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류시화 지음 / 열림원 / 199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몇 천 만 년 전부터 나는 이 책을 읽기로 정해져 있었는가? 그렇다면 나는 꼭두각시처럼 그 일을 잘 수행하는 것인가? 모든것은 신이 정해 놓은대로 우리들은 놀아나고 있는 것인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인생은 더욱더 무의미한 것이 아닌가?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신이 정해놓은 인생을 살 수 밖에 없나? 아무리 노력해도 운명의 수레바퀴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인가?

나의 친구 정형기군이 이 책을 읽은 후 나에게 주었다. 이상하게도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만 분노가 느껴졌다. 작가가 너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이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거짓말 뿐만 아니라 어처구니 없는 주장이 합리화 되고 그것이 진리인양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편으로 현대 사회에 증오와 분노를 느끼고 있는 사람들에게 약간이나마 평온함을 줄 수 있을지는 모른다. 그렇지만 다른 시각에서 본다면 이것은 억지 논리와 바보들의 이야기를 묶어놓은 저질 책이 될수도 있다. 형기군이 긍정인 쪽을 택했으니 난 부정인 쪽으로 이야기 해보고 싶다.

이 이야기는 모두 작가가 직접 인도에서 경험한 이야기라고 한다. 그는 인도에서 수많은 대철학자를 만났고 여러 가지 신비한 일도 경험했다. 그것 또한 신이 정해놓은 것이다. 내가 지금 이렇게 독후감을 쓰는것도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모두 신이 정해 놓은 놀이의 일부인 것이다. (우습지 않은가?)여기서 그렇게 말하고 있다. 설사 진실이 그렇다고(우리는 알 수 없지만) 하더라도 우리는 그렇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그것은 너무 무책임한 말인 것이다. 우리들의 인생은 우리들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바로 우리 자신이!!! 나 자신도 신(神)이 어딘가에 존재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는 우리들이 왜 이렇게 살아가는지 설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이 우리들의 인생까지 정해 놓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아니, 그렇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그렇게 생각함으로서 마음은 편안할지 모르지만 그 사람은 한층더 나은 사람으로 발전할 수 없을 것이다. 모든것은 신이 정해놓았으니 자신은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우리는 힘들게 공부하는 것인가? 어차피 인생은 몇 천 만 년 전부터 정해져 있지 않았는가? 이것이 진리이고 부처나 예수가 인간들에게 깨우처 주고자 한 것인가?

에픽테투스가 누구인지 나는 잘 알지 못한다. 하지만 책에 그의 이야기가 나와 있으니 얘기해 보겠다.에픽테투스는 원래 노예였다고 한다. 그의 주인은 심심하면 늘 그를 학대했는데 그 날도 주인은 그의 다리를 비틀기 시작했다. 조용한 목소리로 그는 말했다.
'주인님, 그렇게 계속하시면 제 다리가 부러집니다.'
주인은 어떻게 하는가 보려고 더 세게 비틀었고 마침내 그의 다리는 부러지고 말았다. 그는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거 보십시오. 부러지지 않았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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