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 두려움이 즐거움으로 바뀌는 초등 온라인 글쓰기의 기적
오수민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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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민.

느지막히 시작한 나의 글쓰기 도전은 오수민이라는 이름에서 시작한다.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집에서 가까운 도서관 지하1층에 있는 세미나룸이었다. 8주 코스의 필사문장력강화프로그램 개강일...그녀는 그 모임의 진행자이자 강사로 왔다.

첫날. 조금은 어두웠던 회의장에 들어가자 미리 와있던 중년부인 둘이 맞이한다.

"어서오세요."

그 인사를 들으며 건너편 책상에 자리를 잡았다. 강의시작 시간까지 모여든 사람은 모두 여성들 13명..아아 이것 내가 올 자리가 아닌 것 같은데? 잘못왔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두 명의 남자가 강의장에 들어왔다. 다행이다.

오수민 선생의 첫인상은 빈틈없는 사람? 약력에 보니 서강대 화공생명공학과 연구교수, 한국화학연구원 포닥 등. 화학전공이라.... 그 어려운? 그래서 그런가? 여튼 왠지 말 잘못하면 무안당할 것 같은? ㅎㅎ

글쓰기프로그램은 매주 소설가 김훈 선생의 책을 읽고 별점을 주고 그 이유를 발표. 김훈의 소설에서 발췌한 문단을 읽고 단상발표, 문장분석, 해당 문장이 좋은 이유를 발표하고 그 글틀을 이용하여 작문활동을 한다. 목요일 오후에 수업이 끝나면 다음주 글감을 선생님이 회원들의 이메일로 보내주고 학생들은 글쓰기를 하여 월요일 저녁까지 송부했다. 다음주 목요일날 다시 회원들이 만나서 각자의 단상과 작문을 발표하고 회원과 선생님의 평가를 받는 과정을 거친다. 8주 동안 김훈의 <남한산성>, <강산무진>, <하얼빈>, <내가 읽은 책과 세상>, <자전거여행1>, <연필로 쓰기> 등의 작품을 섭렵했다.

나를 비롯한 회원 모두 매주 기대감을 갖고 글쓰기에 참여했다. 시간이 갈수록 글쓰기 실력이 늘었다. 글을 읽고 쓰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알아가는 8주였다. 오수민 선생에게 놀란 것은 회원들이 쓴 작문을 꼼꼼하게 평가해주면서 그 글의 잘된 점, 좋은 점을 말해주는 것이었다. 나로서는 도저히 발견할 수 없는 포인트들을 골라내어 글쓴이를 우쭐하게 만들만큼 칭찬을 해주는 것이었다. 칭찬받은 사람들의 글은 날마다 좋아졌다. 무엇보다 글쓰기가 재미있어졌다는 것이 큰 수확이었다. 자신을 표현한다는 것이 이렇게 기쁜 일이었던가? 이걸 하고 싶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오수민선생의 글을 보는 안목이 부러웠다. 나는 그런 안목을 갖게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른 사람이 쓴 글에서 좋은 점을 발견하고 내것으로 만들기 위해. 나는 전보다 글을 꼼꼼하게 읽는 습관을 가지려고 한다. 손가락으로 집어가면서 느리게, 음미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처럼. 그 안에서 좋은 것들을 찾아내기 위해. 글쓴이의 마음을 알기 위해..글쓴이의 생각과 의도를 알아내기 위해...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오수민 선생이 늘 강조하듯 즐겁게, 지금도 즐겁게 내일도 즐겁게 하고 있다. 지칠 때는 책을 던져 버린다. 멍때리고 있으면 다시 책을 집어 들고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아아 글쓰기가 이렇게 즐거운 일이었나? 새삼 항상 옆에 있던 친구를 이제사 발견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루 세 줄씩만 쓰자. 뭐라도....

그런데..

이 글쓰기의 고수 <오수민 선생>이 인생 첫 단독저서를 펴냈다.

이름하여 <아이들이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글을 써보기도 전에 두려움을 알아버린 아이들…어떻게 치유하고 글쓰기의 즐거움을 회복할 수 있을까?

자녀들이 책을 읽지 않아 고민하는 학부모님이나 아이들에게 올바른 글쓰기를 지도하고 싶은 선생님이 읽어야할 필독서.

아이들 글쓰기 지도에 노련한 전문가... 오수민 선생님이 그 비결을 알려줍니다.

그녀의 단독저서 <아이들이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에서…..


오수민선생님은

글쓰기 강사로 활동중. 숙명여대 이학박사. 코로나를 겪으며 전국의 어린이에게 글쓰는 재미를 전파하고 있다. 학교, 도서관, 교육청, 한겨례교육에서 강의와 토론을 진행. 충북 CBS라디오 시사포워드에서 코너 <만만한 글쓰기> 진행. 공저로는 <온라인 책모임 잘하는 법>, <그림책 모임 잘하는 법>, <일상 인문학 습관>이 있다.

글쓰기가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까요?

정답은,

(1)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줌

(2) 자기 속도로 제 갈 길을 찾아가게 도와줌

(3) 아이들의 성장으로 돕는 도구

(4) 자신과 외부 세상을 연결해주는 다리

(5) 혼자 생각하고 혼자 글을 쓰면서 내면의 힘을 단단하게 키워줌



이 다섯가지 너무나 중요한 포인트 아닌가요? 어린 자녀들이 있다면 이렇게 귀한 글쓰기를 포기할 수 있나요?

그런데 마음은 굴뚝인데 어떻게 글쓰기에 재미를 붙이고 즐거운 글쓰기가 되게 할 수 있을까? 이게 모든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고민입니다. 거기에 대한 오수민 선생님의 처방전 바로....아래 6가지 원칙

온라인 어린이 글쓰기 프로그램 운영원칙 (51쪽 참조)

(1)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다. 글쓰기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2) 어떤 이야기든 다할 자유를 준다

(3) 공감, 애정, 칭찬을 쏟아붓는다.

(4) 소통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자

(5) 글쓰기를 잘하는 아이들과 비교하지 않는다.

(6) 글쓰기에 부담을 갖지 않도록 한다.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면서 알게 된 것은 <그림책>이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것이었죠. 나이 먹은 사람들이 웬 그림책? 이라는 생각을 당연히 갖고 있었는데 같은 그림을 보더라도 보는 사람의 생각이 모두 다르더군요. 이게 참 재미있는 점이었습니다. 나하고 다른 생각.. 그리고 내가 발견하지 못한 것들을 그림속에서 발견하여 해석해내는 사람들을 보면 참 부럽더군요...그들의 관찰력과 폭넓은 통찰이....

만약 이런 작업들을 나이 먹어서가 아니라 어릴 때 부터 한다면 어떨까요? 정말 대단한 일 아닙니까? 어떻게 그런 모임을 할 수 있나요? 그것에 대한 대답은 오수민 선생의 책 <아이들이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에 모두 들어있습니다.

오수민 선생님의 책속의 책들 (이 책들 나중에 모두 보고싶다)

- 동시집 <전봇대는 혼자다>, 사계절, 2015

- <나는 소심해요, 엘로디 페로탱> 이마주, 2019

- <콜레트가 새를 잃어버렸대!, 이자벨 아르스노>, 상스쿨, 2018 (70쪽)

- <폭풍우 치는 밤에, 기무라 유이치/아베히로시>, 미래앤아이세움, 2005(88쪽)

- <안녕 나의 등대, 소피 블랙올>, 비룡소, 2019 (93쪽)

- <나만의 바다, 바다는기다린섬>, 2017

- <플란다스의 개, 비룡소>, 2004

- <공부가 되는 그리스 로마 신화> 아름다운사람들, 2011(108쪽)

- <이게 정말 마음일까?, 요시타케 신스케> 주니어김영사, 2020(125쪽)

- <샘과 데이브가 땅을 팟어요, 맥 바넷/존 클라센> 시공주니어, 2014(142쪽)

이외도 너무 많은데 다 적지를 못했어요 ㅠㅠ

여튼 오수민 선생님의 책 <아이들이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꼭 한번 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아이들의 인생이 바뀌어집니다.



우리는 자신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모르는게 많습니다.

일상생활에서 감정의 기복을 겪을 때 왜 의기소침해지는지,

왜 불안한 마음이 들고 화가 나는지 원인을 살펴볼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분명 이유가 있을 텐데 무심코 지나쳐버리고 마는 거지요.

이는 자기 마음 안으로 들어가는 문을 찾지 못해서입니다.

글쓰기는 내면의 문으로 이끄는 역할을 합니다.

-아이들이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 오수민, 84쪽-


무엇을 가르칠지 생각하지 말고 학생과 마음으로 연결하라

가르치는 행위는 테크닉이 아니라 교사의 자기 발견에서

나오는 자아정체성과 성실성에서 흘러나온다.

아이들이 어떤 모습인지 눈으로 보지 말고 마음으로 보고 귀를 기울이라

<가르칠 수 있는 용기, 파커 제이 파머> 한문화, 2013



글쓰기 지도 7가지 원칙(102~103쪽)

1. 글을 고치지 않기

2. 필요한 시간만큼 기다려주기

3. 다른 아이의 글과 비교하지 않기

4. 진심으로 감탄하기

5. 잘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말하기

6. 아낌없이 칭찬하기

7. 가르치지 않기


오수민 선생님의 역작 <아이들이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마음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비단 어린이들의 과제만은 아니라고. 어른들도 마음으로 글을 쓰고 싶은 때가 얼마나 많은가? 아니 항상 내 생각과 감정을 적확하게 표현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갖고 있다. 그래서 <어른들이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라는 책도 나와야 하지 않을까? 오수민 선생의 2탄 저서로 <어른들이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가 출간되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오수민 선생님 책 써주실거죠?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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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김훈 지음 / 학고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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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훈의 작품들을 읽어보면 선명한 영상을 보고 있는 것처럼 묘사의 탁월함과 현란함에 마치  무림의 고수가 자유자재로 칼을 쓰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된다. 

p.23  

칸의 눈매는 날카롭고 광채가 번득였다. 상대를 녹일 듯이 뜨겁게 바라보았다. 아무도 칸과 시선을 마추치치 못했다. 칸의 결정은 신속하고 단호했다. 칸은 구운 오리고기에서 뼈를 발라내며 군대의 진퇴를 결정했고, 입을 오물거려 오리뼈를 뱉으며 명령을 내렸다. 그는 사냥개를 좋아해서 몽고와 티베트에서까지 종자를 구했고, 부족장들은 고을을 뒤져 영특한 개를 찾아서 바쳤다. 

(중략) 

칸은 먹고 마시는 일에도 얽매임이 없었다. 싸움이 없는 날에는 진중 군막에서 하루에 여섯끼를 먹었고 싸움이 계속되는 날에는 양고기를 말젖에 적셔 먹으며 며칠씩 버티었다. 

현의 노래 p.65~66 

오줌줄기 부딪히는 소리가 돌 속으로 스미자, 오줌줄기가 몸을 떠나서 쏴-소리가 크게 울렸다. 몸속에서 살이 울리는 소리가 가랑이 사이의 구멍을 퍼져나오고 있었다. 오줌을 눌 때마다 그 소리는 낯설고 멀게 들렸고 소리를 내고 있는 살 구멍의 언저리가 덜렸다. 아라는 놀라서 오줌줄기의 방향을 바꾸었다. 마른 잎이 찢어지고 흙이 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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