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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 깊을수록 미안한 게 많다 - 반야암 지안 스님의 산중 수상록
지안 지음 / 불광출판사 / 2026년 4월
평점 :
1- 불광출판사에서 또 책 한권을 선물받았다.
반야암 지안 스님의 수상록, <인연이 깊을수록 미안한 게 많다>
2- 나는 평소에 정보 습득 목적으로 책을 많이 읽는다.
문학을 많이 읽어보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래서 이번 책에 대한 서평을 어떻게 써야할지 고민되었다.
남들에게 지식을 떠벌리는 걸 좋아하는 내가 이 책의 서평을 어떻게 써야할지.
지금껏 나는 '분석하는 독서'만 해왔지, '느끼는 독서'는 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것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해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솔직하게 써보려고 한다.
3- 목차별로 내가 생각한 주제는 이렇다. 주제마다 그에 맞는 수필이 들어있다.
첫번째는 산과 인간,
두번째는 공존하는 생명과 자연,
세번째는 세월의 무상함,
네번째는 인연의 소중함,
다섯번째는 마음의 빛.
4- 책을 읽고 든 생각은 '나도 이런 글을 쓰고 싶다'였다.
한 구절 한 구절이 이슬 같고 스님이 살아온 결이 느껴졌다.
글에서 풀냄새를 맡고, 밤하늘의 달을 보는 것 같은 포근함을 느꼈다.
스님이 삶을 대하는 태도가 고결해서,
그를 닮고자 필사하고 싶어지는 책이다.
5-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들을 언급하고 싶다.
<어둠이 내려야 별들이 보인다>는,
고통과 행복이 분리된 게 아니라 하나라는 걸 말한다.
"밤이 없으면 별을 보지 못한다...
밤과 낮은 시간대의 상대적 음양이며,
이는 불교에서 말하는 연기적 관계다.
우리 인생도 한쪽만 보고 살아서는 안 된다.
양지만 바라보다 음지의 가치를 잊는다면,
우리가 보는 세상은 늘 반쪽짜리일 수밖에 없다."
"내가 처한 현실이 어둡고 캄캄하다고 느껴질 때,
그때가 바로 내면의 별을 발견할 기회다.
괴로움과 슬픔의 끝에는 반드시 즐거움과 기쁨의 씨앗이 숨어 있다.
어둠이 별을 보여주듯, 고통은 우리를 더 깊은 진실로 인도하기 때문이다."
6 - <인연이 깊을수록 미안한 것이 많다>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우리가 시선을 내면으로 돌려 스스로 성찰하는 '참회'의 중요성을 말한다.
"참회는 증오의 매듭을 풀고 자기 자신을 개혁하는 의지를 가다듬는 일이다. 어둠을 비추는 등불처럼 마음의 등불을 켜서 내 마음속 어둠을 없애는 게 바로 참회 아닌가?"
"인연이 깊으면 깊을수록, 그 관계 속에서 참회해야 할 몫도 그만큼 비례해서 많아진다는 것을..."
7- 마지막으로 <오직 모를 뿐>에서는, 우리의 한정된 지식 너머의 세계, '알 수 없는' 세계가 분명히 있고 모르는 것에 대해 겸허히 수용하라고 말한다.
"보고 싶어하고 하고 듣고 싶어하는 것 이상으로 알고 싶어하는 지적 욕구가 사람의 마음을 지배하고 있다고 한다...지적 욕구가 지배한 마음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는 뜻으로 생각된다."
"아는 것으로 모르는 것을 깔아뭉개고 모르는 것을 배척해 버리려고 한다. 지식에 매몰된 이들은 논리 경쟁과 지식 투쟁에 골몰하며 정작 궁극의 진리에는 발을 들이지 못한다. "
"아는 것에 집착하지 않고 '오직 모를 뿐' 이라는 겸손한 마음으로 세상을 마주할 때, 지식의 투쟁은 사라지고 만물이 있는 그대로 보이는 도의 풍경이 열릴 것이다."
10- 삶과 괴로움을 바라보는 태도에 대한 스님의 법문을 들은 것 같다.
고통과 행복, 나와 남, 무지와 앎, 중생과 부처...
분리라는 환상과 이분법에서 벗어나 온전히 수용하는 것,
어쩌면 그것이 보살과 부처의 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