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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너는 편하게 살고자 하는가 ㅣ 라이즈 포 라이프 1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김요한 옮김 / RISE(떠오름) / 2024년 4월
평점 :
니체의 글을 만났다. <왜 너는 편하게 살고자 하는가>라며 처음부터 강하게 물어왔다. 마치 속마음을 들킨 듯, 한 걸음 물러섰다.
고명환 작가의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를 읽으며 니체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철학은 과학만큼이나 나에게 어려운 학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들어 철학에 조금씩 관심이 생기고 있다. 다수의 자기계발서에서 거론되는 유명한 철학자들의 말이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그때는 정말 맛보기 식으로 철학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면 이번 <왜 너는 편하게 살고자 하는가>는 니체의 사상 전체를 받아들이는 시간이었다. 역시나 철학은 쉽지 않았지만 여러모로 생각거리가 많아서 예전보다는 좀더 차분한 시간을 보냈다.
책은 4개의 챕터로 되어 있다.
챕터 1- 존재의 의미를 찾아서
챕터 2- 깊은 질문에 답하다
챕터 3- 깨달음으로의 고통스러운 여정
챕터 4- 우리, 이해받지 못하는 자들의 삶
책은 긴 글과 짧은 글들이 혼합되어 있다. 어떤 글은 타이틀 밑에 단 한 줄로만 기록된 것도 있는데 오히려 긴 글보다 짧은 글이 더 많은 사유의 시간을 갖게 만들었다. ‘이게 무슨 의미지?’를 계속 되새기며 니체의 생각을 유추해 보고자 했기 때문이다.
니체의 글은 마음 속에서 인생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끄집어 낼 수 있게 해준다.
22쪽
“오직 자신을 따라가라.”
내가 하는 말과 행동에 영향을 받아서
내 발걸음을 맹목적으로 따라가려고 하는 것인가?
멈춰라.
오직 자기 자신을 변함없이 따라가라.
하지만 조심하기를
조금만 방심해도 나의 길을 따르게 될지 모르니까.
요즘 나의 모습을 정확히 드러내고 있는 글이 아니가 싶었다. 내가 이루고자 하는 삶이 아닌 다른 이들의 성공담을 곁눈질하며 그들과 같은 성공적인 삶을 따라가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전혀 아니라고 할 수 없는 현실에 정신 차리게 되었다.
이 외에도 우왕좌왕하지 말고 지금 당장 움직이라는 내용의 글들은 내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었다. 책을 읽으며 더 가까이 두고 자주 들여다 보고 싶은 글들을 몇 개 발췌해 본다.
24쪽
그냥 해
“저 높은 곳은 어떻게 올라가야 하는 거지?”
당신은 지금 그런 생각을 할 정도로 시간이 많은 건가?
아니면 고통을 감수하기 전에 마음가짐을 가질 시간이 필요하다는 핑계를 대는 것인가?
모든 생각을 멈추고 움직여라.
그리고 오르기 시작해라.
119쪽
감정의 그림자
생각은 우리 감정의 그림자이다.
항상 우리와 함께 있지만 감정보다 더 어둡고, 더 텅 비어 있으며, 더 단순하다.
이는 우리의 감정이 복잡하고 다채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생각은 이를 단순화시켜 반영한다는 의미이다.
생각은 감정을 따라가지만, 감정의 전체적인 깊이나 세세한 뉘앙스를 완전히 담아내지는 못한다.
161쪽
책의 진정한 가치
책이 우리는 새로운 지평으로 이끌지 않는다면, 그 책이 과연 어떤 가치를 갖는가? 진정한 책의 가치는 새로운 생각을 자극하고, 우리의 지식을 확장시키며, 기존의 생각에 도전하는 데에 있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
이 외에도 <왜 너는 편하게 살고자 하는가>는 친숙한 소재로 친숙하지 않은 대화를 이끌어간다. 쉽게 이해가는 글인가 싶다가도 이게 제대로 의미를 해석한 걸일까라는 의구심에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철학 그리고 철학자라는 낱말이 주는 어려움이 철학책은 어렵다는 선입견을 주어서인지, 아니면 아직 행간에 놓인 의미 파악을 제대로 하기에는 나의 독서 능력이 부족한 탓인지 솔직히 나에게는 쉽지 않은 책이었다.
어릴 적 처음으로 요거트를 먹었던 때가 떠오른다. 난생 처음 먹어보는 복숭아 맛 요거트에 ‘세상에! 이렇게 이상한 맛을 가진 음식이 있다니!’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렇다면 지금은? 요거트는 매일 하나씩 꼬박꼬박 챙겨먹는 음식이 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요거트의 맛은 변함이 없겠지만 그동안 수없이 도전하고 맛보는 과정에서 그 맛에 익숙해졌기에 더는 거부감이 없다.
철학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철학에 가까이 다가가고 자주 접할수록 그 어떤 책에서도 맛보지 못했던 진리의 맛을 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오늘 이해가지 않는다면 내일 다시 읽어보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철학을 조금씩 소화해 보고자 한다. 그 시작을 프리드리히 니체의 책으로 하게 되어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콩나물 시루를 쭉쭉 흘러내리는 물이 콩나물을 키우듯이 철학의 물을 조금씩 뿌려 보고자 한다. 그런 노력들이 쌓이다 보면 언젠가는 그들이 안내한 배움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날이 올거라고 믿는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진심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