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 죽이기 죽이기 시리즈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독특한 소설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신비하고 어찌 보면 다소 괴기스럽기까지 한 명작을 베이스로 해서 거기에 현실 세계를 덧입혀 연쇄살인사건을 다루는 구조이다.  그래서 그 느낌이 참으로 묘하다.  줄거리는, 이상한 나라에서 벌어진 연쇄살인사건이 현실 세계 속 한 대학을 배경으로도 동일하게 발생한다.  즉, 이상한 나라에서 벌어지는 각종 이상한 등장인물들에 상응하는 현실 세계의 캐릭터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어느쪽이 진짜고 어느쪽이 아바타인지 보기 나름이다.  저쪽 세계와 이쪽 세계를 왔다 갔다 하는 기법으로 서술되는 구조 탓에 문체도 가볍고 약간 동화풍이라, 살인사건을 다루는 데도 불구하고 별로 무겁지 않고 묘사가 무척 잔혹함에도 불구하고 그저 기이한 동화속 이야기로만 느껴지는 묘미가 있다.  이질적(이라 여겨졌던) 장르 간의 유쾌한 콜라보인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골든애플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7
마리 유키코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15년 12월
평점 :
절판


'살인귀 후지코의 충동,' '여자 친구'의 작가, 마리 유키코의 "미스터리 매거진" 연재작.  총 8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고, 저마다의 이야기지만, 등장인물들이 중복되어, 전편에 주변인 중 한 명을 다음편에서 주인공으로 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펼치는 식이다.  그러다보니, 후반부 작품들로 가면, 이 주인공이 이전 작품에서 누구였더라, 어떤 역할, 어떤 캐릭터였더라,를 더듬게 되면서 살짝 피로도가 쌓이는 기분이다.  그렇지만 단편 하나하나가 다 제각각의 이야기를 갖고 있고 저마다의 반전도 보여준다. 

 

일견 평범하고 일상적으로 보여지는 상황과 인물들 속에서, 예상치 못했던 사건이 전개되고 얼핏 얼굴을 드러내는 광기의 모습은, 현실적인 배경에 대비되며 섬뜩함을 더한다. 

 

그러나, '이야 미스'를 넘어 '다크 미스터리'의 작품세계를 보여준다며, 기리노 나쓰오와 미나토 가나에의 뒤를 잇는 작가라고 추켜세운 출판사의 홍보 문구는 좀 과하다는 느낌이다.  그냥 가볍게 읽을만한 단편 추리소설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불의 연회 : 연회의 준비 세트 - 전2권 도불의 연회
교고쿠 나츠히코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 2015년 11월
평점 :
품절


개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처음엔 쭉 이어지는 장으로 이해했는데, 읽다보니 앞 이야기와 연결되지 않는다.  그래서 독립된 이야기인가 싶은데, 계속 읽다보면 각 편의 인물들이 겹치고 이야기가 연결되고 있음을 깨닫는다.  이렇게 넓게 풀어놓고 어떻게 전개를 시키려는지, 이걸 미리 다 염두에 두고 판을 짜는 작가의 머릿속은 진정 알파고인가 싶었다...ㄷㄷㄷ  더군다나 이 두 편은, 소제목에서도 나와 있듯이, '연회의 준비'일 뿐이란다, 헛...

 

준비 편의 줄거리는, 갑자기 통채로 사라진 마을, 그 마을의 존재가 은폐되고, 사람들의 기억도 조작된다.  과연 누가 왜 어떻게 이런 일을 했는지가 아리송한 가운데, 각종 신흥종교, 사이비종교, 기도회 등의 단체에서 이루어지는 의심스런 행위로 사람들을 유인하고 여기에 인간의 기억이 조작되는 사례가 속속 나타난다.  자신이 기억하는 바를 사실로 믿고 있는 사람들, 그러나 그 기억이 조작된 거라면 얼마나 혼란스러울까...  여러 이야기 속에서, 이전의 작품들에서 나왔던 인물들이 다시금 등장해서 반갑고 친근감이 든다.  '세상에 이상한 일이란 없다'는 현학적인 추젠지, 그에게 맨날 당하면서도 작품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작가 세키쿠치, 추젠지의 여동생인, 출판사 직원 아츠코, 폭주형사 기바, 천재이자 기인인 탐정 에노키즈 등...  그 와중에, 전혀 예상 못했던 아카네의 출현은 꽤 충격적이었다.  아주 인상적으로 봤던 작품이고, 그 아카네가 그 작품으로 끝나지 않고 여기에 다시 나오다니... 했는데, 이어지는 결말은 더욱 더 충격적이었고... 

 

이야기 중간중간 교고쿠 나츠히코 특유의 현학적인 민속학, 요괴학(이라는 분야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에 대한 다소의 장광설이 마구마구 쏟아지고, 이게 소설인지 논문인지 싶을 정도의 해박한 지식의 향연은 과연 교고쿠 다웠다.  빨리 '시말편'을 통해 사건의 전말을 읽고 싶게 만드는, 추리소설 본연의 묘미를 충분히 만끽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시말편'이 아직 출간 전인 줄 알았으면 기다렸다가 한꺼번에 읽을 걸, 하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텐더
윌리엄 래시너 지음, 김연우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저스틴은 엄마가 살해되고 아버지는 살해범으로 복역한 뒤로, 법대를 그만두고 바텐더가 되어 요가, 명상 등을 통해 분노를 다스리며 홀로 살아간다.  아버지의 결백을 믿는 형 프랭크와는 달리, 그는 아버지가 애니 오버마이어라는 여성과 불륜 관계임을 경찰에 알려 아버지가 범인으로 지목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하고, 가족과의 관계를 끊고 오로지 禪에 매달리며 철저한 방관자로서의 삶을 지속하고 있다.

 

그런 그에게 어느날, 버디 그래클이라는 추악한 늙은이가 나타나 자신이 누군가의 사주를 받고 저스틴의 엄마를 죽인 범인이라고 말한다.  버디는 당시 사건과 관련된 몇몇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며, 저스틴에게 자신을 사주한 '여자'의 정체 및 복수를 제안하고 대신 큰돈을 요구한다.  저스틴은 이에 크게 동요하고, 친구 코니를 통해 버디를 감시하게 한편, 스스로 당시 사건을 되집어보며 관련인들을 찾아 나선다.  아버지의 불륜 상대였던 애니를 만나고, 연락을 끊었던 형네 부부도 만나고, 자신의 엄마가 누군가와 주고받았던 편지를 발견하고 그 상대도 찾아나서며,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고자 한다.  이때 누군가가 나타나 그를 위협하며 사건을 그대로 묻을 것을 주문하나, 이에 굴하지 않은 채 과거로의 여행을 계속 하는 한편, 애니와의 흔들리는 관계에도 휘말리게 된다. (이 부분만큼은, 아무리 미국이래도 이건 너무 막장이다, 제발 이렇게 전개되지 말기를 바랬으나...ㅠㅜ 참으로 어쩔 수 없는 미국이고, 작가가 공들인 듯한 애니의 방황도 도저히 이해도 공감이 안 가고 이건 다 뭔 헛소리인가 싶었다.  그네들에게는 이것이 이해가 될 진 모르겠지만...)

 

결국 찾아낸 사건의 진실은 저스틴으로 하여금 그가 그동안 지켜왔던 위태로운 평온을 벗고 다시한번 어려운 결단을 내리게 한다.  그 결말 중 어느 부분은 결코 맘에 드는 게 아니지만...

 

작가는 대학 시절 바텐더 일을 했던 경험을 살려 주인공의 직업을 바텐더로 설정하고, 각 챕터의 제목에 칵테일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대부분 알지 못하는 칵테일 이름이었지만, 나름 흥미로웠고 신선했다.  전체적인 내용이 챕터 제목만큼이나 흥미롭고 신선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프니 듀 모리에 - 지금 쳐다보지 마 외 8편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10
대프니 듀 모리에 지음, 이상원 옮김 / 현대문학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스펜스의 여왕이자 히치콕의 영화의 원작자이기도 한 대프니 듀 모리에의 단편모음집이다.  총9편이 실려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새"와 "푸른 렌즈"가 가장 인상 깊었다.  비일상적이고 기이한 이야기들, 이를 읽고 있자니 어느새 그녀가 이끄는 그 기묘한 비현실적 세계에 나도 모르게 빠져들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한편 한편이 다 독특하고 저마다의 이야기로 사람을 끌어들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