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궁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릴 적 자신의 음습하고 사악한 면을 가진 또다른 인격체 'R'을 갖고 있다고 여겼던 '신견'은 정신과 치료를 통해 'R'의 존재를 지웠다. 그러나 성인이 된 그에게 그 기억은 남아 있으며, 힘든 순간, 'R'에 대한 악몽을 꾸기도 한다.
우연히 '사나에'라는 여자를 만나 반동거의 상태로 들어간 그에게, 탐정이라는 남자가 나타나 그녀의 전 동거남의 행방을 묻는다. 아울러, 사나에가, 유명한 히오키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임을 알려준다. 부부와 남매가 사는 4인 가족의 집에서 발생한 일가족 살인사건. 지나치게 아름다운 아내와 그런 아내에 대해 강박적인 불안감을 가지고 살았던 남편, 그리고 여동생만을 사랑했던 오빠와 이 불안하고 음울한 집안의 막내 사나에. 밀실 상태였던 이 집안에서 아버지, 어머니, 오빠가 참혹하게 살해당하고, 사나에만이 산 채로 경찰에 발견되었으나, 어린 사나에는 아무 것도 진술하지 못하고, 범인과 범행수법이 모두 미궁으로 빠졌던 사건이었다. 이 사건에 흥미를 느끼게 된 신견은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기 시작하고, 어느 순간 무서운 진실을 깨닫게 되는데...
사건의 추리 자체는 그다지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어느 정도 뻔하게 예상되는 바였고, 그 과정이 어렵지도 않다. 오히려 그보다는, 주인공 신견도 이 추리과정을 한 인간을 이해하게 되면서 파악하게 됐다는 점이 부각된다. 그가 마지막에 가졌던 한 조각의 의심도 유예한 것 역시 결국은 미궁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해결책이 아니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