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시간. 견디는 마음. 참는 눈빛. 삼키는 말. 모르는 척하는 시선. 아는 척하지 않고, 상대가 준 것까지만 받고, 상대가 모르게 더 받았어도 고마움을 견디고, 다른 것을 내밀고, 마침내 주고받고, 또다른 우리가 된다. 또다시, 또다시 생각하며. 그렇게 이어져오는 관계의 시간이 있었다. /이들이 이쯤 있으니, 나는 그보다 한두 파도 뒤를 떠다니고 있겠지. 그런 생각이었다. 그 정도만 하더라도 다행이라고, 그 정도만 떨어져 있으면 좋겠다고, 손을 휘저어 가까스로 해든이든 민아든 누구의 손끝에라도 닿을 수 있다면 잘하고 있는 거라고 여겼다. 이상적인 관계란 무엇인가 생각해보고 끄덕이게 되는 산뜻한 소설이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이런 이상적인 관계이고 싶어지는 마음.
내 피부를 면도날로 계속 긋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고통스러웠지만 끝까지 읽어나갈 수밖에 없었다. 끝까지 읽고 또 다시 읽었다. 주드라는 이름은 비틀즈의 노래 헤이 주드에서 따온 이름이었을까. Hey Jude, don't be afraid... 하지만 어떤 사랑과 우정으로도 주드의 고통을 덜어낼 수 없었다는 것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 세상에 정의가 존재한다면 아동 성범죄자는 피해자의 영혼을 영원히 망가뜨린 댓가로 그에 상응하는 가장 고통스러운 형벌을 받아야 하며 지옥에 떨어져서도 가장 뜨거운 불에서 영원히 불타기를 기원한다. 안 그러면 이 가여운 주드들을 어떻게 위로할 수 있겠는가. 깊은 탄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