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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론
베네딕트 데 스피노자 지음, 황태연 옮김 / 비홍 / 2013년 3월
평점 :
옮긴이의 말
≪신학정치론≫ 제20장에서 “국가의 목적은, 실제로, 자유이다.”라고 말했던 스피노자는 여기 ≪정치론≫에서 국가의 최선의 상태에 대해 말하면서(제5장 2절), “시민상태의 목적은 생활의 평화와 안전 이외의 다른 어떤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최선의 국가는 사람들이 화합하여 생활하고, 법률이침범당하지 않고 지켜지는 국가이다.”라고 말한다.
또한 ≪신학정치론≫ 제17장에서 “범죄의 기회를 주지 않는 방식으로 국가를 조직하는 것, 모든 사람이, 지위에 상관없이, 사적인 이익보다 공공의 권리를 더 중요시하도록 조직을 형성하는 것, 이것이 애써 이뤄내야 할 과업이다.”라고 말했던 스피노자는 ≪정치론≫ 제5장 2절에서 “만약 어떤 국가에서 다른 국가에서보다 사악함이 더 성행하고 또 범죄가 더 자주 일어난다면, 그것은 그 국가가 충분히 화합을 촉진하지 않았고, 충분히 사려 깊게 국법을 만들지 않았으며, 따라서 국가로서의 완전한 권리를 획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확실하다.”라고 말한다.
스피노자는 이 논문 전체에서 국민들에게는 인권과 자유와 평등을 보장하고 국가에 대해서는 안전과 평화, 영속과 번영을 보장하는 법이 제정되어야 함을 줄곧 강조하고 있다.
≪정치론≫에서 스피노자는 국가와 정치에 관련된 일반적이고 이론적인 이야기를 먼저 한 다음에, 군주국가와 귀족국가와 민주국가에 관하여 순서대로 논하면서 점차로 더욱 발전되고 완전한 정치체제를 다루어 나간다. 이것은 스피노자가 생각하고 있었던 바람직한 정치체제가 궁극적으로 어떤 것이었는지를 어느 정도 이해하게 해주는 전개방식이다.
하지만 군주국가에 관해서 논할 때부터 스피노자는 결코 군주나 권세 있는 자들을 옹호하는 논리를 펴지 않으며, 대중을 두둔하는 자세도 보여주지 않는다. 귀족국가에 관해서 논할 때에도 스피노자는 마찬가지로 정치에 있어서의 귀족들의 중요한 역할을 상당히 강조하는 편이지만, 귀족들에 대한 편들기나 민중에 대한 경시를 하지 않는다.
스피노자가 결정적으로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단지 모든 인간들의 자유와 복지, 평등과 화합, 국가의 안전과 평화, 영속과 번영일 뿐이다. 그러므로 스피노자의 사상은 근본적으로 이성적이고 민주적인 것이다.
≪정치론≫에서 스피노자가 논한 것들은 그의 ≪신학정치론≫과 ≪에티카≫에서 표현된 것과 같은 자연과 인간에 대한 깊고 정확한 인식에 근거를 둔 것들이다.
스피노자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정치와 법의 제정에 적용하여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당연히 원하는 바람직한 정치와 국가의 상태를 실현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스피노자가 ≪정치론≫에서 논술한 것들은 고도의 완전성을 갖춘 참된 사상으로서 우리가 이성적인 사람으로서 배우고 추구해야 할 것을 정당하게 제시해주고 있다.
황 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