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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위화 지음, 백원담 옮김 / 푸른숲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위화의 소설은 두번째 접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학교 교양시간에 읽어야 해서 읽었던 허삼관 매혈기.타의 99%로 책을 읽어야 했던 이 수업시간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그리고 가장 가슴에 남는 소설이 바로 허삼관 매혈기였다. 지하철에서 읽을때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 상관 없이 깔깔 웃으면서 보고 또 몰래 눈물 흘리면서 보았던 허삼관 매혈기. 그리고 나서 세월이 좀 흘러 두번째로 읽게 된 인생은 정말이지 좋은 책이었다. 단지 허삼관 매혈기가 웃음과 눈물이 있었다면 이 책은 좀더 눈물을 자아내서 읽는 내내 옆에 티슈를 놓아햐 했지만 말이다.
처음에 민요를 수집하는 화자가 노인에게서 이야기를 들을때는 한사람 한사람에게서 이 노인에게서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해서 연작소설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노인의 이야기로 처음부터 끝까지 나아간다. 이 노인의 이야기는 정말이지 눈물을 자아낸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우리 외가랑 좀 닮아있다. 좋지 않은 일이지만 말이다. 그래서 특히 감정이입이 되서 눈물이 더 난것일지도 모른다. 그뿐만 아니라 허삼관 매혈기에서도 느낀 건데 이 작가는 등장인물이 살면서 중국의 정치 세력이 바뀌는 것을 우리가 좀더 알기 쉽게 묘사해준다. 무슨 체제, 무슨 체제 이런 것보다는, 어떤 군은 병사를 총받이로 밖에 생각안하고, 어떤 군대는 노잣돈 까지 주어가며 고향으로 돌려보내고,어떤 때는부농이 최고였던 시대가 어떤 때는 부농이 모두의 적이되고, 또 어떤 때는 각자가 밥을 지어 먹느라고 더 일을 열심히 하는 가하면 또 어떤때는 공동 작업이라서 일을 어느정도 농땡이 부리고 공동식당에서 밥을 먹는다든가. 이론으로 이해하기 힘든 것을 등장인물의 인생이야기를 통해 중국의 현대사를 이해할수 있다.
이 작가의 책을 두궈밖에 읽지 않아서 이렇다 하고 아직 말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작가의 책을 통하여 중국 현대사에서도 서민의 생활사를 잘 알 수 있고, 그리고 세삼스럽지만 가족의 정을 다시 한번 알게 해주지 않나 싶다. 이 책을 다 읽고나서 아버지에게 달려가서 포옹과 키스를 넘치게 한 나를 생각하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