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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빙수 눈사람 펑펑 1 ㅣ 팥빙수 눈사람 펑펑 1
나은 지음, 보람 그림 / 창비 / 2024년 11월
평점 :
창비 출판사에서 진행하는 ‘팥빙수 눈사람 펑펑‘ 서평단 모집 글에 덜컥 신청을 했어. 딱 봐도 재밌어 보이는데, 바로 신청해야지 안 그래? 바쁘다고 하면서 또 일을 벌이냐고? 에이. 책도 선물해 주고 이런 기회에 책도 보고 글도 강제로 쓸 수 있으니 일거양득 아니겠니?
이 책은 나은 작가님이 처음으로 쓰신 책이래. 솔직히 나은 작가님이 누군 줄 몰랐어. 이 책이 첫 작품이더라. 근데, 책 1권을 다 읽고서 ‘어머 따뜻한 작가님이시네.’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 다음 작품도 기대가 되는 분이네. 게다가 그림작가인 보람님은 이미 익숙한 ’파닥파닥 해바라기‘, ’거꾸로 토끼끼토‘, ’완벽한 계란 후라이 주세요’를 만드셨네. 이러니 ’팥빙수 눈사람 펑펑‘이 마음에 들 수밖에…….
너는 어떤 계절을 좋아하니? 난 뜨거운 여름을 좋아해. 여러 이유가 있으나 그건 담에 말할게. 여름과 반대인 겨울도 조금 좋기는 한데 말이야. 겨울에는 뭐니 뭐니 해도 눈을 볼 수 있잖아. 눈이 오면 여러 가지 눈놀이도 할 수 있고, 가장 하이라이트의 놀이는 눈사람 만들기지. 안 그래? 요즘은 눈 오리 집개를 이용해서 대량으로 신속하게 만들지만 말이야. 가장 고전적인 방법으로 만들었던 눈사람이 가장 기억에 남아. 어릴 적에 연탄재(뭔지도 모는다고 말하지 말아 줘)를 굴려서 만들었던 내 키보다(당시 6세) 큰 눈사람 옆에서 찍은 사진이 아직도 있다고.
아무리 귀찮아도 눈이 오면 눈사람은 꼭 만들고 싶어. 그중에 내가 좋아하는 눈사람은 겨울 왕국의 올라프야. 처음 그를 만났을 때, 반짝이는 눈망울과 긍정의 마음으로 꽉 찬 올라프가 참 신기했어. 자기가 녹는 줄도 모르고 여름과 태양을 사랑한다니 너무 열정적이지 않아?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꿈꾸는 로맨티시스트 같기도 하고 말이야.
그래. 그래. 내가 왜 이렇게 길게 뜸을 들이는지 궁금하지? 서평이라고 해놓고는 눈사람 이야기만 하고 있으니 말이야. 눈치챘겠지만 이 책의 주인공이 눈사람이거든. ’눈사람 안경점’을 운영하는 주인 ’펑펑’이야.
“안경점의 주인은 눈사람 ’펑펑‘이야. 펑펑은 하얀 눈을 뭉쳐서 안경테를, 투명한 얼음을 깎아서 렌즈를 만들어. 안경 모양을 갖춘 뒤에 마지막으로 호 불어 주면 안경은 더 단단하게 얼어붙어. 펑펑의 손길이 닿은 눈 안경에는 신비하 힘이 깃들지. 안경을 쓰면 보고 싶은 장면을 볼 수 있어. 이미 지나간 과거도, 미래의 모습도, 혹은 누군가의 마음까지도.”
어때? 난 ‘펑펑‘의 소개 글을 보고 단번에 반해 버렸어. 혹시 너는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없니? 신비한 능력을 이어받아서 꼭 보고 싶은 장면이 없느냐고. 책을 다 읽고 나서 나는 과연 무엇을 보고 싶은 것인가라는 생각을 했는데 말이야. 오래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거였지.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의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싶어져. 정말 궁금하거든. 그 아이들의 마음속이 너무 궁금해. 그런데 ’펑펑’을 만나기는 쉽지 않겠지? 내가 ‘펑펑‘이 돼야 하는 걸까?(뭐가 더 쉬울까?)
펑펑에게 여러 손님들이 찾아와. 그리고 펑펑은 최선을 다해 안경을 만들어주지. 그런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어. 그건 바로 욕심을 부리거나, 남을 해치거나 하면 안 된다는 거지. 손님들에게 경계를 지킬 수 있도록 해준 펑펑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어. 그리고 이런 펑펑을 만들어준 작가님에게도 감사했어.
이 책의 묘미는 가장 뒤에 숨어 있어. 난 숨은 그림 찾기를 엄청 좋아하거든. 그림책에 작가님들이 숨겨놓은 힌트나 보물을 찾는 과정이 너무 재밌어. 근데, 여기에도 그런 재미가 있더라고. 마지막 페이지를 보면 주인공 ’꽁꽁’을 찾거나, 여러 별자리 중에 나의 별자리 그림을 찾는 페이지가 있어. 그림작가님의 센스와 출판사의 편집의 뛰어남에 박수를 보내.
이제 2편을 읽으러 갈 시간이야. 여기까지 읽고서 아직도 읽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다고? 에이 설마. 어린이 동화라서 너라면 아주 금방 읽을 수 있을걸. 다독을 꿈꾸는 너에게 강하게 추천할게. 자. 이제 책을 준비해 볼까? 이제 겨울이 다 지나가고 있지만 아직은 조금 추운 이 계절에 팥빙수 눈사람 펑펑을 만나보자고. 안녕. 2편 읽고 다시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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