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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나크 사냥 ㅣ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하드보일드한 액션물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 작품.
자신을 이용하고 버린 남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산탄총을 들고 그의 결혼식장에 나선 여자, 세키누마 게이코.
게이코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는 낚시용품점 직원, 사쿠라 슈지.
게이코의 총이 필요하여 이를 강탈하여 자신의 복수를 이루려는 남자, 오리구치 구니오.
게이코의 시누이가 될 뻔 했으나 오빠의 배신으로 대신 속죄하려는 여자, 노가미 히로미.
이렇게 게이코라는 부유하고 아름다운 여자를 중심으로 그녀의 총기를 둘러싸고 여러 사건들이 하룻밤새에 연달아 일어난다. '총'이라는 다소 동양적 소재와는 거리가 좀 있는 매개물을 통해 하드보일드적인 느낌이 물씬 드는 작품이며, 마치 홍콩영화라도 보는 듯한 화면 전개가 미미 여사의 또다른 필력을 보게끔 했다. 제각각의 사건들이 인물들을 통해 연결되며 이야기가 하나로 모아지면서 파국어린 결말을 맞이하는데...
제목에서 나오는 '스나크'라는 것은, 루이스 캐럴의 <스나크 사냥 The Hunting of the Snark>이라는 작품에서 따온 거란다. 거기에는 '스나크'라는 불가사의한 괴물이 등장하는데, 이 괴물을 잡으면 잡은 사람은 그 순간에 사라져 버린다고 한다. 결국 니체의 그 유명한 말, "우리가 괴물의 심연을 오래동안 들여다 본다면 그 심연 또한 우리를 들여다 보게 될 것이다"의 의미인 모양이다. 총탄이 쏘는 사람에게 향하게끔 조작된 게이코의 산탄총마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