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습관 노트 - 이뤄 내는 힘을 내 삶에 들이는 법
김종원 지음 / 청림Life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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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습관에 관한 책을 읽을 때면 한편으로는 기대가 되고, 한편으로는 조금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좋은 습관을 만들려면 매일 꾸준히 해야 하고, 정해진 시간에 실천하고, 중간에 포기하지 않아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김종원의 『100일 습관 노트』를 읽으면서는 그런 부담이 조금 달라졌다. 이 책은 단순히 ‘100일 동안 무엇을 꾸준히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 습관을 통해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태도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책에 가까웠다.

특히 좋았던 것은 습관을 거창한 목표에서 시작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책의 1장 ‘이루는 습관’에서 저자는 “시작하는 마음도 하나의 습관이다. 쉽게, 가볍게, 간단하게 시작하라.”고 이야기한다. 이어 “시작은 초라할수록 더 좋다.”는 문장이 나온다.

이 문장이 오래 남았다.

무언가를 시작할 때 우리는 처음부터 제대로 하고 싶어 한다. 계획도 잘 세우고 싶고, 준비도 완벽하게 하고 싶다. 그러다 보면 정작 시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처음부터 대단한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루에 조금씩 하는 것, 어설퍼도 일단 시작하는 것 역시 하나의 습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100일이라는 숫자도 그렇게 바라보면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100일 동안 한 번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중간에 흐트러지더라도 다시 돌아오는 연습을 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습관 만들기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장 ‘다정한 습관’에서는 습관의 방향이 조금 더 안쪽으로 향한다.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준 것만 세상으로부터 받을 수 있다.”

이 문장을 읽으면서 내가 평소 나 자신에게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됐다.

다른 사람에게는 괜찮다고 말하면서 정작 나에게는 왜 그렇게 엄격한지, 작은 실수 하나에도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게 된다.

습관이라고 하면 운동이나 독서, 공부처럼 눈에 보이는 행동부터 떠올리기 쉽지만, 나에게 어떤 말을 건네는지도 반복되는 습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3장 ‘지적인 습관’에서는 조금 천천히 가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지름길을 찾으려는 마음 자체를 지우자.”

빠르게 배우고 빨리 결과를 얻는 것이 익숙한 시대에 오히려 이런 이야기가 더 눈에 들어왔다. 무엇이든 효율적으로 해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과정에서 놓치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천천히 읽고, 직접 생각하고, 한 번 더 질문하고, 내가 이해한 것을 내 말로 정리하는 과정이 결국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드는 것 같다.

특히 책을 읽을 때도 ‘몇 권을 읽었는가’보다 ‘한 문장을 읽고 무엇을 생각했는가’가 더 중요할 때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말하는 느린 과정은 단순히 속도를 늦추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내 삶에 조금 더 깊이 머무르는 방법처럼 느껴졌다.

4장 ‘현명한 습관’에서는 “인생이 무거워질수록, 나는 가벼워지는 게 좋다.”는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살다 보면 해야 할 일도 많아지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신경 쓸 일도 많아진다. 이미 지나간 일을 계속 생각하거나 내가 어쩔 수 없는 일까지 붙잡고 있으면 하루가 금방 지쳐버린다.

그래서 가끔은 더 열심히 하는 것보다 덜어내는 것이 필요한 순간도 있다.

모든 일에 반응하지 않고, 모든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애쓰지 않고, 내가 책임질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것.

이런 태도 역시 연습을 통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5장 ‘나다운 습관’에서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태도를 이야기한다.

“통제할 수 있는 곳에 집중하며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을 잊는다. 그래서 태도가 곧 모든 것이다.”

이 문장은 책 전체의 이야기를 다시 돌아보게 했다.

결국 습관이라는 것은 단순히 매일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반응하고, 무엇에 마음을 쓸 것인지도 반복되면서 나의 생활 방식이 된다.

100일이라는 시간 동안 내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하지만 매일 조금씩 나의 행동과 생각을 살펴보고, 필요한 것은 바꾸고, 놓친 것은 다시 시작하는 일은 가능하다.

그래서 『100일 습관 노트』는 습관을 만들고 싶은 사람뿐 아니라 요즘 생활의 리듬을 다시 정리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잘 맞는 책이라고 느꼈다.

특히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도 며칠 지나면 흐지부지되는 사람, 무엇이든 처음부터 잘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시작을 미루는 사람, 스스로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사람이라면 책 속 문장들이 조금 다르게 다가올 것 같다.

습관을 만드는 데 꼭 거창한 결심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오늘 조금 일찍 시작하고, 한 가지를 끝까지 해보고, 나에게 조금 더 다정한 말을 건네고, 불필요한 감정에 오래 머물지 않고,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

어쩌면 이런 작은 선택들이 쌓여서 결국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 되는지도 모르겠다.

『100일 습관 노트』를 읽고 나니 ‘100일 동안 무엇을 해낼까?’라는 질문보다 ‘나는 매일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조금 더 오래 생각하게 됐다.

습관을 바꾸고 싶지만 거창한 계획부터 세우고 싶지는 않은 사람, 꾸준함 때문에 자주 좌절했던 사람, 그리고 조금 더 나다운 방식으로 하루를 살아가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나만의 한 줄 서평

습관을 만든다는 것은 나를 끊임없이 바꾸는 일이 아니라, 오늘의 나를 조금 더 잘 돌보면서 내가 원하는 삶으로 천천히 걸어가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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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직원을 뽑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김경태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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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사업을 시작할 때는 매출이나 고객,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고민이 먼저일 것이다. 혼자 일할 때는 내가 알아서 처리하면 되는 일이 많지만, 직원 한 명을 채용하는 순간부터 상황이 달라진다. 근로계약서는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급여는 어떻게 계산해야 하는지, 주휴수당은 무엇인지, 프리랜서와 근로자는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지 등 새롭게 알아야 할 것들이 생긴다.

《첫 직원 뽑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은 바로 그 시점에 필요한 책이다. 특히 직원을 처음 채용하는 소규모 사업주나 예비 창업자라면 막연하게 어렵게만 느껴졌던 노동법과 노무 관련 내용을 현실적인 상황에 맞춰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부분은 “근로기준법을 모르고 직원을 고용한다는 것은 도로교통법에 무지한 '무면허 학생이 아빠차를 몰고 도로로 나서는 것만큼 위험한 일입니다.”라는 문장이었다.

직원을 채용한다는 것이 단순히 사람을 한 명 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사업주에게도 지켜야 할 기준과 책임이 생긴다. 이 문장이 조금 강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그래서 오히려 책이 말하고 싶은 핵심이 분명하게 전달됐다. 잘 몰라서 놓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처음부터 기본적인 내용을 알고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근로기준법을 사업주를 압박하는 규정처럼만 설명하지도 않는다.

“근로기준법은 사업주를 괴롭히려는 법이 아닙니다. 근로기준법을 잘 아는 것은 사업주 본인을 위해서도, 사업을 안전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도 필수입니다.”

이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법을 지키는 것은 직원만을 위한 일이 아니라 결국 사업주 자신을 보호하는 일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귀찮고 복잡해 보이는 근로계약서나 급여 관련 기록이 나중에는 서로의 권리와 책임을 확인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프리랜서와 근로자의 구분에 대한 내용도 실제 현장에서 혼동하기 쉬운 부분이라 관심 있게 읽었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계약서에 '프리랜서'라고 적어두면 프리랜서로 처리되는 것처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책에서는 형식적인 명칭보다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일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결국 '이 사람을 뭐라고 구분해 채용했는지'보다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근무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직원을 채용할 때 단순히 계약서의 명칭만 정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근무 형태까지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짚어준다는 점에서 유용했다.

근로계약서에 대한 부분도 마찬가지다. 처음 직원을 채용하면서 계약서를 작성하는 일이 서로를 믿지 못해서 하는 절차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면 생각이 조금 달라진다.

“근로계약서 역시 추후 분쟁 발생 시 강력한 증거가 되기 때문에 입증 자료로서의 역할도 갖습니다.”

처음부터 근무시간, 임금, 휴게시간 등 중요한 내용을 분명하게 정해두는 것은 직원과 사업주 모두에게 필요한 일이다. 문제가 생긴 뒤에 기억을 맞춰보는 것보다 처음부터 기준을 명확하게 해두는 편이 훨씬 낫다.

급여와 관련된 내용에서는 주휴수당도 눈여겨볼 만했다. 근무시간을 정하고 급여만 지급하면 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급여 계산에는 확인해야 할 내용이 더 있다. 특히 사업장의 상황과 근로시간을 고려해 채용하고, 실제 근무시간을 기준으로 주휴수당 등을 계산해야 한다는 점은 처음 직원을 채용하는 사람이라면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겠다.

이 책의 장점은 노동법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내용을 지나치게 어렵게 풀지 않는다는 데 있다. 법률 용어를 전부 외우게 하는 책이라기보다, 직원을 채용하기 전에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하나씩 짚어주는 실무 안내서에 가깝다.

사업을 처음 시작한 사람에게는 직원 채용 자체가 큰 변화일 수 있다. 매출이나 고객이 늘었다는 반가운 이유로 사람을 뽑게 되더라도, 그 순간부터 사업주가 알아야 할 책임도 함께 늘어난다.

그래서 첫 직원을 뽑기 전에 이 책을 한 번 읽어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노동법 내용을 완벽하게 기억할 필요는 없더라도 근로계약서, 근로시간, 임금, 주휴수당, 4대 보험 등 어떤 부분을 확인해야 하는지 알고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차이가 있을 것이다.

특히 직원 채용이 처음인 소상공인이나 예비 창업자라면 막연하게 인터넷 검색만 반복하기보다 기본적인 틀을 잡는 데 도움이 될 책이다. 실제 채용 과정에서 궁금한 부분이 생겼을 때 다시 펼쳐보는 참고서로 활용하기에도 괜찮아 보인다.

처음 직원을 뽑는 일은 단순히 사람 한 명을 구하는 일이 아니다. 혼자 운영하던 사업이 사람과 함께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이고, 그만큼 사업주가 알아야 할 것도 많아지는 순간이다.

그 시작을 조금 덜 막막하게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한 줄 평: 첫 직원을 뽑는 일이 단순히 사람 한 명을 구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해준 현실적인 노무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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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가 싸웠어요
다그마 가이슬러 지음, 양혜영 옮김 / 윌마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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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엄마 아빠가 싸웠어요』는 부모의 다툼을 바라보는 아이의 마음을 섬세하게 담아낸 그림책이다. 어른에게는 지나가는 부부싸움일 수 있지만, 아이에게는 부모의 표정과 목소리, 집 안의 분위기 하나하나가 크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책의 시작에서 “아무리 좋아하는 사이여도, 누구든 살다 보면 싸울 때가 있어요.”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부모도 늘 사이가 좋을 수만은 없고, 가까운 사람일수록 때로는 마음이 부딪힐 수 있다는 사실을 아이의 눈높이에서 설명한다. 그래서 이 책은 처음부터 ‘부모는 절대 싸우면 안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지 않는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다툼이 생겼을 때 그다음에 무엇을 하느냐는 데 초점을 맞춘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부모가 싸우는 모습을 보는 일이 생각보다 큰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혹시 부모님이 헤어지는 것은 아닐까, 내가 무엇인가 잘못한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할 수도 있다. 어른이라면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장면이 아이에게는 오래 마음에 남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화해에 대한 설명이었다.

“진짜 중요한 건 화해하는 과정이에요. 왜 마음이 상했는지 차분하고 솔직하게 대화하는 거죠.”

싸우지 않는 관계만이 좋은 관계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현실에서는 갈등을 완전히 피하기 어렵다. 그래서 아이에게 필요한 것도 ‘갈등이 없는 관계’의 모습만은 아닐 것이다. 마음이 상했을 때 어떻게 이야기하고, 잘못한 부분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다시 관계를 회복하는지를 보여주는 것 역시 중요한 배움이 될 수 있다.

책에서는 부모가 사과하고 화해하는 모습을 통해 그 과정을 보여준다. “가끔 다투더라도 사과하고 화해하는 일이야말로 정말 멋진 거라고.”라는 문장이 특히 오래 남았다. 아이에게 사과는 약한 사람이 하는 행동이 아니라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행동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야기는 부모와 아이의 관계에서 끝나지 않는다. 아이는 부모의 모습을 보면서 친구와의 관계에서도 갈등을 풀어가는 방법을 배운다. 부모가 보여준 사과와 화해의 모습을 아이가 자신의 생활 속 관계에 적용해 보는 것이다.

이 부분이 이 그림책의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부모님이 싸워서 속상했던 아이’의 이야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경험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가 관계를 배우는 이야기로 이어진다.

아이와 함께 읽는다면 “엄마 아빠가 싸울 때 아이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친구와 싸웠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것은 왜 어려울까?” 같은 질문을 나눠봐도 좋겠다. 정답을 알려주기보다 아이가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떠올려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림책이다.

부모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아이에게 완벽한 부모의 모습만 보여주는 것이 정말 필요한지, 아니면 실수했을 때 사과하고 관계를 다시 회복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는 것이 더 현실적인 배움이 될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엄마 아빠가 싸웠어요』는 부모의 다툼을 다룬 책이지만 결국에는 ‘관계’에 관한 이야기다. 가까운 사람과도 갈등이 생길 수 있고, 때로는 서로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이후에 대화하고 사과하고 다시 마음을 나누는 과정도 관계의 중요한 일부라는 것을 아이의 눈높이에서 보여준다.

아이에게 갈등을 피하는 방법만 가르치기보다 갈등이 생겼을 때 어떻게 다시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지를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부모라면 읽어볼 만한 그림책이다.

나만의 한 줄 서평
싸우지 않는 관계보다, 마음이 상한 뒤 다시 이야기하고 사과하며 관계를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이에게 더 오래 남을 수 있음을 생각하게 한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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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심 - 내 삶에 내렸던 아름다운 소나기들
차석용 지음 / 열린책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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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하심』은 차석용 회장의 경영 경험을 담은 책이지만, 책을 다 읽고 난 뒤에는 경영보다 ‘사람’이라는 단어가 더 오래 남았다.

처음에는 오랜 시간 기업을 이끌어 온 경영자의 이야기인 만큼 조직을 운영하는 방법이나 리더십에 관한 내용이 중심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현장에서의 경험과 경영에 대한 이야기가 곳곳에 등장한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결국 질문은 사람에게 돌아온다. 어떤 마음으로 사람을 대했는지, 함께 일하는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 그리고 성공을 좇는 과정에서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얼마나 돌아보았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저자가 자신의 성공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잘했던 결정이나 성과뿐 아니라 지나고 나서 돌아보게 되는 순간들도 함께 담겨 있다. 그래서 한 사람의 경영 이력이 아니라 한 사람이 살아온 시간을 들여다보는 느낌이 있었다.

책 앞부분의 “마음이 흔들릴 때 필요한 것은 더 강한 의지가 아니라, 우리를 처음 정한 길로 되돌리는 원칙입니다.”라는 문장은 책 전체를 이해하는 데 좋은 출발점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흔들릴 때마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때로는 의지를 더 끌어올리는 것보다 처음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을 다시 확인하는 일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경영 현장에서 사람을 대하는 방식에 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았다. 특히 대안 없이 사람을 몰아붙이면 사람은 변화하기보다 살아남을 방법부터 찾게 된다는 내용은 조직뿐 아니라 교육이나 일상적인 관계에서도 생각해 볼 만했다. 누군가가 어떤 일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단순히 의지가 부족하다고 판단하기 전에, 그 사람이 방법을 알고 있는지,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인지 살펴보는 것이 먼저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인생은 보물을 찾는 여정이 아니라, 이미 우리 곁에 있는 보물을 알아보는 과정인지 모릅니다.”라는 문장도 오래 남았다.

우리는 늘 더 좋은 것을 찾느라 바쁘게 살아간다. 더 나은 성과, 더 좋은 기회, 지금보다 나은 삶을 생각하면서 앞을 바라본다. 그런데 그렇게 달려가다 보면 정작 지금 곁에 있는 사람과 평범한 일상의 가치를 놓치기도 한다. 이 문장을 읽고 나니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얼마나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는지 돌아보게 됐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자신의 일과 성장을 위해 열심히 살아온 시간이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가까운 사람의 마음을 충분히 살피지 못했던 순간을 돌아보는 부분에서는 성공한 경영자의 모습보다 한 사람의 솔직한 모습이 더 크게 느껴졌다.

“자유란 혼자 높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을 외롭게 두지 않는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것을...”이라는 문장은 자유와 성공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가까운 사람을 계속 외롭게 만들고 있다면 그것 역시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반부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도 좋았다. “인연의 가치는 함께한 시간의 길이가 아니라 서로에게 남긴 흔적의 깊이에 있습니다.”라는 문장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지나온 사람들을 떠올리게 됐다. 오래 알고 지낸 사람만 의미 있는 인연은 아닐 것이다. 짧게 만났지만 오래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고, 무심코 건넨 말 한마디가 누군가에게 힘이 되었을 수도 있다.

그래서 『하심』에서 말하는 ‘낮춤’은 단순히 자신을 낮추라는 의미로만 읽히지 않았다. 내가 혼자 잘해서 지금의 자리에 온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 나를 도와준 사람과 함께했던 시간을 잊지 않는 것, 그리고 지금의 나를 가능하게 한 관계들을 돌아보는 마음에 더 가까웠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점은 ‘성공한 사람처럼 살아야 한다’는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성공 이후에 무엇을 돌아봐야 하는지, 바쁘게 살아가는 동안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경영이나 리더십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되겠지만, 꼭 기업을 운영하거나 조직을 이끄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직장에서 사람을 대하는 방식, 가족과의 관계, 내가 지나온 인연을 돌아보는 일까지 여러 방향으로 생각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덮고 나서 가장 오래 남은 질문은 ‘나는 얼마나 높이 올라갈 것인가?’가 아니었다.

오히려 ‘나는 지금 누구와 함께 가고 있는가’, ‘내가 너무 앞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흔적을 남기고 있는가’에 가까웠다.

성공한 경영자의 삶을 다룬 책을 읽었는데, 마지막에는 내 삶을 돌아보게 되었다는 점에서 『하심』은 꽤 오래 기억에 남을 책이다.

성공과 성장에 관한 책을 찾고 있다면 물론이고, 요즘 너무 앞만 보고 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에게도 권하고 싶다. 잠시 걸음을 늦추고 내가 가진 것과 곁에 있는 사람들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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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어 사용설명서 - 모르면 뒤처지는 트렌드 영단어
북킷 지음 / 넥서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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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영어를 공부하면서 이런 경험이 한 번쯤은 있다. 분명 아는 단어들인데 문장 전체를 읽으면 무슨 뜻인지 바로 들어오지 않는 순간이다. 단어를 더 외워야 하나 싶지만, 막상 사전을 찾아보면 단어 자체는 이미 알고 있는 경우도 많다. 『요즘 영어 사용 설명서』를 읽으면서 그 이유를 조금 알 것 같았다. 영어는 단어의 뜻만 알아서는 충분하지 않고, 그 단어가 어떤 상황과 문화 속에서 사용되는지를 함께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일상과 라이프스타일, 문화와 사회, 일과 경제, 디지털 라이프, 마음과 성장이라는 다섯 가지 영역에서 요즘 실제로 사용되는 영어 표현 100개를 소개한다. 단순히 새로운 단어와 우리말 뜻을 정리해 놓은 책은 아니다. 표현이 실제 영어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보여주는 ‘In the Wild’와 관련 표현과 문화적 배경을 살펴보는 ‘In the Know’를 통해 단어가 살아 있는 맥락을 함께 보여준다.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우리가 익숙하게 접하는 사회 현상이나 생활 방식이 영어 표현으로 만들어져 있다는 점이었다. clapback, bookshelf wealth, FOBO, underconsumption core 같은 표현을 따라가다 보면 영어 공부와 함께 지금 사람들이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생활하는지도 자연스럽게 살펴보게 된다.

예를 들어 ‘clapback’은 단순히 상대에게 되받아치는 행동으로만 이해하기보다, 책에서 설명하듯 “참지 않되, 품위를 잃지 않는 대응의 기술”이라는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bookshelf wealth’ 역시 책이 많다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 자신이 살아온 시간과 취향, 여행과 경험이 책장에 쌓여 있다는 문화적 의미를 담고 있다.

FOBO를 다룬 부분도 기억에 남는다.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더 좋은 선택을 계속 찾다가 오히려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을 설명하면서 “어느 순간엔 ‘이 정도면 충분’이 정답이야.”라는 문장을 보여준다. 영어 표현 하나를 배우면서 동시에 지금 우리의 생활 방식까지 생각해 보게 되는 부분이다.

번역된 지문이 함께 제공되는 점도 좋았다. 영어 표현을 문장 하나로만 외우는 것이 아니라 실제 기사나 뉴스레터, 인터뷰 등에서 어떤 상황에 등장하는지를 먼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표현의 뜻을 알고도 실제 문장에서 만나면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를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영어 공부에 대한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새로운 단어를 얼마나 많이 외웠는가보다, 이미 알고 있는 단어가 어떤 맥락에서 다른 의미와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지를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 단어를 외우는 데 익숙하지만 실제 영어 기사나 SNS, 뉴스레터를 읽을 때는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에게 특히 잘 맞을 것 같다. 영어를 공부하면서 동시에 요즘의 문화와 사회 현상까지 함께 살펴보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요즘 영어 사용 설명서』는 영어 표현을 많이 외우게 하는 책이라기보다, 영어를 만났을 때 “이 말은 왜 여기에서 이렇게 쓰였을까?”라고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단어를 아는 것과 영어를 이해하는 것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면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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