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파크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3-12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12
마이클 코넬리 지음, 이창식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간만에(?) 읽은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 시리즈,  제12권.

이제 해리 보슈는 가공의 인물이 아니라 살아서 숨쉬는, 실재하는 나의 지인 같은 기분이 든다!

 

늘 보슈의 마음 속에 앙금 같이 남아 있는 미제 사건 중 하나인 '마리 게스토' 실종사건.  그는 13년 전 발생한 이 사건의 확실한 용의자로, 재벌가의 아들 '앤서니 갈란드'를 의심하여 그를 수사하려고 하나, 외부의 압력으로 용이치 않은 상태이다. 

 

어느날 갑자기, 연속 살인범으로 수감 중인 '레이너드 웨이츠'라는 사내가, 자신이 '마리 게스토'를 포함하여 9건의 미제 살인사건의 주범임을 밝히며 은밀히 형량 거래를 해온다.  야심가인 릭 오웬 검사는 그와의 거래를 수락하고, 여기에 담당 형사였던 보슈를 끌어들이고, 그는 파트너인 키즈 라이더와 함께 수사에 동참한다.  그러나 여전히 마음 속의 의문을 풀지 못한 채 레이너드 웨이츠의 진술을 조사하는 보슈는 FBI 요원 '레이철 월링'의 도움으로, 이 의심쩍은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자 동분서주한다.

 

웨이츠가 이끄는 대로 마리 게스토의 유해가 묻힌 장소로 현장조사를 나가고 거기서 사건은 갑자기 예상치 못한 비극으로 빠져드는데...  이 뒤엉킨 실타래를 풀고, 간교하고 사악한 음모에서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에서 보슈는 생각지도 못했던 추악한 사실을 마주친다.

 

코넬리의 작품이 늘 그렇듯이, 정교한 플롯과 생생한 인물들의 묘사가 감탄스러운 작품이다.  자신이 범인이라고 주장하는 남자가 처음부터 미심쩍었던 건 사실이나, 이후 전개되는 내용과 반전은 예상 밖이었다.  그러나... 이제 시리즈가 12편에 이르러서일까...  조금씩 그 패턴이 반복된다는 느낌과 그래서 익숙하나 그래서 또 약간은 식상한 극의 전개가 약간 아쉽기는 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보슈의 캐릭터와 활약은 살아있다는~

 

작품 속에, 보슈와 웨이츠가 비슷한 시기에 같은 보호시설에 있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인상깊었던 웨이츠의 말 (엄밀히는 보호시설 사람들의 말), 누군가는 마음 속에 나쁜 개를 키우고, 누군가는 착한 개를 키우고, 결국 남은 개가 자신이 선택한 개이며 자신을 지배하는 개라는 말...  같은 환경에서 보슈는 악당을 잡고 무고한 사람들을 지키는 삶을 선택했고, 웨이츠는 자신의 운명을 저주하며 끝없는 악행으로 공허한 삶을 살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고...  얼마 전 읽은, 미미 여사의 "흔들리는 바위"가 오버랩 되기도 했다.  충직한 무사는 자신의 맘 속에 착한 개를 키웠던 거고, 원한의 망집에 사로잡힌 무사는 나쁜 개를 키웠던 셈인 거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시대고금을 막론하고, 이게 인생의 진실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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