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사전
이제야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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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응축되는 형태를 가진 감정 같다. 영원히 홀가분하기는 불가능하며 시간과 노력을 거듭해도 쉽게 본질이 바뀌지 않으니. 다른 감정에 비해 대개 뭉쳐지고 깊어지며 시시때때로 재발견되는 슬픔. 우리에게 늘 슬픔 몇 조각이 있는 이유인 것 같다. 

낭만이라면 어디서도 빠지지 않는 사람이라, 책 제목을 본 순간 ‘내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평소 시를 자주 읽지는 않지만, 시인의 감성으로 쓴 에세이는 유독 좋아한다. 44가지 단어를 시인의 언어로 풀면 어떤 느낌일까 너무 궁금했는데, 첫 문단부터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 "독자님들이 이 사전을 덮으셨을 때 어떤 한 단어가 남는다면 좋겠습니다." 라고 말씀하셨는데, 읽는 내내 울다가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 단어가 세 개 있다.

‘부고’, ‘회전목마’, ‘눈물’이다.

죽음과 슬픔, 외로움, 괴로움, 쓸쓸함 같은 감정들을 어떻게 이렇게까지 섬세하게 풀어낼 수 있는지 이야기를 길게 풀어내는 소설가가 아닌, 단어 하나에 온 힘을 싣는 시인이기에 쓸 수 있는 글인 것 같아서 더 무겁게 마음에 와닿았다.

이 사전의 첫 번째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가, 두 번째는 작가가 정의한 새로운 의미가 적혀있다. 그것 자체가 이미 낭만이라서 평소 쓰던 단어인데도 새로운 단어를 만난 기분이 들었다. 위에 쓴 죽음과 슬픔, 외로움뿐만 아니라 진심을 다하는 사랑과 사람을 대하는 마음까지 깊이 들여다볼 수 있어 좋았다.


시에 문외한이라 잘 몰랐지만, 2030 독자들이 사랑하는 서정 시인이라고 한다. 아마 나는, 이 시인의 문장을 더 찾아 읽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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