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1권을 읽고 너에게 편지를 쓴 후 바로 다음 날 이어서 2권을 읽었어. 2권을 마저 다 읽으니 이번에는 빙수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네? 넌 어떤 빙수를 좋아하니? 아 빙수를 좋아하는지를 먼저 물어야겠구나. 난 차가운 것을 즐기지는 않지만 몸이 흐믈흐믈 녹을 만큼 더운 날에는 빙수만 한 게 없잖아?
에어컨도 없던 어린 시절에 여름 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어. 그중에 여름을 나는 여러 방법을 간직하고 있지. 그중에 제일 효과가 큰 것은 빙수 먹기였어. 당시엔 손바닥 크기의 동그란 얼음을 기계에 넣고 힘차게 팔로 돌려 갈아내서 빙수를 만들어 먹었지. 힘은 들었지만 그만큼 더 시원하고 맛이 좋았어. 얼음 빙수를 먹고서 느껴지는 시원함이란.......
내가 좋아하는 빙수는 팥빙수야. 무엇이든 가장 고전적인 것이 최고라고 생각해. 뭉근한 팥알이 얼음과 만나 살짝 단단한 형태로 만날 때 식감이 최고지. 거기에 연유도 슬쩍 얹으면 더 맛있고 말이야. 쫄깃한 떡도 빠지면 섭섭하지.
이래서 내가 팥빙수 눈사람 펑펑을 좋아하게 되었나 봐. 만약 망고 빙수 눈사람 펑펑이나, 딸기 빙수 눈사람 펑펑이었다면 매력이 덜 했을 것 같아. 다시 한번 나은 작가님께 감사 인사를 전해.(감사해요. 나중에 팥빙수 한 그릇 함께 해요)
2권에서는 스피노의 성격이 많이 나오더라. 스피노는 북극곰인데 흥이 많아. 춤도 좋아하고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지. 펑펑은 조금 조용한 성격이라면 스피노는 그와 반대였어. 파트너는 적당히 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야 합이 더 잘 맞는 것 같아. 서로의 부족한 점도 보완해 주고 말이야. 그치?
2권에는 여행 이야기를 적는 만국님, 새 학교에 전학을 가는 윤우, 지구의 미래가 궁금한 주아의 이야기가 나와. 특히 여행 이야기를 적다 지루함을 느끼고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만국 님의 도전이 인상적이었어. 너도 알다시피 내가 요리에 재능이 없다 보니 요리에 즐거워하고 그걸 기록하는 사람들이 신기하기도 하단다.
다 읽고 나면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져. 아마 나은 작가님은 이미 3권을 집필하고 있는지도 몰라. 3권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야기. 이젠 3권을 기다리며 이 편지를 마칠게.
안녕.
덧. 새학기를 시작하는 너에게 꼭 필요한 말이야.
"윤우가 너무 긴장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꽁꽁 얼어붙는 건 눈사람에게만 필요한 일이야."-나은, 팥빙수 눈사람 펑펑 2, 창비, 5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