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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의 인생 만화 - 이 시대 전방위 창작자들의 '최애' 만화 고백담
곽재식 외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3월
평점 :
내 뒷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면, 내 뒤에 있는 사람을 볼 수 있게 된다면, 우린 앞만 보는 것보다 좀 더 괜찮은 선택들을 하게 될까. 잘 모르겠다. 어떤 것들은 시야 안에 있다고 해서 다 보이는 게 아니고, 시간이 지나야만 눈에 들어오는 법이니까. 뒤를 돌아보면 언제나 나를 향해 웃고 있을 것 같았던 사람도 언젠간 나를 떠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때는 몰랐다. 그 사람이 보는 내 뒷모습은 어떻게 생겼는지, 그 사람은 내 뒤에서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 잘 몰랐다. 내내 나란히 걷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 사람은 내 앞모습보다 뒷모습을 더 많이 봤을지도 모른다는 걸 한참이나 시간이 지나서야 생각했다. 앞에 있는 것을 보느라 정신이 팔려서 돌아보지 못한 내 뒤에서, 그 사람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어떤 기분이었을까. 아주 잠깐이라도 나와 똑같은 마음으로 즐거웠을까. 가끔은 나를 떠올릴까. - 뒤를 돌아보면 [룩 백] 오세연
나는 만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어릴 적 만화를 볼 시간엔 엄마와 함께 드라마를 봤고, 만화책 대신 늘 소설책을 끼고 살았다.
‘나는 만화를 안 본다’며 펼친 책은, 목차에서부터 내 고정관념을 흔들었다.
만화라는 형식을 떠나, 본인만의 것을 꾸준히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건 그 자체로 흥미로웠다. 만화가 가진 매력과 그 안에 녹아든 각각의 인생들, 툭 치면 나오는 명대사들과 지금 만들어가는 것들에 영감을 주는 이야기들까지. 지금의 작업에 영감을 주는 장면들까지.
한때 그들이 빠져들었던 세계의 이야기를 듣는 건 생각보다 훨씬 재밌었고, 덕분에 영업당한 만화도 여럿 생겼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이렇게 열정적으로, 애정 가득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멋지다고 느껴졌다.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맞아 맞아’ 고개를 끄덕이게 될 테고, 만화에 관심 없던 사람도 이 책을 읽고 나면 몇 권쯤은 찾아보게 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