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의 단어들
이적 지음 / 김영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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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언제부턴가 나만의 사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것은 실제 사전적 의미가 아니라, 나의 경험적 의미를 담은 사전이겠다. 분명 그런 생각을 가진지 족히 5년은 된 것 같은데, 아직 생각만 하고 있던 것이다. 그런데 마침 이번에 읽게된 <이적의 단어들>은 내게 먼저 만든 그의 사전을 훔쳐보는 기분이 들게 했다. 


2. 책은 단어와 그 단어를 떠올릴 수 있는(그 단어와 연결된) 그의 생각 또는 에피소드를 담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책을 읽으면서는 '이사람 진짜 재치있다' 라는 생각을 했고, '평소에 이런 다양하고 재미있는 생각을 한 덕분에 이런 책이 나올 수 있었구나!'싶었다. 


3. 책을 읽다가 유독 안 읽히고 공감도 안되고 재미가 없던 부분이 있었는데, '상상의 높이' 챕터에 있는 글이 대체로 그랬다. 사실 나는 상상, 허상, 공상, 망상 등의 단어와 상당히 거리가 먼 사람이다. 일어나지 않은 일을 굳이 떠올려보지 않는다. 그래서 어떤 세계관이 분명한 글을 읽으면 몰입하기가 어려움을 느끼곤 한다. 덕분에 그의 상상 속 세계는 내가 범접하기엔 거리가 너무 멀었다. 


4. 이참에 나의 단어를 정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거리가 멀고 어렵고 낯설게 느껴지는 '상상'에 대한 경험적 의미를 떠올려보니, 상상은 나에게 '불안'으로 연결되는 단어였다. 학부생시절, 전공수업으로 <정신병리학>을 들을 때였다. 당시 쉬는 시간마다 교수님을 찾아가 질문을 하곤 했는데, 나의 질문은 대체로 '계단을 내려갈 때 뒤에서 누가 밀어버릴까봐 불안해요.' '제가 잠든 사이에 끔찍한 사고가 날까봐 불안해요' 같은 것들이었다. 거듭 찾아와 질문하는 나에게 교수님은 마지못해 웃으며 "그정도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불안이야"라고 했다. 일반적인 거라고. 크게 걱정하지 말라는 의미였겠지만, 상상을 즐겨하지 않게 된 지금도 계단을 내려갈 때 벽쪽으로 몸을 한껏 붙여 사람들과 닿지 않으려는 나를 발견한다. 여전히 누군가 나를 밀어버리면 어쩌지? 하는 불안이 있다. 


5. <이적의 단어들>을 읽으면서 의미를 두지 않은 채 지나쳤던 다양한 단어들을 다시 보게 된 계기가 됐다. 굳이 상상하지는 않더라도 내가 일상에서 만나는 단어들에 의미를 더해줄 수 있을테니까. 그렇게 나의 단어들을 만들어 갈 것이 기대가 된다. 


+ 삶이 무료하고 무난해서 지루한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일상이 특별해질 수 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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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름 (출간 20주년 200쇄 기념) - 그래서, 뭐가 문제란 말인가?
김남준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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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흔히 '게으른 사람'을 떠올려 보면, 해야 하는 일이 있음에도 열심을 내지 않을 뿐 아니라 하기 싫은 티를 가감 없이 드러내기도 한다. 이렇듯 우리에게 익숙한 '게으름'은 '부지런하지 않음' 정도지만 책에서는 보다 더 나가 '부정직함'이라 한다. 


2. 이는 목표한 것,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이나 도구가 그릇되더라도 크게 괘념치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니 그저 바쁘기만 하고 부지런하거나 성실하기만 한 인생이 진정으로 하나님 앞에서 '게으르지 않다'고 할 수 있는지 되묻는다. 


3. 나는 스스로 아주 성실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해 왔다. 잠을 더 자느라 할 일을 미루지 않았고, 하고 싶은 일을 해내기 위해 시간을 쪼개어 살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가 이러한 나의 열심이 가끔 '어디서부터 시작됐고, 무엇을 위한' 것인지 잊어버릴 때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어쩌면 매일 나의 일상에서 느끼는 세밀한 동행 하심에 감사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합리화하지는 않았을까. 


4. 책에서는 게으름을 끊어내기 위해 '방향'과 '거룩한 목표'가 필요하다고 한다. 하나님께 거저 받은 은혜를 흘려보낼 수 있도록 선한 꿈을 꾸고 실제로 해낼 수 있는 목표들을 세워야 시간과 에너지를 그나마 낭비하지 않은 채 열심을 낼 수 있다고 말이다. 


5. 우리에게 주어진 물리적 시간은 유한하기 때문에 스스로 잘 준비되었을 때 열심을 내겠다는 마음은 교만일 수도 있다. 하나님께서 나를 지으신 뜻과 목적에 맞게 이미 나에게 허락하신 달란트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6. 나의 비전은 '사람들이 스스로 자아발견을 하고, 자기 안에서 찾은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지금 하는 일(디자인)이나 이전에 했던 일들(교육, 서비스 등)이 도구로 활용될 거로 생각한다. 이것이 내가 살아갈 방향이 되어주고 있다. 나 또한 내 안에 어떤 달란트가 있고, 어떤 성향이 있는지 찾아보려고 하기 전까지는 잘 알지 못했고 그래서 꽤 오랜 시간을 헤맸다. 


7. 나의 경험과 결핍 때문에 하나님의 은혜와 일하심을 구했다. 기도하며 움직이는 시간을 보낸 후 만난 비전이니 성실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님 덕분이니까. 결국,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삶의 태도는 '실력과 신앙의 균형 있는 삶'이겠다. 그것이 게으르지 않게, 하나님 안에서 그리스도인답게 살아내는 모습일 테니까.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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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
봉태규 지음 / 더퀘스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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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대했던 만큼 술술 금세 읽혀서 순식간에 다 읽어버렸는데, 책이 금방 끝나버려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던 건 몹시도 오랜만이었다. 그만큼 공감되는 내용도 많고 책이 좋았다. 


2. 봉태규 배우의 인스타그램에서 이 책에 대한 인터뷰 글을 보게 됐다. 그는 이 책의 시작은 '관계'였다고 했는데,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감정적 교류가 부재한 탓에 자신의 아이들을 양육하면서 고민도 많았고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그런데 관계에 대한 고민은 비단 그만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책을 쓰게 됐다고 했다. 


3. '아버지는 가장 좋은 아버지의 모습을 하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지만 나는 미처 몰랐다.' (128p)

서로 선택해서 만난 관계는 아니었어도 그저 '잘' 지낼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존재가 가족이 아닐까 싶다. 돌아보면 나는 가족원 모두와 찌그럭거렸는데 유독 엄마와 그 정도가 심했다. 애정하고 사랑하는 만큼 인정받고 싶기도 했지만 미워하거나 원망했던 시기가 있다. 처음으로 내가 상처받고 마음이 불편했던 만큼 엄마도 속상하고 힘들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던 게 서른이 넘어서였으니 나는 오랜기간 미성숙했는지도 모르겠다. 


4. 분명한 건 나는 누구보다 사랑을 받고 자랐다. 다만 내가 바라는 사랑과 엄마가 내게 주고자 했던 사랑이 달랐을 뿐이었다. 그걸 아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덕분에 내가 생각하는 사랑이나 사랑하는 방법이 사랑하는 상대가 원하는 것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배운 것 어떤 것보다 귀한 깨달음이다. 


5. 책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를 읽기 시작했을 때, 가장 처음 적어놨던 질문이 있었다. 그것은 '왜 책의 첫 장이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김용균 씨와 그의 어머니에 대한 내용이었을까?'하는 것이었다. 


6. 이 질문에 대해서는 책 말미에서 '각자의 온기를 유지하려면 서로가 필요하다(p.216)'는 문장을 다시 눈에 담으며 내 나름의 정리를 했다. 이 세상을 홀로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주변의 타인들과 '함께' 관심갖고 고민하고 살아가야한다는 것이라고. 내가 사회에 속해 살아가면서 '어른'으로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해봐야 하겠다. 


7. 사실 여전히 나는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서 붙들고만 있는 고민들이 꽤나 많다. 더이상 당연하지 않은 것들을 당연하다고 강요하고 싶지 않고 갑자기 쏟아져 밀려오는 다양한 가치관 사이에서 어떻게 중심을 잡아야 하며,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조차 정리되지 않았다. 이 책을 시작으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8.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서>는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책이다. 사회인으로서, 누군가의 자녀로서, 또 다시 새롭게 이룬 가정의 배우자이자 부모로서의 이야기들을 적어놓았기 때문. 그리고 '좋은'어른 보다도 '괜찮은'어른 정도는 조금 노력하면 가능할테까 읽어보고 함께 방법들을 고민해보자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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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내가 궁금하다 - 권지안 에세이
권지안(솔비) 지음 / 열림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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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라는 사람에 대해 궁금증을 갖기 전에는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았다. 주변 친구들처럼 고민하고 그들을 따라 행동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나만의 세계가 생겼다. 블랙홀처럼 어둡고 깊은. 


2. 진짜 나에 대해 알기 시작한 건 이십 대 후반부터였을 거다. 왜곡된 세계를 무너뜨리고 제대로 나의 세계를 만들어가기까지 나도 아팠고 가장 가까운 사람들까지도 아프게 했던 시간이 있었다. 그리고 나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3. 때문에 <나는 매일, 내가 궁금하다>라는 권지안(솔비)님의 책 제목부터 '이건 읽어야 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겪었던 여러 이야기들은 그저 미디어에서 보여준 것 외에 알지 못했기 때문에 그저 '힘들었다더라' 정도의 정보를 가지고 열림원에서 보내준 책을 읽기 시작했다. 


4. 흔히 7살만 되도 고집이 생긴다고 하지만 그때 생긴 기준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갈 수는 없기에 '나만의 기준'을 업데이트 해줘야 한다. 그런데 정작 일찍부터 나만의 기준을 세우고 그것을 따라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가수가 되고 싶었던 작가는 어린 나이에 바라던 꿈을 이뤘지만 그때부터 진짜 고민과 힘듦이 시작되었다고 했다. 그가 했던 고민이 과연 공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5. 책을 읽는 초반에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내가 전보다 많이 딴딴해졌구나!'하는 것이었다. 자존감이 낮고 불안이 높았던 시기에는 누군가의 고민과 힘듦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괄괄 쏟아지곤 했다. 아마 우느라 책을 제 시기에 읽지 못했을 수 있다. 이제는 덤덤하게 읽어내는 스스로가 느껴져서 기분이 묘했다. 


6. 그의 말따나 '자기만의 기준'이 있는 사람들은 매력이 있다. 자기만의 기준이 있다는 것은 완고하고 꽉막혔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함을 인정할 수 있고 유연하게 살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7. 어느새 권지안 작가가 그림을 그리며 살아간지도 십 년이 넘었다고 한다. 여전히 그는 세상의 편견을 마주하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자기에 대해 더 분명하게 알게되고 자기가 바라는 성공이 무엇이며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내고 싶은지가 더욱 뚜렷해졌다고 했다. 


8. 나또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성실하게' 살아내고자 한다. 그리고 그가 스스로에게 '나는 충분히 괜찮게 살아내고 있다'고 응원하고 칭찬하듯 누구보다 나 스스로 인정하고 응원해주는 삶을 살아보자며 다짐해본다. 




[와닿은 문장]

🏷기록을 남기는 것은 분명히 필요하다. 기록을 해야만 기억이 생긴다. 하나로 정의될 수 없는 나라는 존재를 잃어버리거나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86p)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다. 그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때 모든 이는 최대의 가능성을 가진다. (106p)


🏷내가 무엇을 바라고 진정으로 원하느냐에 따라 나에게 일어나는 일이 결정된다. 내가 알고 있는 내가 전부라는 착각은 버려야 한다. 우리은 스스로가 아는 것보다 훨씬 강하고 더 대단한 사람일 수 있다. (128-129p)


🏷고이지 않고 나아가는 힘,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작하는 힘을 얻게하는 것은 결국 나의 지난 시간들이 아닐까. 나답게 행동했던 모든 것이 결국 나를 보호하는 새로운 장치가 되어준 셈이다. (193p)


🏷스스로를 갖추어가는 과정이야말로 노력을 필요로 하고, 끝없이 지속하는 노력 속에서 또 다른 기회를 발견해나간다. (202p)


🏷지나온 시간을 돌아볼 때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내 삶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 사실이 너무 기쁘다. (227p) 


+자기에 대해 잘 모르겠어서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내거나, 혹은 자존감을 높이는 문장들이 필요한 분들께 이 책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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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의 통찰 - 국제질서에서 시대의 해답을 찾다
정세현 지음 / 푸른숲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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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푸른숲'으로부터 책 <정세현의 통찰>을 지원받아 읽기 전까지, '나 스스로 정치에 이다지도 관심이 없었던가?' 하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했다. 


경제를 공부하는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요즘에서야, 국가에서 어떤 것에 중심을 두고 그에 따라 어떤 정책을 펼치는지가 나의 생존과 가깝게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고 있을 뿐이었다. 


사실 정치도 잘 모르면서 그의 책을 읽어보고싶다고 생각했던 건, 그가 '그동안 일하면서 받은 급여가 국민의 세금으로 이뤄진 것이었으며 국제정치와 남북관계에 대한 전문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다시 세상에 내놓아야 한다'는 말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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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현재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받아들여 그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중심은 늘 움직였다. 앞으로 우리 외교가 지향해야 할 바를 제대로 찾기 위해서는 어떤 국제질서 속에서 살았는지 과거와 현재를 제대로 이해하고 성찰해야 한다. (39p)


🏷 싫고 좋은 것이 결정되면 그다음부터 선악으로 대체해 버리게 된다. '쟤는 미워, 나빠', 이런 생각에   빠져 있으면, 즉 싫은 것을 나쁜 것으로 여기게 되면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안 보인다. 못 찾는다. (79p)


🏷 싫어도 함께 살아야 한다고 설득하기 쉽지 않지만 현실에서 정책을 세우고 국정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은 어느 것이 이익이 되는가 먼저 생각하고 현실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 (14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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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가장 뇌리에 박힌 단어는 '자국 중심성'이었다. 분명 정치적 단어였음에도 나는 나의 이야기로 들렸다. 


직장생활 초반에 거래처와 연락을 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실수가 '선 넘은 배려'였기 때문이었다. 딴에는 우리회사와 일하는 곳이니까 시작부터 끝까지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좋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보다 못한 대표님이 내게 말했다. 

"너는 네가 속한 회사의 이익을 생각하는 게 먼저야. 자꾸 일하면서 착한 사람이 되려고 하지마." 


정세현님이 대학 시절에도 교수님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들었다고 했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일을 해야 한다. 국제정치의 세계에서 내 나라와 남의 나라를 분별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어느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 분주하게 뛰었는지 알 수 없는 그런 어리석은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지금은 그나마 사회생활을 한지 좀 된 덕분인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는 노력 덕분인지, 호구가 되지 않으려 노력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을 배제하는 것이었고, 무엇이 우선인지를 정리해두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사회생활에서도 중심을 지켜내야 하는 순간이 빈번하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만나 같이 일하게 되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내 취향인지 아닌지 보다도 원하는 결과를 도출해내기 위해서 필요한 만큼의 관계를 유지하고 서로에게 유익한 결과를 내도록 의견을 조율하는 일도 그렇다. 


정치도 크게 다르지는 않겠지만 그 무게가 조금 더, 아니 조금 많이 무거운 것이겠다. 한 나라의 리더를 뽑는 과정에서도 내가 응원하는(내 마음이 가는) 그런 사람이 되느냐 안되느냐보다 어떤 리더가 됐을 때 우리나라가 중심성을 잘 지켜가며 나아갈 수 있을지가 더 중요한 기준이라는 걸 잘 기억해두어야겠다. 


국제질서와 정치외교에 관심있는 이들과, 자신의 세계를 조금더 넓혀보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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