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밟기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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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소설로 유명한 요코야마 히데오가 뜻밖의 주인공을 내세운 단편집이다.  그는 바로, 도둑 마야베 슈이치.  뛰어난 두뇌로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그는, 삐뚤어진 채 도둑질을 일삼던 쌍둥이동생을 보다 못한 엄마가 택한 극단적 선택으로, 슈이치를 제외한 일가족이 화재로 죽는 비극을 겪게 된다.  그 후 그는 학업을 포기하고 절도죄로 복역까지 하게 된다. 

 

출소 후에도 계속해서 절도범으로 살아가는 그가 그나마 마음을 털어놓는 건, 사고로 죽은 동생 뿐이다.  동생은 죽은 후에도 계속 그의 옆에 남아 슈이치만이 들을 수 있는 귓속말로 그와 동행한다.

그 과정에서, 슈이치는 본인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사연들에 대해, 타고난 두뇌와 배짱을 이용하며 이를 해결하고 고뇌하고 아파하고 그러면서 점차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단편같이 보이나 실제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마치 한편의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실제 죽은 동생의 목소리인지, 그를 떠나보내기 싫어했던 슈이치의 또다른 인격인지는 모르나, 동생과의 이별과 가족에서 일어났던 비극적 사건의 진상에 다다른 그가 앞으로 보여줄 행보가 기대되어지는 까닭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요코야마의 즐거운 외출이었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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