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온도 - 한 시인의 시에 대한 대화록
김선규 지음 / 아시안허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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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관계의 온도』를 읽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정말 저마다의 온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까워야만 좋은 관계도 아니고, 관심을 많이 표현한다고 해서 반드시 따뜻한 관계가 되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특히 <춘천행>의 “무탈함에는 리듬이 있었다”라는 문장이 오래 남았습니다. 빠르게 살아가는 것만이 잘 살아가는 방법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의 흐름처럼 사람에게도 각자의 속도와 리듬이 있다는 것을 시를 통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시장(嘶腸)이 반찬이다>에서는 밥을 짓고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를 하는 평범한 일상을 통해 ‘잘한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게 했고, <수행자>에서는 화를 무조건 참거나 삭이는 것이 아니라 내 감정을 제대로 바라보는 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캐묻지 마라>의 “물어봐주는 것만 애정이다 / 꼬치꼬치 캐묻는 것은 애증이다”라는 구절이 인상 깊었습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관심과 간섭의 경계를 놓치기 쉬운데, 때로는 더 묻지 않고 기다려주는 것도 관계를 위한 배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과 이별을 다룬 시들도 마음에 남았습니다. <무정블루스>의 “내가 너를 잊을까 두렵다”라는 문장에서는 관계가 끝난 뒤에도 사람의 마음과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연, 일상, 가족, 사랑, 외로움과 자기 성찰까지 여러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결국 한곳으로 모이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인 것 같습니다.

시를 한 편씩 천천히 읽으며 관계의 거리와 말의 온도, 그리고 내 마음을 돌아볼 수 있었던 시집입니다. 읽고 난 뒤에도 몇몇 문장이 일상 속에서 문득 떠오르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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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역류 2027년 경제전망 - 2027년을 결정지을 20대 경제트렌드
김광석 지음 / 이든하우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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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돈의 역류 2027년 경제전망』은 2027년 경제를 단순히 경기의 좋고 나쁨으로 바라보기보다, 지금 세계에서 돈과 자본이 어디로 움직이고 있는지를 살펴보게 하는 책이다.

저자가 말하는 ‘역류’라는 개념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저성장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도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막대한 자본이 움직이고 있고, 미중 경쟁과 전쟁, 보호무역, 공급망 재편 등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경제 전체는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흐름이 함께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 이해하기 좋았다.

특히 AI에 대한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AI를 새로운 서비스나 기술로만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전력, 투자와 일자리까지 연결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AI가 성장한다고 해서 그 혜택이 모든 산업과 사람에게 같은 속도로 전달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생각해볼 만했다.

전쟁과 미중 패권 경쟁, 공급망 변화에 대한 부분도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전쟁이 끝난다고 해서 경제가 이전의 모습으로 그대로 돌아가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설명처럼, 한 번 바뀐 공급망과 국가 간 관계는 이후의 경제 구조에도 오랫동안 영향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부부채와 재정 문제, 토큰증권 등 금융의 변화까지 다루고 있어 내용의 범위가 넓은 편이다. 경제에 익숙하지 않다면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지만, 각각의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기보다 큰 흐름을 따라가며 읽으면 2027년 경제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책이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경제 전망을 단순히 ‘무엇이 오를까, 무엇이 내려갈까’의 문제로만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경제가 좋아져도 개인의 상황은 어려울 수 있고, 경제가 어려워도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변화의 방향을 읽고 그 안에서 내가 무엇을 준비할 것인지 생각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AI 시대의 경제 변화와 2027년의 세계경제 흐름을 한 번에 살펴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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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짧은 혁신의 역사
앤드루 리 지음, 김광수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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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짧은 혁신의 역사』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혁신’의 이미지를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하는 책이다. 혁신이라고 하면 새로운 것을 처음 만들어낸 천재적인 인물이나 한순간의 위대한 발견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책은 실제 역사를 따라가며 혁신이 그렇게 단순하게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페니실린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플레밍의 발견만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페니실린의 역사가 완성된 것이 아니라, 이후 여러 연구자와 기술자들이 발견을 발전시키고 실제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 갔다. 하나의 혁신 뒤에 수많은 사람의 시행착오와 협업이 있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책은 바퀴와 농업, 인쇄술부터 증기기관, 전기, 자동차, 비행, 컴퓨터와 AI까지 다양한 사례를 폭넓게 다룬다. 시대가 달라져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등장하고, 그것이 다른 사람의 손을 거치며 개선되고 확산되는 과정에는 비슷한 모습이 반복된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혁신을 ‘발견의 순간’만으로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조금 다르게 조합하거나, 너무 당연해서 지나쳤던 문제를 다시 바라보는 것 역시 혁신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나면 혁신이 거창한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AI가 빠르게 발전하는 지금 읽어도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이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누가 처음 만들었는가’에만 관심을 두기보다, 그 기술이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했고 사람들이 어떻게 활용하고 바꾸어 왔는지를 함께 바라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혁신의 역사를 통해 과학과 기술뿐 아니라 인간의 협업과 지식의 공유가 어떻게 세상을 바꾸어 왔는지 생각해 보고 싶은 분께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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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따위 멸망해도 ㅣ 사계절 1318 문고 155
남유하 지음 / 사계절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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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세상 따위 멸망해도』 사랑 편(LOVE ver.)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남유하 작가의 『세상 따위 멸망해도』 사랑 편(LOVE ver.)을 읽었다. 제목만 보면 세상의 멸망이라는 거대한 사건을 다룬 이야기처럼 느껴지지만, 세 작품을 읽고 나니 오히려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 오래 남았다.

「빛나지 않아」에서는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빛으로 확인하려는 연우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조금씩 있는 것 같다. 특히 마지막에 연우가 자기 자신을 안아주는 장면이 따뜻하게 다가왔다.

표제작 「세상 따위 멸망해도」는 세상에 둘만 남게 된 상황에서 서로의 상처를 마주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오히려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할 때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살아남은 아이들」은 안전하게 보호받는 공간과 그 밖의 세상을 대비하면서, 기억과 선택에 대해 생각하게 했다. 기억을 잃는 것이 두렵고, 안전한 곳을 벗어나는 것이 두렵더라도 결국 자신의 선택을 해야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오래 남는다.

세 작품의 배경과 이야기는 서로 다르지만 사랑, 이해, 기억, 선택이라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세상이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이해하고 싶어 하는 마음, 자신을 놓지 않는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책을 덮고 난 뒤 제목이 처음보다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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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인간학
최병석 지음 / 좋은세상바라기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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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AI를 편리하게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책은 많지만, 이 책은 한 걸음 더 들어가 ‘AI에게 무엇까지 맡겨도 되는가’를 묻는다. 특히 생각을 외주 준다는 것이 단순히 글이나 일을 대신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혼란과 의심, 판단과 선택의 시간까지 넘기는 것일 수 있다는 부분이 오래 남았다.

AI가 답을 빠르게 만들어주는 시대일수록 그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과정이 더 중요해졌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편리함을 무조건 좋은 것으로만 보지 않고, 때로는 불편하게 고민하는 시간이 인간에게 필요한 과정일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점도 좋았다.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보다 AI를 사용하면서도 내 생각과 판단, 책임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를 돌아보게 하는 책이었다. AI를 자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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