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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여사는 킬러
강지영 지음 / 씨네21북스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쉰한 살의 과부 심은옥. 다니던 정육점이 문이 닫게 되자, 할 줄 아는 거라고 정육점에서 일하며 다져진 칼 쓰는 것 뿐인 그녀가, 생존을 위해 흥신소에 취직하여 킬러로서의 삶을 살게 된다. 아들 진섭과 딸 진아의 뒷바라지를 위해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그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아줌마인 그녀가 화려한 칼솜씨를 갖춘 살인청부업자로서의 생활을 시작한다.
그녀의 등장으로 스마일 흥신소는 점점 큰 돈을 벌게 되고, 여기에 얽히고 설킨 주변 인물들이 저마다의 목소리로 한 章씩을 교차해가며 각자의 사연을 풀어놓는다. 심여사가 의뢰받은 사건의 주인공들, 스마일 흥신소의 사장이자 전설적인 킬러 박태상, 직장동료이자 아들같은 준기, 진짜 킬러를 알아내고자 잠입한 이성란, 경비원 김씨, 라이벌 해피 흥신소의 나한철, 그의 부인, 그리고 심여사의 아들과 딸 등등의 시점에서 다양한 인간군상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상을 그려내고 있다. 살벌하기 이루 말할 수 없는 청부살인이라는 소재를,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시민을 내세워 맛깔스럽게 요리하는 솜씨가 대단하다. 단순한 윤리의 문제가 아니라 절박한 생존의 문제를 경쾌하고 흥미진진하게 그려낸 수작이라 느껴진다. 각 인물들이 다 살아있고 내용의 전개가 억지스럽지 않은 점도 좋았다. 작가의 다른 작품도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