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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이 온다 - 전쟁, 패권 그리고 역사로부터의 교훈 ㅣ 그레이트 하모니 11
오드 아르네 베스타 지음, 최준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26년 5월
평점 :

본 리뷰는 해냄에듀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예일대학교 교수이자 냉전사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오드 아르네 베스타의 『폭풍이 온다』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강대국 간의 평화가 영원하지 않을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저자는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기 전 국제 정세를 면밀히 분석하며, 오늘날 세계가 그 시대와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고 설명한다. 무역 분쟁, 포퓰리즘, 민족주의, 팽창주의, 군비 경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국제 질서가 불안정해지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이 자칫 또 다른 강대국 간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역사적 사례를 통해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전쟁이 어느 한순간 갑자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저자는 대전쟁은 오랜 기간 축적된 갈등과 오해, 공포, 과도한 애국주의, 지도자들의 잘못된 판단이 겹칠 때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당시 사람들도 전쟁이 그렇게 큰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지만, 결국 작은 갈등이 통제할 수 없는 전쟁으로 번졌다. 이 부분을 읽으며 현재 국제사회의 여러 갈등 역시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오늘날의 국제 정세를 떠올리게 되었다. 2022년 시작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여전히 끝나지 않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또한 미국과 중국은 경제·기술·군사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고, 러시아의 팽창주의와 여러 지역의 분쟁은 국제 질서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물론 현재의 세계는 핵무기와 국제기구, 경제적 상호 의존 등 100 여 년 전과 다른 요소들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국가 간 불신과 경쟁이 심화될 경우 예상하지 못한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자의 경고는 충분히 귀 기울일 만하다고 느꼈다.
이 책은 단순히 전쟁의 원인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국제 협력과 외교,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쌓아야 하며, 감정적인 민족주의나 적대적 선동에 휩쓸리지 않는 시민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역사는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조건 속에서 같은 실수가 되풀이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며, 과거를 배우는 이유는 미래를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전쟁에는 진정한 승자가 없다는 사실이다. 설령 전장에서 승리한 국가가 있다고 해도 수많은 생명과 경제, 문화, 공동체가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는다. 현대전은 군인 뿐 아니라 민간인에게도 막대한 희생을 강요하며, 그 여파는 오랫동안 이어진다. 따라서 가장 가치 있는 승리는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전쟁 자체를 예방하는 것이라는 저자의 메시지가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폭풍이 온다』는 과거의 전쟁사를 소개하는 역사책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을 길러 주는 책이다. 역사 속 사건을 지나간 이야기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오늘날의 국제 정세와 연결해 생각하도록 만들었으며, 평화가 결코 저절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었다. 앞으로 뉴스를 접할 때도 단순히 사건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배경과 역사적 맥락을 함께 살펴보는 태도를 가져야겠다고 다짐했다. 이 책은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현재를 이해하고, 더 평화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노력해야 하는지 알려준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