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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은 왜 ㅣ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억울하게 죽은 아랑이 새로 부임한 사또에게 자신의 원혼을 풀어 줄 것을 요청하는 아랑 전설을 소재로 한 작품이라 해서 기존의 전설을 새롭게 해석하여 풀어낸 작품인가 하면서 읽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아랑 전설을 해부하고 재해석하는데 그치지 않고, 현재를 배경으로 하여 소설가 박과 미용사 영주의 이야기도 함께 풀어내고 있다. 아랑 전설에는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아랑 전설이 사실 그대로일 지, 혹시 각색되고 윤색되어 실제와는 다른 이야기가 아닐지를, 김억균과 조윤, 이상사 등의 인물을 내세워 재구성하고 있고, 한편으로는 박과 영주의 얘기도 진행된다.
중간중간 작가 자신의 목소리로 서술하거나 독자와 대화하거나 질문하는 등의 독특한 형식도 취하며.
그래서인가, 도대체 이 소설은 아랑의 얘기인지, 박과 영주의 얘기인지, 아니면 작가 자신이 갖는 소설이라는, 소설가라는 존재에 대한 생각을 담아내는 것인지 (이 모든 것이 결합된 것인가...?) 알 수 없으며 혼란스러웠다. 김영하는 탁월한 이야기꾼임은 분명하나, 이번 작품은 내가 이해하기에는 좀 난해하고 취향에는 맞지 않은 듯 했다. 어쩌면 처음에 가졌던 작품에 대한 섣부른 선입견과 달라서 그랬을 수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