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필기체로 만나는 어린 왕자 - 한때 어린아이였던 모든 어른에게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다온북스 편집부 엮음 / 다온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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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외국 영화를 보면 깃털펜에 잉크를 찍어서 양피지에 살짝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그림인지 암호인지 알 수 없는 선을 꼬불꼬불하게 그려나가는 모습이 참 신기하고 재밌었다. 나중에야 그것이 영어 필기체인지 알았고 기본 알파벳과는 달리 고풍스럽고 우아한 멋이 있어 동경하게 되었지만 배워서 내가 써 볼 생각은 감히 하지 않았었다.

멋스러워 보이기는 하나 꼬부랑 꼬부랑한 것이 정녕 글씨가 맞긴 한 건지 필기체도 분명 영어 일 진대 내가 아는 알파벳과 괴리감이 너무 커 보여서 내 능력으로는 절대 익힐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동경을 넘어서 마냥 어렵고 두렵게만 느껴지던 필기체에 도전을 하게 되었다.

최근 딥펜에 관심이 생기면서 구입까지 하게 되었는데 딥펜을 손에 쥐니 깃털펜을 든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자연스레 딥펜으로 영어 필기체를 쓰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단지 그 이유 하나였다면 필기체 교본책을 사기까지 좀 더 많은 망설임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 망설임의 시간을 단축시켜 준 것이 바로 '영어 필기체로 만나는 어린 왕자'다.

내가 좋아하는 '어린 왕자'를 영어 필기체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 너무도 매력적으로 다가와 두려움보다도 호기심이 앞섰다. 필기체가 제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어린 왕자 속 문장들로 배운다면 분명 즐겁게 기꺼이 배울 수 있으리란 확신이 들었다.


'영어 필기체로 만나는 어린 왕자'는 책에다 직접 따라 써야 하는 글씨 교본책의 기본 기능에 충실하게 스프링 형식으로 되어 있어 반으로 접으면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걸리적 거림 없이 편하게 글씨를 쓸 수 있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어린 왕자'를 필사하는 책이 아니라 영어 필기체를 처음 접하는 초보자가 기초를 다진 후에 실전에 들어갈 수 있도록 구성된 책으로 총 세 파트로 나뉘어서 파트 1에서는 가장 기초인 알파벳 필기체의 대문자와 소문자를 가볍게 익히고 파트 2에서는 알파벳 순서대로 해당 알파벳이 들어간 단어들을 쓰면서 완벽히 익힌 다음 파트 3에서 '어린 왕자' 속 문장들을 20일 동안 따라 쓰도록 되어 있다.

 

과연 필기체 습득이 가능할까?
파트 1을 시작할 때만 해도 자신이 없었다.
아예 영어를 몰랐으면 보이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하면 되는데 기본 알파벳과 비슷하게 생겨서는 실제로도 그것과 같은 것들이 있는가 하면 모양이 비슷해서 아 그건가 하면 다른 알파벳인 것들이 몇 있어서 머릿속에서 제대로 매치가 되지 않아 혼선이 일었다.

 

하지만 파트 2에서 단어를 써보며 익히니까 생각보다 쉽게 익혀졌다. 알파벳 순서대로 진행되는데 왼쪽은 대문자를 오른쪽은 소문자를 익히도록 되어 있고, 해당 알파벳으로 처음 시작하는 단어, 중간에 들어가는 단어, 끝에 오는 단어 등 다양하게 써 보게끔 하여 다른 글자들과 자연스럽게 연결하여 쓸 수 있도록 필기감을 길러주어 익히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처음엔 알파벳 필기체 A부터 순서대로 나아가다가 인지가 잘 안되는 글자들을 먼저 익히기로 했다. 파트 1에서 알파벳으로만 익힐 땐 G, I, J의 필기체 대문자가 영 낯설었는데 단어로 익히니 금세 익숙해졌다. 단어들도 보니까 모두 어린 왕자에 나오는 것들이라 친근함이 들어 더욱 집중하여 쓰게 되니 학습 효과가 더 좋았다. 

 

 

단어를 넘어 '어린 왕자'의 문장들을 필기체로 쓸 땐 무척 설레었다. 마냥 익히기 어려울 줄로만 알았건만 한 문장을 끊이지 않고 쭉 이어 쓰는 게 너무 재밌었다. 아직은 무리겠지만 일부 문장이 아니라 책 전체를 다 필기체로 필사하고 싶단 욕심도 일었다.(언젠가는 꼭! ^^)

 

 

 

아직은 초보라서 틀리거나 잘 못 쓰면 지워야 해서 연필이 편하지만 한 번 딥펜으로도 써보았다. 비록 깃털펜에 양피지는 아니지만 중세 시대 느낌을 내고 싶어 딥펜을 들어본 건데 펜촉이 연성이 부족해서 곡선이 많은 영어 필기체에는 잘 맞지 않는 듯했다. 아무래도 영어 필기체 쓰기에 맞는 펜촉을 하나 들여야겠다.

 

'영어 필기체로 만나는 어린 왕자'로 영어 필기체를 시작한 건 정말 탁월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덕분에 영어 필기체의 매력에 제대로 흠뻑 빠지게 되었고, '어린 왕자'를 보다 깊이 음미할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야말로 일석이조!

만약 얼마 전의 나처럼 영어 필기체를 배우고 싶지만 어려울 거라는 지레짐작으로 배우기를 주저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더는 두려워하지 말고 '영어 필기체로 만나는 어린 왕자'로 시작하라고 추천하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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