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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학교의 시간은 멈춘다 - 상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이윤정 옮김 / 손안의책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하얀 눈이 내리는 어느 겨울날, 모두 같은 반인 고교 3년생 남녀 학생 8명이 평소처럼 학교에 등교한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다른 학생들이나 선생님들은 학교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이상하게 여기며 집으로 돌아가려던 이들은 학교 문이 열리지 않고 시계도 5시 53분에 멈춘 것을 발견한다.
갇힌 학교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 이들은 한 급우가 두 달 전 자살한 사건을 떠올리나 그 친구가 누구인지는 아무도 기억해내지 못한다. 즉, 모인 8명 중에는 자살한 친구가 섞여 있음을 깨닫고, 이내 자신들이 지금 누군가의 머릿속에 갇혀 있는 게 아닐까 의심하는 가운데, 각자의 사연이 펼쳐지고, 저마다 죽은 친구가 누군지 기억을 해내며 한명씩 사라지는 상황에 놓인다.
결국 마지막에 밝혀진 자살한 친구는 누구이며, 이들이 놓인 곳은 누구의 머릿속인지, 그리고 돌아간 친구들은 다 살아 있는 건지를 내내 궁금하게 만들며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중간에 각자의 사연들이 살짝 지루한 감도 있었지만, 왕따, 성적고민, 진로, 교우관계, 가정환경 등 10대들이 갖는 저마다의 고민을 안고 한 걸음씩 성장하는 그네들의 이야기도 진지하고, 상처받기 쉽고 상처주는 데도 서슴치 않는 10대 특유의 예민한 감성을 밀도있게 잘 그려냈다는 느낌이다. 자살한 친구가 누구인지는 사실 예견된 바라 좀 싱거웠지만, 그래도 반전도 있고 중간에 놓인 복선을 뒤늦게 깨닫게 되는 재미도 소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