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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너를 잃었는가 ㅣ 미드나잇 스릴러
제니 블랙허스트 지음, 박지선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생후 4개월의 아들을 죽였다는 혐의를 받고 감옥에서 3년을 보낸 수전. 범행에 대한 기억이 없지만 범행 당시 현장 정황과, 평소 자신이
산후우울증을 겪고 있었다는 주변 사람들의 증언으로 자책과 절망 속에 살아가는 그녀는 어느날 집 현관 앞에 놓인 사진을 보고 삶이 송두리째 바뀌기
시작한다. 처음 보는 4살 남짓의 남자아이 사진 뒤에는 그녀의 아들 이름인 '딜런'이 적혀 있었던 것.
절친한 친구인 캐시과 기자인 닉의 도움을 받아, 누가 무슨 이유로 이런 사진을 자신에게 보냈는지, 이 사진 속 아이가 정말 그녀의 아들
딜런이 맞는지 등의 생각으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그녀는 3년 전 일어났던 사건에 대해 되짚어보기 시작한다.
소설은 이러한 큰 줄기 외에 중간중간, 10여년 전 더럼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삽입시켜놓아, 그들의 과거와 현재의 이 사건이 어떻게
연결되어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이후 이어지는 사건과 조사, 밝혀지는 과거와 인물들로 진상은 점차 드러나기 시작하고, 수전의
가족을 둘러싼 진실은 과거의 악연과 악행과 이어져있다.
이야기 분량이 긴 편이지만 비교적 쉽게 술술 읽혀진다. 읽는 내내 너무나 익숙한 서술과 묘사, 전개방식 등에, 이제 이런 작품은 그만
읽기로 해놓고 또다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내 자신을 탓했지만, 그래도 과거의 서술과 현재의 사건이 어떻게 이어지는지가 궁금해 참고
읽어나갔다. 영문을 알지 못한 채 큰 상실과 아픔을 겪은 여자, 그런 그녀 곁에 나타난 그녀에게 맹목적인 도움을 주는 잘생긴 남자, 극한 상황
속에서 그런 남자에게 정신없이 빠져드는 여자, 그들 주변을 맴도는 일련의 사건들, 그리고 남자의 의문의 정체 등이 너무나 반복적이고 익숙하기
그지없다. 여자는 상당히 이기적이고 자기 감정에 충실하고 자기 중심적이며 남자에게 쉽게 빠지는 스타일인 것도 지겹고, 전반적인 구조와 흐름,
인물들의 성격 등도 클리셰로 가득 차 있다. 이젠 정말 이런 소설은 그만... 하고 다시금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