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선 가루카야 기담집
오노 후유미 지음, 정경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호러 소설을 싫어하는 (무서워하는) 나로서는, 읽을까 말까 하다가, 더군다나 "잔예" 등의 오노 후유미 작품이니 얼마나 무서울까 싶어 피하다가, 그래도 읽고픈 유혹에 몇몇 서평을 검색하였다.  다행히, 무섭기는 해도 막 끔찍한 공포가 아니라 나름 따뜻한 느낌이라는 글들을 읽고 나름 조금 안심하면서 읽기 시작했다.

 

오래된 집이라는 구조적 배경을 공통으로, 여섯 편의 제각각 기이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계속 열리는 미닫이문을 서랍장으로 막아논 집 ('뒤뜰에서'), 천장 위에 누가 있다는 집 ('천장 위에'), 비오는 날 상복을 입은 여자가 나타나는 집 ('방울 소리'), 집안 곳곳에서 걸신 들린 노인이 나타나는 집 ('이형의 사람'), 우물 속에서 뭔가가 나타나는 집 ('만조의 우물'), 차고에서 소년이 사는 집 ('우리 밖'), 이렇게 6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특정 원한이나 복수심에 사로잡힌 악령이 아니라, 혹은 惡 그 자체의 괴기스러움이 아니라, 저마다의 어쩔 수 없는 사연들을 가진 저쪽 세계의 존재들이 이쪽 세계에 나타나고, 이를 젊은 목수 '오바나'가 이를 교통정리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기담이기는 하나, 무조건적으로 미지의 기이한 존재를 물리치거나 없애려는 식의 폭력적인 방식의 해결책이 아니라, 때로는 절충안을 내어 함께 공생하거나 때로는 길을 터서 다른 곳으로 보내거나 그 원혼을 위로하는 과정을 통해 그 존재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보이는 작품이다.  조금은 안심하며 재미있게 읽은 작품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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