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옷을 입으렴
이도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로설인줄 알고 덜컥 서평단에 신청을 했었던 이도우 작가님의 < 잠옷을 입으렴 >.
사실 처음에는 로맨스가 아니란 말에 살짝 실망을 하기도 했지만 요즘 다른 장르에도 도전을 하고 있는 나에게 기회라고 생각되어 기쁜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엄마가 말없이 집을 떠난 후 외가에 맡겨진 둘녕과  외가에서 지내고 있던 사촌 수안의 성장&우정 이야기. 이런 분야의 책은 오랜만이라 낯설기도 했지만 재밌게 읽었다.
사실 초반에는 약간 밋밋한 느낌이 들어서 아쉽다고 생각했는데 갈수록 몰입도 잘 되고 푹 빠져서 읽었던 것 같다.큰 사건 하나 없는 스토리이지만 자칫 심심할 수 있는 걸 작가님 필력이 잘 살려낸 것 같았다.거창하지 않은 수식어들과 굉장히 잘 표현해낸 감정묘사. 감정 전달도 잘 되어서 더 잘 몰입 할 수 있었고 ,갈수록 발전하는 둘녕과 수안의 관계에 괜스레 흐뭇해지기도 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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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살짝 겉돌고 어울리지 못하는 둘녕이 갈수록 정말 가족이 뭔지 알게되고 하나가 되는 것을 보면서 아름답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둘녕과 수안의 외할머니를 볼 때마다 우리 외할머니가 생각났다.며칠 전 시골에 내려갔을 때도 이것저것 엄청 챙겨주시고 싸주셔서 짐들이 엄청 많았었다.제 새끼들에게 이것저것 챙겨주고 싶고 말은 툴툴거려고 걱정스러움이 그득한 건 모든 할머니들이 같을 것이다.아, 할머니가 보고싶다. 설날에 가면 많이 안아드려야지.
​그리고 옛 추억의 단어들이 나와서 반갑기도 했었다. 뭐 내가 학생일 때도 걸스카우트는 있었는데 내게는 낯설었던 계몽사,어깨동무,소년중앙,호랑이기름들과 같은 단어들. 그런 단어들 중에서 그나마 익숙한 단어가 있었는데 바로 " 원기소 " 이다. 어렸을 적 검정고무신에서 원기소가 나오는 걸 보고 얼마나 신기했던지…볼때마다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헤- 입 벌리면서 저건 무슨맛일까? 라고 생각했었는데…젊은 나도 한 번쯤 본 단어들을 보면 반갑고 들뜨는데 이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은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오랜만에 추억에 젖을 수도 있을 듯 하다. 우리 엄마한테 보여주고 싶음.
​오랜만에 힐링이 되는 책을 만나서 좋았다. 소소하지만 소중하고 담백한 그런 소설.
조금은 자극적인 글을 읽던 나에게 잔잔하면서도 감명깊게 다가왔던 이도우 작가님의 < 잠옷을 입으렴 >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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