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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드릴게요 - 정세랑 소설집
정세랑 지음 / 아작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8편의 단편소설이 생각보다 쉽게 읽히지 않았다. 사실 판타지나 sf를 좋아하지 않고 관계보다 한 사람 특히 나 자신의 내면에 깊이 들어가는 것을 좋아한다.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와 조정래 선생님의 ‘태백산맥’을 비롯한 작품들을 제외하고는 인물이 많은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7교시’와 ‘메달리스트의 좀비 시대’ 두 작품이 마음에 들었다. 7교시 현대사 수업을 통해 이론적으로 전해지는 미래의 모습이, 과거의 현실을 이해하기 힘든 우리 모습 같았다. 사실 작가가 그리는 미래의 모습이 너무 심심하고 재미없는 떡볶이와 라면 없는 채소 가득한 식탁같기는 했다. 그럼에도 그것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더 많아지길 바라게 된다.
전국체전, 유니버시아드 대회 금메달리스트 정윤은 옥탑방에 사는 가는 덕에 좀비화를 피한다. 선물용 통조림으르아껴먹으며 하루에 한 발씩 아껴 좀비를 쏜다. 그리고 매일 11시에 찾아오는 눈부신 미소의 승훈을 위해 한 발을 남겨둔다. 이제 더이상 버티기 힘들 때 정윤은 깨끗이 씻고 승훈의 손을 잡아준 후 활시위을 당긴다. 옥상에 누워 마지막을 기다리는 정윤에게 헬리콥터 소리가 들린다. 희망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에, 희망은 건강한 사람에게 사랑받는 사람에게 가능하다는 말을 들은 것 같아 긴장하게 되었다. 첫 양궁 선생님의 사랑이 있어 버틴 선수의 삶, 승훈와의 짧은 사랑으로 마지막까지 견뎠던 정윤의 삶. 그건 사실 정윤 자체의 건강함이 아니었을까. 나는 나를 건강하게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다. 관계로까지 나아가기엔 내 에너지가 작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