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쉬왕의 딸
카렌 디온느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0월
평점 :
절판


미국 미시간주의 어퍼반도에서 아메리칸 원주민 혈통의 제이콥이 금발의 백인 소녀를 납치해서 외딴 늪지대로 데리고 간다.  거기서 그녀를 폭행, 강간하며 딸아이까지 낳게 되고, 아이의 이름을 헬레나로 짓고 그녀에게 인디언식 생활방식과 사냥 등의 야생에서 살아가는 법을 가르친다.  아이가 커서 십대가 되고, 극적으로 엄마와 함께 도망쳐 나온 헬레나로 인해 아버지 제이콥은 감옥에 가게 되고 그렇게 십여년이 흐른다.  그 사이 그녀는 야생에서의 과거를 감춘 채, 문명 사회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살며 결혼을 하고 두 딸아이를 얻는다.  그러던 어느날, 일급 범죄자인 아버지가 탈옥한 뉴스를 접하게 된 헬레나는 본능적으로 아버지가 자신의 두 딸을 노린다는 걸 직감하고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를 잡으러 나선다.  어릴 적 아버지가 그녀에게 가르쳐줬던 야생에서의 생존법을 이용해서.

 

소설은 어릴 적 헬레나의 기억을 통한 과거의 서술과, 아버지를 쫓고자 하는 현재의 그녀의 모습을 교차로 그리고 있다.  어린 나이에 납치당하여 인생이 끔찍하게 변해버린 인생에 대해 무기력하고 외로워했던 어머니의 모습도 그녀의 기억 속에서 재현되고, 그에 반해 통치자인 아버지의 권위적이고도 때때로 다정했고 또 때로는 폭력적이고 폭압적인 모습이 대비되어 그려진다.  그 사이에서 절대 권력인 아버지를 흠모하며 그에게서 많은 걸 배우고 습득하려 했던 야생 소녀였던 자신의 어릴 적 모습과, 점차 깨닫게 되는 아버지의 실체와 어머니의 좌절, 자신의 환경에 대한 고찰 등을 통해 갈등하는 모습이 그려지며 그녀는 일생 일대의 모험을 강행하기로 한다.  바로 아버지의 왕국인 그 고립된 늪지대의 외딴 오두막을 떠나기로 한 것.  그로 인해 그녀의 인생이 달라지고, 아버지의 인생도 달라지고, 이제 그걸 다시 찾으려는 아버지에 맞서 아버지의 방식으로 아버지를 잡으려는 살부의 추격전이 펼쳐진다. 

 

아메리칸 인디언의 생존 방식이나, 야생의 생존방식을 이용한 부녀간의 추격전 등이 이 작품을 다른 작품들과 다르게 하는 커다란 요소일 것이다.  아버지를 쫓을 수 밖에 없지만 간간이 스며드는 어린 시절의 행복했던 기억 속에서 갈등하고 그리워하는 그녀의 모습이 쓸쓸하게 느껴지는 점도, 긴박하고 잔혹한 추격전 속에서 빛나는 부분이다.  신선하고 독창적인 작품을 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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