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라이프스타일 기획자들
유지연 지음 / 책사람집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울이 어떤 곳인가. 물리적으로 1천만 아니 위성도시를 포함하면 거의 2천만 인구를 배경으로 한 메가톤급 도시이다. 해외 여행을 가장 많이 나가는 사람들의 도시이며 스마트폰과 SNS로 24시간 생중계 되고있다. 최고급 오마카세와 가성비 국밥이 격돌하며 대기업의 복합 쇼핑몰과 '00단길'로 대비되는 골목형 핫플레이스가 공존한다. 맛집으로 검색되지 않는 곳을 찾기 힘들며 즐겨찾기 해두었던 공간들은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없어지는 치열한 곳이기도 하다.

 

 

온라인은 코로나라는 페달을 밟았다. SNS와 유튜브가 등장하면서 수많은 취향들이 전시 되었으며 개인은 키워드별로, 채널별로 여러 자아를 가져 기호를 누릴 수 있어 졌다. 메이저한 트렌드는 없다. 대중은 잘개 쪼개지며 쪼개진 대로 뭉쳐지고 소비가 일어난다. 온라인의 장점은 여러 공간을 무료로, 빠르게 넘나들며 서칭과 액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인스타 태그나 특정 유튜브를 구독하는 것으로 충분한 소속감을 가지고 자신의 기호를 표현할 수 있다. 필요한 것은 최저가를 검색하고 터치 몇번으로 시각적, 청각적 즐거움을 충족시킨다. 이것으로 충분히 효능감을 느낄수 있지만 너무 쉽고 저렴하게 할 수 있는 행동이기에 추가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기가 쉽지 않다. 

 

 

오프라인은 어떠한가. 폰화면에 고정된 눈때문에 모두 잊을 뻔 하지만 내 신체는 여전히 '리얼 월드'에 있다. 손으로 쥘수 있는 것, 코로 맡는 향기와 맛있는 음식, 느껴지는 습도와 날씨는 여전히 중요하다. 오프라인은 결국 경험이다. 우리는 오감의 총합에 대해서 가치를 더 지불할 용의가 있다. 단적인 예로 생필품을 온라인에서 살때는 10원단위 최저가를 검색하지만 오마카세에서 몇만원은 쉽게 쓰게 되는 것 처럼 말이다. 온라인에서 사람을 모으고 오프라인에서 돈을 쓰게한다 라는 말이  진실일 수 있다. 

 

 

이 책은 서울이라는 전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오프라인 공간에서 비즈니스를 성공시키려면 어떻게 해야하는 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뽑아 낸다. 전통의 유산들을 새로 디자인하거나 (호호당, 레몬서울)  레가시 비즈니스를 다른 장소에 가져다 놓거나(후암주방, 농부시장 마르쉐, 보마켓) 신선한 것들을 조합해 익숙한 것을 만들어 낸다 (아틀리에 에크리튜, 프로젝트 렌트) 

 

 

'기획자들'이라고 제목에 명명한 것 처럼 이것들은 모두 편집의 힘이다. 편집이란 일정한 방침 아래 여러 가지 재료를 모아 하나의 작품(신문, 책 ,영상 따위)을 완성하는 것이다. 책에 나온 기획자들은 모두 좁고 깊은 취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잘 익은 취향들은 컨셉이 확실했으며 기획자들은 그걸 꾸준히 밀어부쳐 하나의 장소에 구현했다. 다만 오프라인이라는 물리적인 특성을 고려해 시간과 공간이라는 차원을 이리저리 바꾸며 '편집' 했다. 과거의 시간을 현재로 가져오고 익숙한 장소를 생경한 장소로 또 그 반대로 옮겨본다. 새로이 편집된 공간은 온라인에서 쉽고 빠르게 공유되고 다시 오프라인으로 회귀한다. 물리적으로 모인 사람들 사이에 또 스파크가 일어난다. 이것이 기획과 편집의 힘이고 크리에이티브라 부를 수있는 것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