직하고 절절해서 내용이 정리되지도, 정리할 수도 없었다.

# 2. 그 중에 몇 가지 말들 중 옮길 수 있는 말들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저는 그거 하나예요. 사건의 단추가 어디서부터 끼워졌고 어디서 끝날지 모르지만, 그 과정에서 잘못한 사람들이 제발 미안해하는 마음이라도 가졌으면 좋겠어요. 미안하다는 말을 듣더라도 우리 가족이 달라지는 건 하나도 없겠지만··· 아, 그래도 미안해하기는 해야죠.

p. 212~213

돌이켜보면 내 삶은 우리 현대사의 급류에 휩쓸려왔고, 그 끝에서 참사의 당사자가 되어 이렇게 길거리에 앉아 있어요. 87년 6월 항쟁부터 거의 30년이 지났는데도 세상은 그때하고 달라진 게 하나도 없어요. 어떻게 이렇게 변한 게 없을 수 있을까 싶어요. 오히려 더 나빠진 거 같아요. 사회의 모순은 더 고착되고 견고해졌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동안 허울만 좋은 민주주의에 국민들이 완전히 속았어요. 참담하죠. 내 딸을 잃고 나서야 그런 생각이 간절해졌어요. 우리가 꼭 진실을 밝힐 거예요. 이 문제를 지금 해결하지 못하면 30년 후에 나 같은 사람이 또 가족을 읽고 이 자리에 앉아 있지 않겠어요?

p. 310~312

내가 서리 페리호 사고를 의경을 하면서 옆에서 지켜본 사람인데... 21년 후 세월호 사건을 겪은 거지. 내가. 그때 우리가 방패를 들고 있으면 유가족들이 와서 때리고... 그러면서도 유가족들 보면 진짜 슬펐어요. 어떤 심정일까 싶은 거지.

21년이 지났는데 사람 구조 하는 면에서 바뀐 게 전혀 없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그 때 만일 특별법이 제정됐더라면 세월호 참사가 났을까.

p. 274

저희에게 기소권까지 다 줘도 진상규명은 안 된다고 봐요. 이 정권이 무너지기 전에는. 대통령이 '본인 스스로까지 조사해서 문제가 생기면 이 정권을 내놓겠다'는 이야기를 하면 진상규명이 되겠지만, 대통령이 이처럼 성역없이 수사하라고 해도, 국회의원이 세월호특별법 100퍼센트 인정해줘갖고 제가 모든 것을 요구하는 자료를 싹 다 내놓고 묻는 말에 그대로 대답했다고 하더라도 안 밝혀집니다. 왜냐? 정권이, 이 진실이 제대로 규명되는 순간 이 정권이 무너집니다. 그러니까 절대로 밝힐 수 없는 겁니다. 그래서 저희가 기록을 중요하게 여기는 겁니다. 다음 세대들에게 자료를 남겨주려면 우리가 할 일은 최대한 밝혀야 하는 거죠.

p. 188

# 3.

전체가 아닌 부분을 발췌하는 것은 분명 흐름을 흐리는 것일 수 있고, 심지어 훼손 할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옮겨보았다. 몸에 마음에 상처가 나면 딱지가 가라앉기 마련인데, 어떻게든 눈에 보이는 딱지를 계속해서 떼어내려고 하는 것 같다. 눈에 보이는 때어내면 새살이 돋아나겠지만, 동시에 힘으로 떨어진 자리에는 흉터가 남는다. 보이지 않는 흉은 그 크기와 아픔이 커져서 쌓여가기 마련이다.
그 흉터는 시간이 지나면 나무의 나이테와 같이 흔적이 남는다. 그렇게 계속해서 떼어낸다. 깊어지는 마음의 상처는 자리 잡지 못하고, 그렇게 점점 겉으로 드러난다. 아린 어떠한 것이 된다. 떼어낸 흔적이 기록이 되고, 집단무의식으로 자리 잡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무엇이 두려워서 자꾸만 흉터를 때어내는 것일까. 나는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 4. 마지막으로 크리슈나무르티의 말을 인용하면서 글을 갈무리 할까한다.

어른들은 항상 젊은이들을 희생시킵니다. 여러분도 나이가 들면 젊은 세대를 희생시킬건가요? 여러분은 이 희생을 끝내고 싶지 않나요? 그것은 가장 파괴적인 방식이며, 인간 타락의 가장 큰 요소입니다. 이것에 종언을 고하기 위해서 여러분은 스스로 진리를 찾아야 합니다. 어떤 단체나 조직에 의지하지 말고, 살인하지 않는 것, 사랑하는 것, 적의를 갖지 않는 것의 진리성을 발견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어떤 말도, 어떤 교활한 합리화도 여러분을 살인하도록 설득하거나 다른 사람을 희생시키도록 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젊은 시절에 이런 문제들을 스스로 느끼고, 진리 발견을 위해 기초를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앞으로의 삶, 크리슈나무르티, p. 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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