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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비탈의 식인나무 ㅣ 미타라이 기요시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김소영 옮김 / 검은숲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시마다 소지답고, 미타라이 기요시 시리즈다운 작품이었다. 내게는 언제나 좋은 본격 미스터리의 장르에 충실한 작품.
1945년 스코틀랜드에서 일어난 충격적 살인사건. 한 남자가 자신만의 은밀한 건물을 짓던 중에, 놀러온 아름다운 소녀를 영원히 간직하고자 살해하고 시체를 벽에 묻는다.
일본 요코하마에서는 온몸이 갈기갈기 찢어진 여자 아이의 시체가 거대한 녹나무 가지 위에 걸려져 있는게 발견되어 사람들을 경악시킨다.
그리고 현재, 일본의 요코하마, 어둠비탈이라고 불리는 곳에 자리잡은 후지나미 저택 지붕에서 이 집안의 장남 스구루가 죽은 채 발견된다. 기묘한 것은, 폭풍우가 몰아치던 날 밤, 지붕 위에 걸터앉은 채 죽어 있다는 것. 우연히 이 사건을 접한 미타라이와 그의 친구 이시오카는 이 사건을 수사하기로 하고, 어둠비탈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거대한 녹나무 거목의 전설을 듣게 된다. 과거 많은 이의 피와 살을 양분으로 해서 이렇듯 거대한 나무로 자라난 녹나무가 '식인 나무'인 양, 나무를 둘러싼 기괴한 살인사건은 오컬트적인 분위기를 내며 사건을 오리무중에 빠트린다. 이러한 초현실적인 상황 속에서 미타라이가 밝혀내는 진실과 트릭은 과연 무엇일까.
두툼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가독성 덕에, 금방 읽어나가게 되는 작품이다. 작품 전반에 흐르는 기괴한 분위기와 닭 모양의 장식, 기이한 음악 등 작품 곳곳에 배치된 이상한 장치들로 인해 사건의 본질을 쉽사리 파악하기 힘들었지만, 결국 미타라이가 친절하게 이 끔찍한 사건의 전말을 설명해주는 결말로 마무리되는, 전형적인 본격 추리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