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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데기 ㅣ 돌베개 우리고전 100선 23
김석출 구연, 이경하 역주, 전갑배 그림 / 돌베개 / 2019년 6월
평점 :
서사무가(무당이 부르는 이야기 노래)로 죽은 사람의 넋을 위로하는 사령 의례, 넋굿에서 구연되는 무가巫歌이다. 동해안 경북 영일의 1976년 김석출 무당이 구연한 [베리데기굿]을 텍스트화한 책이다.
무척 생소해서, 흥미롭게 읽었다. 고전 영웅소설의 뼈대를 가지고 있는 이야기로
불라국 오구대왕은 딸이 여섯명인데, 일곱째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버려진 바리데기는 산신령의 보살핌으로 성장, 불치병에 걸린 아버지를 구할 서천서역국의 약수를 구하러 떠나고, 이승과 저승을 넘나들며 갖은 고생 끝에 약수와 꺽어온 꽃으로 죽은 오구대왕의 상여를 멈춰 세우고 아버지를 살려낸다는 이야기이다.
가부장적 시선을 뒤집고 여성으로서의 존재 가치를 입증해 낸 바리데기는 서천서역국을 향해 가면서 엄청한 고생을 하는데, 전통 사회의 고단한 여성의 삶을 그대로 담고 있다. 여성의 고단한 삶을 위로하고 존재의 가치를 증명해주고픈 소망이 담긴 이야기는 아니었을까?
마지막은 아름다웠다. 오구대왕 부부는 견우직녀가 되고, 바리데기 칠자매는 북두칠성이 되고, 아들 삼형제(서천서역가는 길에 아이도 낳는다)는 삼태성이 되고, 사위 여섯은 조모성이 되고, 바리데기는 오구풀이하여 망자의 왕생극락을 비는 신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