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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 - 상 ㅣ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3년 5월
평점 :
내가 좋아하는 미미 여사의 시대물, 2권짜리의 소설이다.
동일한 범행수법으로 보이는 살인사건이 2건 일어나고, 이를 해결하고자 헤이시로와 유미노스케 콤비의 활약이 이뤄지는 게 커다란 줄기이다. 그러나 단순히 추리소설에만 그치지 않고, 이번에는 농도짙은 연애소설을 써보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 이면에 놓인 사랑이라는 감정과 연애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이기도 하다. 또한 외모가 남녀 사이에 끼치는 영향이라던가, 에도 시대에 장남이 아닌 남자들의 삶의 모습 등도 다루고 있다. 오히려 살인사건과 그의 해결이라는 큰 줄기 보다는,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의 성격, 모습, 삶의 철학, 감정 등이 더 큰 부분을 차지하는 소설이다. 그들의 이야기가 작품의 주를 이룬다고까지 여겨졌고, 그 점도 참 좋았다. 각자 특성과 장단점을 지닌 그네들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흥미로우며, 인간에 대한 미미여사의 깊은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랑과 연애라는 소재를 다루면서, 달콤함과 아름다움 같은 면 뿐 아니라, 사랑이라는 감정이 갖는, 본질적인 잔혹함과 허무함을 이야기 속에 녹아내는 미미여사의 공력은 분명 대단하다. 그 점 만으로도 높이 평가될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