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는 기쁨 다시 찾은 행복 - 마스노 순묘의 인생 정리법
마스노 슌묘 지음, 윤경희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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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라이프를 꿈꾸지만 오늘도 손에는 인터넷 쇼핑을 위한 핸드폰이 들려있다. 물건을 사고자 할 때의 설렘과는 달리 배송된 택배 박스가 며칠 째 현관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걸 뻔히 알면서도 또다시 쇼핑몰을 기웃거린다. 늘어난 물건으로 공간이 빽빽해지고 그때마다 충동적이었던 쇼핑을 후회하게 된다.


일본 작가를 통해 알게된 미니멀라이프는 새로운 세상이었다. 나도 저렇게 필요한 것에만 집중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꿈꿔보지만 실천이 어렵다. 일단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마스노 슌묘의 <버리는 기쁨 다시 찾은 행복>은 그런 내 마음을 요동치게 했다.


‘무엇을 버리고 어떻게 떠날 것인가?’라고 묻는다. 마스뇨 순묘는 세계가 존경하는 일본인 100인으로 선정된 분이다. 1954년 일본 가나가와 현에서 태어났고, 겐코지의 주지 스님이자 다마미술대학교 명예교수이며, 다수의 책을 냈다.


마스뇨 순묘는 헬스클럽에서 열심히 운동을 하는 것과 같이 마음에도 트레이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마음에 낀 비대한 체지방을 줄여서 단단하게 힘을 채우고, 이를 꾸준히 유지해 매일 기분 좋게 지내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서 선을 수행하자고 말한다. 이와 함께 티끌 하나 없는 거울같이 맑은 마음. 즉 ‘본래의 자기’와 다시 재회하기 위해서는 모든 속박에서 자유로워져야 함을 강조한다. 그런 의미로 <버리는 기쁨 다시 찾은 행복>의 주제를 ‘버린다’와 ‘멀어진다’로 잡았다.


책은 3부로 되어 있다.

1부. 걱정하지 말고 ‘버린다’
2부. 두려워하지 말고 ‘멀어진다’
3부. 행복의 길잡이


1부와 2부에서는 작가가 생각하는 버리거나 멀어져야 좋은 것들을 소개하고, 3부에서는 행복의 길잡이가 되어 현대 사회를 어떻게 살아가야 좋을지에 대해 ‘선’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알려준다.


버리거나 멀어져야 하는 것들에 ‘과도한 마음의 체지방’, ‘자아’, ‘가짜’, ‘숫자’, ‘깨달음의 집착’ 등 다소 추상적인 영역을 다룬다. 이 부분이 다른 미니멀라이프 책들과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어떤 물건을 버리고 소유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생각과 마음의 찌꺼기들을 버리는 것에 집중한다. 어찌보면 이 책이 ‘비움’이라는 개념에 있어서 가장 근본적이고 원초적인 시작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버리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이를 행복으로 연결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삶의 태도와도 연결되는 3부는 커다란 전체를 구성하는 힘을 보여준다.


책의 전체적인 내용도 좋았지만 그 중에서도 에필로그에 소개된 일화가 마음에 남는다. 돌정원에 대한 내용이었는데 돌정원이 품고 있는 아름다움의 이유를 밝힌 부분이다. 여백! 아름다움의 비밀은 여백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여백이란 비어 있는 부분이라는 뜻이지만, 실상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만들어지고 완성된 공백의 공간이라는 것이다.


원래 우리의 내면에는 구름조차 하나 없는 맑은 거울 같은 아름다운 마음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 마음에 작더라도 여백이 있는, 충만한 분위기의 정원을 만들어 주자고 말한다. 책 안에 소개된 많은 선어(선종에서 전해지는 독특한 말을 일컫는다. 예를 들어, ‘차를 마실 때는 차를 마시는 것 그 자체가 되고 밥을 먹을 때에는 밥을 먹는 것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담은 선어로 '끽차끽반'이 있다.)를 보며 읽을 때마다 변하는 마음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었다.


<버리는 기쁨 다시 찾은 행복>은 지금의 내가 조금 더 나다워질 수 있기 위한 ‘버림’과 ‘멀리하기’의 힘을 알려주었다. 가볍게 읽히지만 가볍게 넘기기 힘든 삶의 지혜가 담긴 책이다. 너무 좋은 책인 만큼 많은 분들이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진심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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