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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사 - 영상화 기획 소설
현영강 지음 / 잇스토리 / 2026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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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욕망은 집착을 낳고 집착이 좌절되면 복수를 낳는다.’
표지의 깨지는 향수병 라벨에는 “지옥”이란 단어가 보인다. 지독히도 중독성이 강한 이 향은 마약검사에도 검출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을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내용이 없다. 쥐스킨트의 ‘향수’와는 다른 대목이다. 두 소설 모두 누군가가 죽어나가고 주인공 또한 파멸을 맞지만 ‘향수’는 장편이고, ‘조향사’는 단편이다. ‘향수’는 고전 반열에 이르지만 ‘조향사’는 어떨까?
스토리는 단편이라 언뜻 보면 단순하다고 볼 수도 있다. 과거와 현재, 원인과 결과를 순서대로 배치하지 않아서 긴장감을 끌어올린 것과 드라이한 문체와 긴박한 이야기 전개가 힘을 더하는 작품이라 하겠다. 친구 다정을 구하기 위한 정화의 노력, 과거의 철없던 행동을 끝까지 책임지는 드높은 도덕관념으로 끝을 맺는다.
이 작품을 라캉으로 보면 좀 더 명확하게 다가온다. 이런 면은 ‘향수’도 그러하다. 알 수 없는 향수를 만들고 그것으로 사람을 조정하고 지배하는 것이 그러하다. 욕망은 대상a를 향한다. 가난으로 비롯된 욕망도 육체적 욕망도 마찬가지다. 그 끝이 어딘지 알 수가 없지만 정작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지만 쳇바퀴 돌리는 다람쥐마냥 인간은 끊임없이 그것을 향해 내달린다.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는 이 깊은 수렁은 벗어나기 너무나 어려운 미로와 같다. 욕망의 노예가 되어 마침내 껍데기로 전락한 다정의 모습 – 텅 빈 무의식에 놓인 완벽한 상태가 아닐까 - 에서 무너져가는 수많은 인간군상을 엿보게 된다. 무엇을 핑계로 내세우든 상관없다. 그 끝은 모두 같을 테니까. 다정의 모습과 정화의 부친이 같은 결말을 맞는 것은 원인이 같기 때문이리라. 반면 기자가 되어 자기극복의 면모를 보이는 정화는 자신이 마땅히 받았을 모든 것을 잃었어도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정화는 욕망에서 벗어난 것일까? 니체로 보면 한순간의 자기극복, 즉 위버멘쉬의 모습일 뿐일지도 모르겠지만 그의 모습이 대단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나는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특히 정화의 팔을 물어뜯는 다정을 끝까지 놓지 않고 끌어안는 모습이라니... 그 고통을... 그 원한을 품어내는 정화의 모습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이 이야기로 끝을 맺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수없이 자문했다. 하지만 꼭 해야겠다. 비록 출판사가 싫어하고 어쩌면 작가도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책을 처음 받아들고 느낀 감정은 ‘분노’였다. ‘아니, 어떻게 책을 이렇게 만들지?’하며 혼자 씩씩거렸다 – 이놈의 직업병이란! - . 세상에는 수많은 책이 하루에도 수십 권의 책이 세상에 나온다. 인쇄소에, 제책사에 가만히 앉아있으면 알 수 있다. 이 한 곳에서도 이렇게 많은 책이 나오는데 전국적으로는? 그렇다. 아주 쉽게 알 수가 있는 것이다. 가만히 보면 그 와중에도 빛이 나는 책이 있는가 하면 드물긴 하지만 그렇지 않은 책도 있다. 외면이 중요하다는 얘기가 아니다. 적어도 독자에게 내보이는 작품이 가질 법한 품위는 잃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다. 그건 작가와 작품에 대한, 그리고 독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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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모모(@knitting79books)님의 서평단에 당첨되어 해당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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