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작가님을 안 지가 얼마되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작가님의 성함을 안 것은 고등학생 시절을 한참 거슬러 올라가지만 진심으로 작가님의 작품을 접하고 알게 된 것은 1~2년 남짓인 것 같아요. 주변에는 작가님이 너무나 유명해서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책들이 있습니다. 박완서 작가님도 그 중 한 분이셨어요. 작가님의 책들은 왠지 삶의 내공이 어느 정도 쌓여야만 도전해 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변화가 생기고 있어요. 드디어 작가님의 책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박완서 작가님 뿐만 아니라 그 전에는 시도조차 하지 못했던 분들의 작품에도 관심이 가기 시작했어요. 다만, 앞서 말했듯이 삶의 내공이 쌓였기 때문은 아닌 것 같아요. 이 부분은 처음부터 닿을 수 없는 목표였다고 생각합니다.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라는 제목을 처음 접했을 때는 이해가 가지 않았어요. ‘이게 무슨 의미지?’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책의 저자가 박완서 작가님이라는 말 한 마디에 책을 선택했습니다. 책의 첫 페이지를 펼쳤을 때는 차를 타고 이동 중이었어요. 오고 가는 차 안에서의 시간이 아까워서 독서를 하고 가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책을 들었고, 두툼한 책 표지를 한 장 넘겼습니다. 주황색 내지 왼편에는 박완서 작가님의 이력이 소개되어 있었고, 오른편에는 짧은 문장 하나와 작가님의 사인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게 끝이었어요. 1시간 남짓 차를 타고 가는 동안 그 한 페이지를 넘기지 못했습니다. 그 짧은 한 문장이 제 마음에 계속 메아리 쳤거든요. “사랑이 결코 무게로 느껴지지 않기를, 세상에서 가장 편하고 마음 놓이는 곳이기를…” 순간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라는 책 제목이 완연히 제 마음 속에 스며들었습니다. ‘이 말이었구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졌어요. 사랑해서 결혼을 했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낳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사랑들이 제게 커다란 무게로 다가오더라구요. 분명 내가 사랑해서 시작한 일들인데 그 안에서 갖게 되는 책임감을 엄청난 무게로 느끼며 허우적대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내가 사랑을 무게로 느끼고 있었구나.’ 순간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무게로 느껴진 사랑이 저를 날카롭고 거친 엄마로 만들었던 것 같아서요. 사랑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나치게 과하지도 말고 덜하지도 말고, 내가 담을 수 있는 만큼만 마음에 담자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해도 충분하다고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는 짧은 에세이들이 한 편씩 모여 만들어진 에세이집입니다. 크게 3개의 테마로 묶여 있지만 각각의 에세이가 가진 힘이 있어요. 글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작가님이 만들어 놓은 편안한 세상에서 같은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책 중간에 한 두 장씩 나오는 작가님의 사진도 글과 어우러져 한 편의 작품처럼 느껴집니다. 평소에는 잘 사용하지 않았던 낱말들을 만나는 재미도 있어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더 넓어짐을 느끼게 됩니다. 예전에 어디선가 들었던 질문이 떠오릅니다. 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지를 묻는 질문이었어요. 그때는 너무나 막연해서 머뭇거렸던 질문이었는데 박완서 작가님의 책을 읽으며 그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작가님의 글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위안, 행복을 주는 것을 보면서 느끼게 되었어요. "내가 있어서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따뜻해졌다고 느끼길, 내가 쓰고 그린 글과 그림들이 누군가의 마음에 힘과 용기와 사랑을 주기를, 그런 따뜻한 선물을 한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화려함보다는 소박함 속에서 삶의 행복과 사랑을 느껴보길 원하시는 분들께 <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를 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진심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사랑을무게로안느끼게 #박완서 #박완서에세이 #에세이 #미출간에세이 #세계사 #리뷰어스클럽 #따뜻한에세이